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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28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8.29)MB정권 ‘공안몰이’ 시동 … 방송3사 무비판
■ MB정권 ‘공안몰이’ 시동 … 방송3사 무비판
- ‘물대포’ 강경진압에도, KBS는 “큰 충돌 없이 마무리”
이명박 정권이 임기 말 ‘공안몰이’에 본격 나섰다. 26일 검찰은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2년 만에 공안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는 검찰과 경찰청, 국가정보원과 기무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는데, 제주 해군기지 등 국책사업 방해 행위나 불법 집회 등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발맞추듯 경찰은 이날 경찰특공대장 출신 충북경찰청 차장을 제주 강정마을로 급파해 경찰의 강정마을 강경진압이 가시화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조현오 경찰청장은 25일 상대적으로 ‘온건’하게 대응해 온 송양화 서귀포경찰서장에 대해 “공권력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며 문책 경질했다. 하지만 ‘공권력 실추’는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해군의 공사 재개에 항의하던 강 회장 등 3명을 경찰이 체포하자 이를 막기 위해 주민과 활동가 6-70명이 강 회장 등을 태운 경찰차를 에워쌌고, 이에 맞서 경찰력도 350명으로 늘어나 긴장이 고조됐다. 천주교 신부와 제주도의회 의장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중재에 나섰고 ‘조사 뒤 석방’을 약속받고 주민들과 경찰 간의 대치가 풀렸다. 만약 경찰이 공권력 실추를 우려해 강경대응을 고집했더라면 심각한 충돌이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오히려 경찰이 약속을 어기고 강 회장 등을 구속해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군의 갑작스런 공사 재개를 두고도 주민들과 경찰의 ‘충돌’ 상황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적 도발’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경찰은 28일 3년 만에 서울 도심에 물대포를 등장시켜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강경 진압했다. 27일과 28일 한진중 사태와 234일(28일 기준)째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을 지원하는 4차 희망버스가 서울에서 열렸다. 1만여명이 참여한 4차 희망버스는 27일 정리해고 철회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만민공동회’를 열고, 28일에는 한진중공업 본사 앞으로 행진을 시작했는데, 경찰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후 처음으로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쐈다. 경찰은 “무관용 원칙”을 내세워 희망버스 기획단 관계자는 물론이고 단순 참가자라도 “끝까지 추적해 사법처리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공안대책회의를 열어 시민들의 집회·시위 등에 대해 강경대응 일변도로 나서자 임기 말 레임덕 위기 돌파와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공안정국 조성용’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정부의 공안정국 조성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로 ‘친위인사’로 평가받는 한상대 검찰총장이 취임사에서 “종북좌익과의 전쟁” 운운하며 “공안역량 강화”를 내세웠을 때부터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명박 정권의 임기 말 공안정국 조성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며,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지적했듯이 제주해군기지는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사업이 추진되면서 4년째 극단적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강경 일변도의 대응만 펼 경우 부안 방사능 폐기장 건설 사태와 같은 부작용과 후유증을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희망버스도 정부가 참가자 구속 등 강경진압에 나설 것이 아니라 근본 원인인 한진중 정리해고 사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정부의 공안대책회의 개최와 제주 강정마을 및 희망버스 참가자 강경대응 방침의 문제점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방송3사 모두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특히 KBS는 ‘희망버스’를 간추린 단신으로 전했는데, 정부가 3년 만에 서울 도심에서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는데도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그쳤다.
MBC는 제주 강정마을 상황을 ‘집중취재’에서 다뤘지만 주민들 간의 ‘갈등 상황’을 전하는데 그쳤다. 정작 갈등을 부른 제주 해군기지 추진 과정의 문제와 주민들이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이유 등은 일절 다루지 않았다.
SBS도 정부의 강정마을 강경대응 방침을 단순 전했는데 보도 말미에 “공권력에 의존해 공사를 강행하면 해군기지는 더욱 정당성을 읽게 될 것”이라는 야권의 비판을 덧붙였다.
<서울 도심 각종 집회…‘엄정 대응’>(KBS, 간추린단신/27일)
<‘제4차 희망버스’ 큰 충돌 없이 마무리>(KBS, 간추린단신/28일)
KBS 26일 <불법행위 현장 체포…엄정 대처>(김명주 기자)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경찰의 몸싸움 장면을 비추며 “공안 당국도 이번 사태를 국가 공권력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보고 2년만에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정부의 긴급 대책회의 개최를 정당화했다. 이어 공안대책회의 결과를 전했는데, 정부 발표 단순 전달에 그쳤다.
27일 간추린 단신 <서울 도심 각종 집회…‘엄정 대응’>에서 4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집회와 ‘대한민국 어버이연합회’의 맞불성 집회 사실을 전한 뒤, 경찰의 희망버스 참가자 ‘형사처벌 방침’을 단순 전달했다.
28일에도 간추린 단신 <‘제4차 희망버스’ 큰 충돌 없이 마무리>는 “한진중공업 해고자 등 800여 명은 서울 용산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 마지막 집회를 가졌으며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경찰이 서울 도심에서 3년만에 물대포를 동원해 강경진압에 나서며 ‘공안탄압’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KBS는 이런 상황조차 “큰 충돌은 없”는 것으로 다룬 것이다.
<충돌..서장 경질>(MBC, 백승우/26일)
<집중취재/4년 갈등 반목 극심>(MBC, 권혁태/26일)
<도심 대규모 집회>(MBC, 단신/27일)
<3년만에 물대포>(MBC, 조의명/28일)
MBC 26일 <‘해군기지’ 방해 엄단>(백승우 기자)은 “대검찰청이 공안대책협의회를 연 것은 2009년 쌍용차 점거 사태 이후 2년만”이라며 공안대책회의 내용을 단순 전달했다.
<집중취재/4년 갈등 반목 극심>(권혁태 기자)에서는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사태를 다뤘지만 ‘집중취재’라는 말이 무색했다. 보도는 해군기지 유치를 둘러싸고 주민들이 찬반으로 갈려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며 상황을 전하는데 그쳤다. 왜 주민들이 해군기지 유치에 반대하는지 등 갈등의 근본 원인을 분석한 내용은 없었다.
28일 <3년만에 물대포>(조의명 기자)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는 장면을 비추며 “서울 시내에서 열린 집회에 물대포가 동원된 것은,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이후 처음”이라며 경찰의 강경진압 방침을 단순 전달했다. 경찰 강경진압의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
<강정마을 사태 엄정대처>(SBS, 한승환/26일)
<4차 희망버스 서울서 개최>(SBS, 안서현/27일)
<3년만에 서울에 물대포>(SBS, 문준모/28일)
SBS 26일 <강정마을 사태 엄정대처>(한승환 기자)는 “검찰은 오늘 쌍용자동차 노조의 평택공장 점거사태 이후 2년여 만에 경찰과 국군 기무사령부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공안대책협의회를 열고 엄정한 대처 방침을 내놨다”고 검찰 발표를 단순 전달했다. 문제점은 보도 말미에 “이에 대해 야권은 ‘공권력에 의존해 공사를 강행하면 해군기지는 더욱 정당성을 읽게 될 것’이라며 ‘연행한 사람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고 짧게 덧붙였다.
28일 <3년 만에 서울에 물대포>(문준모 기자)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서울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벌이자 경찰은 살수차를 동원해 해산에 나섰다”고 전한 뒤, “서울 시내에서 물대포가 사용된 건 2008년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후 3년 만”, “희망버스 기획단 관계자는 물론 단순 가담자도 처벌하겠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고 경찰의 강경대응 방침을 단순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