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기울어진’ 양화대교 임시교각 … KBS․SBS ‘나 몰라라’
■ ‘기울어진’ 양화대교 임시교각 안전 우려 … KBS․SBS 외면
서울시의 ‘서해뱃길’ 사업의 하나로 양평대교 교각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2일 임시다리로 세운 교각 일부가 최근 장마와 집중호우 뒤 기울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양화대교의 마포구 합정동에서 영등포구 양평동 방향 4차로를 떠받치게 될 하류쪽 가교의 철주 176개 중 가운데 2개가 맨눈으로도 확연하게 알 수 있을 정도로 5도가량 기울어졌다. 양화대교에 이렇게 철주를 세운 이유는 오세훈 시장이 강행하고 있는 ‘서해뱃길’ 사업 때문이다. 한강에 6000t급 유람선을 다니도록 하겠다는 건데, 배가 다닐 수 있도록 교각 간격을 넓히고 상판을 아치 형태로 만드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이달 초부터 당분간 양화대교 이용 차량들을 ‘ㄷ’자 형태의 구부러진 임시다리 위로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다행히 아직 임시다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철주가 기울어 진 것은 임시다리의 ‘안전성’과 직결된 문제고, 양화대교는 하루 평균 14만대가 이용하는 다리라는 점에서 제대로 안전점검을 하지 않을 경우 대형 참사가 우려된다.
가교를 설치하는 시공업체도 문제다. 감사원이 지난 6월 가교 설치공사를 하는 업체가 교량철구조물을 제작하기 위한 ‘철강재 설치 공사업 면허’가 없고 조립․설치만 할 수 있는 ‘강구조물 공사업 면허’만 갖고 있다며 업체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대부분의 가교 시공을 강구조물 공사업 면허업체가 했다고 강변하며 이 같은 감사원의 지적을 무시했다.
서울시는 대형 사고 위험이 있는 양화대교 철주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차량이 통행하지 않고 있어 심각한 상황은 아니’고 ‘보완 공사를 하면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태평한 답변을 늘어놓고 있다. 최근 우면산 산사태로 서울시와 서초구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서울시의 이런 태도는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강운하 백지화 서울행동’은 2일 무자격업자의 공사를 당장 중단하고 민관공동으로 정밀 안전점검을 할 것을 촉구했다. 서해뱃길 사업이 오 시장의 역점사업이라고 해도 시민들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화대교 문제’를 다룬 방송사는 MBC 뿐이었다. KBS와 SBS는 관련 내용을 전혀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MBC는 임시교각이 기울어진 상황과 서울시의 반박 등을 단순 나열했다. 보도 말미에 ‘적격성 시비가 있는’ 업체가 지난 2년간 서울시 발주 공사를 도맡아 왔다고 의혹을 제기하긴 했지만 언급에 그쳤다.
<현장출동-임시교각 ‘기우뚱’>(MBC, 김재영)
MBC <현장출동-임시교각 ‘기우뚱’>(김재영 기자)은 한강 양화대교 공사현장을 비추며 “불어난 물살을 견디지 못해 임시교각 176개 가운데 2개가 비스듬하게 5도 정도 기울어졌다”고 상황을 전한 뒤, “일부 교각이 기울어지면서 양화대교 안전성 논란이 제기됐다”며 “기울어 진 기둥은 철거를 하고 다시 시공해야 될 상황”(박창근 관동대 교수)이라는 전문가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교각 위에 고정지지대가 붙어 있는 다리 반대편은 피해가 없었다며 보강하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서울시 입장을 나열했다. 보도는 철주가 기울어져도 서울시 말대로 보강 공사만 하면 되는 지 등에 대해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그리고는 “임시교각 공사를 맡고 있는 업체의 적격성 시비가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2년간 서울시가 발주한 교각공사 대부분을 이 업체가 도맡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업체가 2년간 서울시 발주 공사를 도맡은 배경이나, 업체의 ‘적격성 시비’가 무엇인지 등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끝>
2011년 8월 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