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경기도의회 무상급식 예산 전액 삭감 관련 방송3사 시사보도프로그램에 대한 논평(2009.7.29)그러나 경기도 의회에서 벌어진 무상급식 예산 삭감 사태를 제대로 보도한 곳은 < PD수첩> 뿐이었다. < PD수첩>을 제외한 방송3사의 메인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은 관련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7월 한 달 동안 KBS의 <취재파일4321>, <시사360>, <추적60분>, <시사기획 쌈>, MBC <시사매거진2580>, SBS <뉴스추적>,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방송3사의 주요 시사프로그램조차 경기도 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의 비정한 정치싸움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28일 MBC < PD수첩>은 “심층취재-무상급식이 뭐길래?”에서 무상급식 문제를 자세하게 다뤄 차이를 보였다. < PD수첩>은 무상급식 예산 삭감에 앞장 선 경기도 의원들의 주장이 무엇이 문제이며, 전체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지원하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차분하게 짚었다.
우선, < PD수첩>은 ‘300인 이하 학교에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잘사는 아이들에게까지 급식비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느냐’는 경기도 교육위원들과 경기도 의원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 PD수첩>은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300인 이하 학교를 찾아가 급식비를 지원받는 아이들을 제외하고도 절반 가량의 아이들이 급식비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과 급식비수납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식단이 부실해져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체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전했다. 또한 학부모들의 사정을 뻔히 아는 학교와 담임교사가 부모님에게 급식비를 독촉해야하는 곤혹스러운 상황도 보도했다
< PD수첩>은 무상급식 지원 예산은 깎고 대신 ‘차상위 계층의 중식비 지원’을 늘린 경기도 의회의 발상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도 지적했다. 차상위 계층이 무상급식을 지원 받으려면 입증할 서류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서류상으로는 입증할 수 없는 경우가 있고, 부모의 실직 등으로 갑작스럽게 형편이 어려워지는 경우에도 지원 받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 PD수첩>은 한 아이의 인터뷰를 통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만 무상급식을 차등 지원하는 것이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무상급식을 지원받는 아이는 인터뷰에서 “돈도 안내면서 밥을 너무 많이 먹을 때 쑥스럽다”고 고백했다. < PD수첩>은 이런 아이의 솔직한 심경을 전하며 ‘아이들의 감수성까지 세밀하게 돌보는 것이 교육’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을 덧붙였다.
더 나아가 < PD수첩>은 전체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지원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경남 합천군 등의 사례를 통해 가정형편과 관계없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무상급식의 교육적 효과를 보여주었으며, 급식 재료를 공급하는 지역 농가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게 되면서 무상급식이 지역 경제까지 활성화시킨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리는 < PD수첩>의 이런 ‘독주’가 기쁘지만은 않다. 방송3사의 메인뉴스와 주요 시사프로그램들이 이런 심각한 문제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6월 경기도교육위에서 무상급식 예산을 절반으로 깎았을 때, 우리는 방송3사의 무관심을 지적하고 최소한의 사실보도만이라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최소한의 사실보도조차 방기하며 사실상 아이들을 볼모로 벌인 경기도 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의 만행을 덮어주는데 일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공영방송임에도 관련 보도를 전혀 하지 않은 KBS는 각성해야 한다. 아무리 이병순 씨가 정권의 청부사장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의 밥값을 갖고 치졸한 작태를 보인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의 문제마저 외면한 것은 지나치다. 말로만 서민행보를 하는 대통령을 따라다니며 보도하는데 급급할 일이 아니다. 참된 민생의 뿌리가 어디에 있나 돌아보라. 아이들이 무상급식 혜택마저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무슨 민생경제를 찾을 수 있겠는가?
방송3사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경기도 의회의 무상급식 예산 전액 삭감 사태를 제대로 보도하기 바란다. 누가 아이들의 밥값을 갖고 장난치는지, 아이들의 여린 마음에 상처를 입혔는지를 똑바로 국민들에게 알려라. 그래야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아이들의 밥값을 갖고 ‘김상곤 교육감을 흔들겠다’는 치졸하고 비정한 사태가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