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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30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8.1)
등록 2013.09.2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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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3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3차 희망버스 … 방송3사, ‘희망’은 못보고 ‘충돌’만 관심

 
 
 
■ ‘3차 희망버스’ … 방송3사, '희망'은 못보고 ‘충돌’만 관심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1만 5천여명 시민들의 ‘3차 희망버스’가 30일∼31일까지 평화롭게 진행됐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행사 전부터 경찰에 ‘평화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지만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78개 중대 7000여명과 버스 300여대를 동원해 영도조선소 주변을 원천봉쇄했다.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부산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덜기 위해 거리행진을 하지 않았다. 대신 삼삼오오 짝을 이뤄 영도조선소 동문에서 800m 떨어진 수변공원에 모여 문화제 형식의 집회를 열고 207일째(31일 기준)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응원하는 풍등을 만들어 하늘로 날렸다. 참가자들은 행사가 끝난 뒤 행사장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등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어버이 연합’ 등 일부 수구단체들과 경찰의 행태에 대해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수구단체들은 ‘희망버스의 영도조선소 진입을 막겠다’며 영도대교 앞 5차로를 3시간 가량 점거했다. 또 버스 안에 들어가 승객들을 마구 끌어내고 멱살을 잡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수구단체들이 폭력 등을 동원해 다른 사람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초법적 난동을 부렸지만 경찰은 방조와 다름없는 소극적 대처로 일관했다. 심지어 경찰은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검문검색을 벌였다.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앞에서 일반버스 승객들을 검문해 영도구 거주민이 아닌 사람들의 통행을 막는 등의 인권침해를 저질렀다.
한편 전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른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해법 마련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진중 사태는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 문제를 넘어 신자유주의 세계화 이후 한국사회 전반에서 불어닥친 정리해고를 비롯한 노동문제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노사정 합의기구를 만들어 한진중의 정리해고가 타당했는지, 노동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은 없는지 등 해법 모색에 나서야한다고 지적한다.     
 
방송3사의 ‘3차 희망버스’ 관련 보도는 ‘경찰과의 충돌 여부’에만 관심을 쏟았다. 30일 방송3사는 일제히 제목에 “긴장고조”라는 문구를 넣어 경찰과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충돌’ 여부를 중심으로 현장 상황을 전하는데 급급했다. 그리고 평화롭게 행사가 마무리되자 일제히 ‘큰 충돌 없이 행사가 마무리됐다’고 짧게 전하는데 그쳤다.
1만 5천여명의 시민들이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찾아왔지만, 방송3사는 왜 수많은 사람들이 ‘희망버스’에 참가하는지, 한진중 정리해고 사태의 문제는 무엇인지, 한진중 사태의 ‘사회적 해법’을 모색하려는 노력 등을 보이지 않았다. 경찰이 군사정권 시대에나 자행됐던 검문검색을 벌이고, 수구단체들이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만행도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3차 희망버스 긴장고조>(KBS, 강성원/30일)
<3차 희망버스 행사, 평화적으로 마무리>(KBS, 간추린단신/31일)
 
KBS 30일 <3차 희망버스 긴장고조>(강성원 기자)는 경찰과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입장을 나열하고, 상황을 전하는데 그쳤다.
보도는 “참가자들은 부산지역 5곳에서 축제 형식의 문화제를 연 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집결할 예정”이라며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도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렇게 자발적으로 모이는 것”이라는 참가자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경찰력 배치 상황과 ‘불법집회 엄정 관리하겠다’는 경찰 측 입장을 나열했다. 그리고는 “영도구 주민과 보수단체 회원도, 희망버스 행사 참가자들의 진입을 막겠다며 조선소 입구에 대기하고 있어 충돌도 우려되고 있다”며 “지금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31일 간추린 단신 <3차 희망버스 행사, 평화적으로 마무리>에서는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행사 후 “자진 해산해 경찰과의 충돌없이 행사가 마무리됐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경찰의 불심검문, 수구단체의 폭력 행사 등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
 
<부산집결..긴장고조>(MBC, 민성빈/30일)
<큰 충돌 없이 종료>(MBC, 단신/31일)
 
MBC 30일 <부산집결..긴장고조>(민성빈 기자)는 “희망버스는 노동계의 고용불안이 확대되면서 전체 노동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주최 측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진입 대신 고공농성 크레인이 보이는 장소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은 안전상의 이유로 야간행진과 도로점거를 불허한다는 방침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며 “영도지역 일부 주민들도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행진을 막겠다며 부산대교와 영도대교에서 집회를 열고 있어 마찰우려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31일 단신 <큰 충돌없이 종료>에서는 “주최측 추산 참가자 만여명은 부산역 앞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근처에서 밤샘 집회를 벌인 뒤, 오늘 오후 자진해산했다”며 “경찰과는 별다른 마찰이 없었지만 보수단체 회원들이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영도 진입을 봉쇄하면서 격렬한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영상으로 수구단체의 폭력 장면을 전하기는 했지만 멘트에서는 “격렬한 몸싸움”이라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3차 희망버스 긴장고조>(SBS, 송성준/30일)
<철야 집회 뒤 해산>(SBS, 단신/31일)
 
SBS 30일 <3차 희망버스 긴장고조>(송성준 기자)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문화제를 연 뒤 밤 11시를 전후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집결할 예정”이라며 “버스가 다니지 않는 길 그것도 영도 주민들이 크게 불편하지 않은 영도 내의 안쪽에서 행사를 하겠다”는 희망버스 기획단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부산시와 일부 영도 주민, 보수단체 회원 등은 한진중공업으로 가는 길목인 부산대교와 영도대교 등지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영도 진입을 막기로 했다”며 “사생활에 피해를 주는 희망버스는 별로 달갑지 않다”는 영도주민 인터뷰를 실었다. 그리고는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일부 주민들 간에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됨에 따라 경찰은 90개 중대 7천여 명을 동원해 조선소가 있는 영도에 진입하는 것을 원천 봉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31일 단신 <철야 집회 뒤 해산>에서는 “경찰과 큰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행사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 또는 보수단체 회원들과는 곳곳에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고 전했다. 수구단체의 폭력행사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고 언급하고 넘어갔다. <끝>
 
 
2011년 8월 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