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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체포에 대한 논평(2009.7.27)
등록 2013.09.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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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 체포로 언론악법 무효화 투쟁 막을 수 없다
 
 
오늘(27일) 오전 7시 30분경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이 자택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최 위원장이 ‘도주하지 않고 따라가겠다’고 밝혔는데도, 옷을 제대로 차려입을 여유조차 주지 않고 아내와 어린 딸, 마을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슬리퍼 차림의 최 위원장을 강제로 끌고 갔다. 경찰은 ‘총파업으로 인한 MBC에 대한 업무방해, 야간 문화제를 빙자한 집회, 국회 진입’ 등의 혐의로 최 위원장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의 최 위원장 체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언론노조 측에 따르면 경찰이 총파업을 진행하는 도중에 22일과 23일 하루 간격으로 두 차례 출석요구서를 보내왔고, 이에 최 위원장이 출석 의사를 밝히며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또한 최 위원장은 이전 1차, 2차 총파업 이후에도 경찰의 소환에 성실히 응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고, 공개된 집회를 개최했다는 점에서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었다. 최 위원장이 출석 의사를 밝히는 등 충분히 소환조사가 가능했는데도 경찰의 기습적인 체포가 이뤄진 것이다.
체포영장 발부와 체포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가 이뤄진 시점은 25일(토)이었는데, 경찰이 보낸 두 번째 출석 요구서에서는 25일 오후 2시까지 소환을 통보한 날이었다. 소환 날짜에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코미디를 연출한 것이다. 또한 경찰은 ‘업무방해’나 ‘건조물 침입죄’와 관련해 MBC와 국회의 고발조치가 없었는데도 최 위원장을 체포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언론노조에 따르면 검찰과 경찰이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지도 않은 ‘17일부터 체포영장 발부를 검토하고 있었다고 한다’며 “발생하지도 않은 사건을 전제로 미리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체포 계획을 세워 놓았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찰이 최 위원장을 기습 체포한 것은 결국 야당과 각계시민사회단체, 국민들로 번지고 있는 ‘언론악법 날치기 무효화’ 투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무력화 시키려는 폭거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명박 정권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해도 국민들은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가 조중동에게 방송을 내어주고, 향후 집권에 유리한 언론판을 짜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오늘 발표된 한겨레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1%가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를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법안 통과가 무효라는 의견은 61.5%나 됐다. 또 이명박 정권이 국민들의 목소리에는 귀는 닫고 수구족벌신문과 극소수 대기업에 충성을 바치는 동안 국민의 62.2%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한나라당의 지지도도 23.9%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최 위원장 체포로 언론악법 투쟁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제 언론악법 무효화 투쟁은 최 위원장을 비롯하여 언론노동자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이 나라 주인인 국민들이 하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시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언론악법 무효화 투쟁의 선봉에 나설 것이다.
지금 이명박 정권이 해야 할 일은 최 위원장을 잡아 가두는 것이 아니라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언론악법을 폐기하는 것이다. 그것이 국민의 뜻이고 명령이다. 언론악법을 고집하고 국민의 여론을 탄압하려 한다면 이명박 정권은 더 큰 국민적 저항과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우리단체는 야당, 각계시민사회, 국민들과 온 힘을 다해 최 위원장 석방과 함께 언론악법 날치기 무효화 투쟁을 끝까지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끝>
 
2009년 7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