성명_
여야의 ‘언론악법 날치기처리 동영상 공개’ 관련 3, 4일 조중동 보도에 대한 논평(2009.8.4)그러나 이에 대한 조중동의 보도는 갈수록 악의적이다. 언론인지 아니면 특정정당의 홍보물인지 구별이 어려울 정도다. 이들은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한나라당이 적반하장으로 내세운 ‘민주당 측의 투표방해’ 주장에는 힘을 싣더니 민주당이 증거로 공개한 한나라당의 불법적 재투표, 대리투표, 사전투표 등의 논란은 아예 눈감아 버리거나 애써 축소 보도했다. 또한 이들은 민주당 문건을 트집 잡아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불법적인 ‘사전선거운동’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맞장구치며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온갖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조중동에게 ‘방송진출이라는 선물’을 주려는 한나라당이나 ‘방송진출’이라는 먹잇감을 놓치고 싶지 않은 조중동의 몸부림은 이제 눈을 뜨고 보기 민망할 정도로 역겹다.
대신 중앙과 동아는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공개한 민주당 내부문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불법사전선거운동’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그대로 옮겼다. 기사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마치 한나라당의 홍보전단지를 보는 듯 했다.
중앙일보는 3일 1면 <“장외투쟁으로 재선거 대비하고 언소주와 연대”>라는 기사를 통해 “미디어법 무효화 투쟁을 10월 재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와 연계하는 내용을 담은 민주당의 문건이 공개됐다”면서 “언소주와의 연대 투쟁까지 언급”해 논란이 일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했다. 게다가 10면 <한나라당 “민주당, 미디어법 핑계로 사전선거운동”, 민주당 “한나라 민생탐방도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에서는 한나라당의 주장과 민주당의 주장을 나란히 실어 보도의 형평성을 맞추는 척하면서 의제를 왜곡해 부각했다. ‘민주당 문건으로 빚어진 논란’이라는 표까지 만들어 한나라당이 공개한 문건을 대대적으로 키우면서 민주당이 폭로한 ‘한나라당의 대리투표 동영상’ 보도는 사전선거운동 논란 기사의 말미에 작게 다룬 것이다. 사진도 ‘대리투표’라고 하지 않고 ‘투표관련 동영상’이라고 하면서 ‘몸싸움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라고 왜곡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6면에서 <“장외투쟁은 사전선거용”, “대리투표 입증하는 자료”>라는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제목만 보면 양당의 주장을 공정하게 다루는 듯 하지만 실제 보도행태는 달랐다. 동아일보는 민주당이 불법혐의로 기소되어 유죄선고를 받은 언소주와 연대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어 “장외투쟁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는 장 사무총장의 발언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민주당 문건에 “당지지도 제고 및 양산 재선거 대비”, “지방선거대비” 등의 내용이 있다며 불법사전선거운동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그대로 실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이 공개한 ‘한나라당의 대리투표 동영상’에 대해서는 기사 끝에 조그맣게 싣는데 그쳤다. 조중동은 왜곡·편파보도를 일삼는 것도 모자라 정부여당 및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는 아예 보도하지 않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30일 조선일보는 4면 <“투표방해” “대리투표”…진실은?>라는 기사에서 ‘남의 자리에서 버튼 누르고’, ‘“못들어와”...남의 자리에서 버티고’ 등 한나라당이 공개한 동영상 사진을 4장이나 실었다. 중앙일보는 10면 <‘미디어법 대리 투표’ 수사관 된 의원들>, 동아일보는 8면 <“민주 투표방해 법적 대응”>에 민주당의 ‘투표방해 화면’이라며 큼직한 사진을 내보냈다. 동아일보의 31일자 사설 <의회민주주의를 실컷 조롱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사설이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비난성명서에 가까웠다. 사설은 “민주당의원들의 투표방해와 조작행위가 생생하게 담겨있어 충격”이라며 민주당이 적법한 법안처리를 방해하고 불법행위를 했다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사설은 재투표, 대리투표 의혹 등을 두고 “헌법재판소 판단을 지켜보거나 사실 관계를 확인해봐야 할 사안”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도 근원을 따지자면 민주당의 표결 방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마치 모든 논란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는 것처럼 사법부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날치기니, 무효니 억지주장을 들이대면서 의원 대다수가 사퇴서를 내곤 길거리로 나가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몰아 붙였다. 사설이 갖추어야 하는 최소한의 논리조차 없었다.
조중동이 의제와 쟁점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사실조차 날조하는 경우가 숱하게 많았다. 특히 이번처럼 자신들의 이해가 걸려있는 사안에서는 더욱 필사적이다. 그동안 조중동은 방송시장 진출의 욕심을 숨긴 채 방송규제완화가 방송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며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는 거짓보도로 국민들을 속이려했다. 온갖 요상한 논리와 조작 자료를 들이댔다. 때로는 한나라당을 압박하기도 하고 부추기기도 하면서 공생관계를 맺어왔다.
이번 보도에서 조중동과 한나라당은 한 몸임이 다시 확인되었다. 조중동은 한나라당 홍보지 구실을 하고 한나라당은 조중동의 이익을 위해 온갖 무리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궤변과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는 없다. 조중동이 아무리 여론을 호도하려 해봐야 국민들의 불신만 더 키울 뿐이다. 정략적 목적을 위해 국민을 속이고 민주주의 정신을 짓밟은 한나라당과 함께 조중동은 국민들로부터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다. 이미 심판은 시작되었다. 조중동 보도에 대한 불신이 날로 높아가고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이 국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현실이 이를 보여준다.
조중동에게 다시 한 번 경고한다. 국민의 분노를 줄이려면 지금이라도 언론악법이 ‘조중동 방송’을 위한 것임을 깨끗이 인정하고 방송진출의 헛된 꿈을 버려라.<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