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의 ‘MB악법 밀어주기’가 참으로 가관이다.
우리는 ‘친이명박 신문’, ‘친한나라당 신문’ 조중동이 ‘MB악법’ 강행을 비판적으로 보도할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조중동이 ‘MB악법’과 국회파행을 다루는 행태는 해도 너무한다.
조중동은 집시법 개정안, 국정원 강화법안, 사이버모욕죄 등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반민주악법에 대해서조차 입을 다물었다. 오히려 ‘싸우는 국회’를 싸잡아 비난함으로써 국회 파행의 본질을 흐리고 한나라당에게 면죄부를 주었으며, ‘다수결이 민주주의의 원칙’이라며 한나라당 악법 강행에 힘을 실었다.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금산분리 완화를 ‘경제살리기 법안’이라며 대놓고 두둔하기도 했다.
나아가 조중동은 민주주의가 파괴되든 말든 악법의 ‘떡고물’만 챙기면 된다는 듯 신문법·방송법 개악에 발벗고 나섰다. 이들은 수구족벌신문의 사익(私益)을 관철시키기 위해 악법에 반대하는 양심 세력들을 악의적으로 음해하는가 하면 사실을 왜곡하기도 했다. 선진 각국이 신문방송 겸영의 폐해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문방송 겸영이 세계적 추세”라고 호도하고, 방송법이 개정되면 일자리가 수 만개 늘어난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1면에 부각하기도 했다.
또 악법을 합리화 하는 여권 인사들의 왜곡된 주장은 대서특필 하면서, 국민의 다수가 ‘MB악법’ 강행을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 특히 ‘재벌방송’·‘조중동 방송’을 반대하는 여론이 60%가 넘는다는 사실은 외면했다.
언론노조 파업을 음해하고 MBC 보도를 공격하는 데에는 체면도 염치도 다 던져 버렸다. 12월 26일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자 조중동은 경쟁이라도 하듯 언론노조를 맹비난했다. 특히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MBC노조를 겨냥해 “밥그릇 지키기”, “집단이기주의”라고 연일 음해했으며, 언론 악법을 비판적으로 다룬 MBC 보도에 대해 ‘기득권을 지키려고 전파를 사용(私用)한다’고 공격했다.
“방송기득권 사수 선전탑”, “노조가 이끌어가는 해방구”, “한물간 386 잔당들이 머물고 있는, 국민의 바다에서 고립된 외딴섬” 등등 입에 담기 민망할 정도의 극언이 MBC 공격에 동원됐다.
MBC 비난에 열을 올리는 조중동의 행태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사주의 친일 행적을 은폐하는 신문, 사주의 탈세를 두둔하는 신문,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고 그 대가로 방송을 ‘하사’받겠다는 신문, 사주와 특수 관계에 있는 재벌의 비리는 입도 벙긋 못하는 신문, 재벌과 부자를 위해 왜곡편파보도를 밥 먹듯 하는 신문, ‘방송진출’이라는 사익(私益)을 위해 민주주의와 여론다양성이라는 공익을 파괴하는 신문이 바로 조중동이다. 그런데 도대체 누구에게 ‘집단이기주의’, ‘전파 사용(私用)’을 운운하는 것인가?
우리는 사익추구집단 조중동의 적반하장에 분노를 넘어 안쓰러움을 느낀다.
조중동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했고, 한나라당 의회장악에도 성공했으니 ‘조중동의 세상’이 왔다고 믿었을 것이다. 오매불망했던 방송보도 진출 역시 일사천리로 이뤄질 것이라 착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졸속적인 쇠고기 협상으로 시작부터 거대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고, 1% 부자를 위한 경제정책, 여론통제와 언론장악 시도, 경제실정과 민생파탄으로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다.
그러자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꼼수’를 써서 국민을 속이고 ‘힘의 논리’로 악법을 밀어붙이겠다고 나섰다. 대운하는 ‘4대강 정비사업’으로 분칠해 밀어붙이고, 재벌에 대한 특혜는 ‘경제살리기’, 기본권 제약은 ‘사회질서법’ 따위로 호도해 의석수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꼼수와 힘의 논리에 기댄 독선적 국정운영은 결국 국민의 저항을 맞을 수밖에 없다.
조중동 역시 이명박 정권의 불안한 미래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나마 ‘꼼수’와 ‘힘의 논리’라도 쓸 수 있을 때 ‘조중동 방송’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조급함과 불안함에 시달릴 것이다. ‘MB악법’ 강행을 감싸고 ‘조중동 방송’에 저항하는 세력들을 음해하는 것도 이런 조급한 마음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세상 일이 조중동의 뜻대로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조중동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한나라당의 악법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이를 강행하려던 한나라당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어디 그 뿐인가? ‘방송진출’이라는 사익을 위해 왜곡과 음해를 일삼고, 신문 지면을 사용(私用)하는 조중동의 행태는 왜 이들이 방송보도까지 하면 안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조중동에게 방송을 나눠주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쓰는 한나라당의 행태는 조중동과 한나라당이 ‘한 몸’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명박 시대’, ‘조중동 시대’는 영원하지 않다. 지금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실정 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는 조중동에 대한 분노를 키우고 있다. 조중동이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 ‘MB악법’ 밀어주기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반드시 조중동을 심판할 것이다. 민주주의가 결정적인 위기를 맞을 때마다 우리 국민들이 반민주세력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왔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9년 1월 6일
민생민주국민회의(준),미디어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