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성주 참외 농가 “4대강 공사로 피해” … KBS는 “장맛비 탓”
■ KBS만 ‘4대강 피해’ 끝까지 외면
장맛비로 4대강 공사 현장과 주변지역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KBS는 ‘4대강 피해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12일 방송3사는 장맛비와 관련된 보도를 KBS 10건, MBC 9건, SBS 6건 보도했다. 그러나 4대강 피해상황과 관련된 보도는 MBC와 SBS 각각 1건으로 극히 적었다.
그나마도 KBS 보도에서는 ‘4대강’에 대한 언급자체를 찾을 수 없었다. KBS는 4대강 공사로 침수피해를 입은 성주지역 참외농가들의 상황을 보도하면서도 ‘4대강 공사로 인한 피해’라는 사실은 쏙 뺐다. 그리고는 단순한 장맛비 피해상황으로 몰았다.
MBC와 SBS는 뒤늦게 ‘4대강 피해상황’을 보도했다. MBC와 SBS는 금강 4대강 공사현장에 조성한 생태공원들의 침수 상황을 전했다. 정부의 무리한 4대강 주변의 생태공원 조성으로 장마 때마다 피해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도 전했다.
<“과일농사 망쳤다”…가격 ‘들썩’>(KBS, 김민아)
<금강 생태공원도 초토화>(MBC, 김대웅)
<세종시도 잠겼다>(SBS, TJB 노동현)
KBS <“과일농사 망쳤다”…가격 ‘들썩’>(김민아 기자)은 “전국 물량의 70%를 차지하는 성주참외 재배단지는 이번 장맛비에 40%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며 성주참외 재배단지의 피해상황을 전했다. 이어 수박재배 단지의 피해 상황 등을 전한 뒤, “폭우 피해로 과채류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수박과 참외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15% 가까이 올랐다”며 “농민들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폭우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성주참외 재배단지의 침수피해는 단지 폭우 때문만이 아니었다. 4대강 사업으로 쌓아놓은 준설토가 장맛비에 무너져 내려 배수로를 막아 참외 재배 비닐하우스 400여동이 물에 잠긴 것이다. 하지만 KBS는 이런 사실은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장맛비 피해’로 몰아갔다.
MBC <금강 생태공원도 초토화>(김대웅 기자)은 침수 피해를 입은 금강 상류의 4대강 생태공원 조성 현장을 비추며 “금강 8-1공구의 생태공원 4곳이 침수돼 화초 15만 포기와 꽃나무 10만여 그루 대부분이 떠내려가거나 부러지는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현장 직원들조차 비만 오면 침수피해가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금강 둔치 4곳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느라 투입된 예산은 126억 원. 복구비는 또 얼마나 들 지 아직 추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SBS도 <세종시도 잠겼다>(TJB노동현 기자)에서 4대강 공사가 진행 중인 금강변 세종지구의 수변공원들이 물에 잠겼다고 상황을 전한 뒤, “지금처럼 비가 많이 올 때는 침수가 되는 것이 당연한데 그것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생태공원을 만들다 보니까 지금과 같은 피해가 일어나는 것”이라는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준설토 유실 상황을 전했는데 “특히 유실방지용 비닐 덮개 등 안전장치가 전혀 없어 추가로 준설토가 유실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충청지역에 내린 폭우로 세종시 공사현장과 금강 사업 구간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 MBC, 대통령 발언은 ‘좋은 내용만’ 보도?
지난 4일 강화도 해병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일으킨 김 아무개 상병은 부대 내에서 ‘왕따’를 시키는 이른바 ‘기수열외’를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기수열외’는 해병대의 악습으로 인격적 모독과 구타 등으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주는 반인권적 폭력이다. 반면 엄격해야 할 군기는 흐트러져 있었다. 총기관리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부대 안으로 술을 들여와 대낮 음주까지 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해병대는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며 강력한 조직력과 전투력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이런 이면에 비뚤어진 조직문화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해병대의 기수열외로 인한 인권침해를 우려하고 개선을 촉구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군기를 내세워 부대 내 폭력행위에 관대한 태도를 보였던 해병대 간부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고 이에 반항하면 군기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행하는 군대 문화는 일본제국주의 군대에 뿌리를 두고 있어 그동안에도 개선 요구가 제기되어 왔다. 특히 2005년 이후 군대 내 자살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병영문화를 시급하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12일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해병대 총기사고와 관련해 “병영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면서도 “체벌 자체보다도 자유롭게 자란 아이들이 군에 들어가 바뀐 환경에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더 큰 원인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대 내 인권유린 행태를 ‘체벌’로 규정하고 사고 원인도 ‘젊은 세대들의 군대 부적응 탓’으로 돌리는 듯 한 발언이 나오자 네티즌들과 인권단체에서는 ‘군대 내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12일 MBC가 ‘심층보도’를 표방한 ‘뉴스플러스’ 꼭지에서 해병대 총기사고 문제를 다뤘다. MBC는 해병대 총기사고의 문제점이 기수열외와 같은 악습에 있다고 문제를 지적하고 독일과 같은 옴브즈맨 제도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이런 문제점을 심층취재 한 꼭지에서 느닷없이 ‘병영문화’를 바꾸라는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지시 내용을 길게 다뤘다. 그러나 MBC는 ‘부적절하다’고 비판받았던 이 대통령의 ‘체벌’ 발언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뉴스플러스/ 때리고 숨기고 폭력 대물림>(MBC, 김대경)
<뉴스플러스/대책 요란 말로만 구타 금지>(MBC, 이용주)
MBC <뉴스플러스/때리고 숨기고 폭력 대물림>(김대경 기자)은 “기수열외나, 작업열외 같은 뿌리 깊은 악습이 해병대 내에 존재해 있었고, 그 것 때문에 수많은 병사들이 고통 받고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기수열외 등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를 전했다. 이어 “인권위원회에서 파악한 이런 가혹행위들은 국방부 감사관실 조사를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났다”며 “국방부는 지난 2년동안 해병대에서 고막 파열 등의 치료를 받은 943명이 실제로는 구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계속 반복되는 군부대 내 가혹행위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병영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꿀 것을 지시했다”며 “국방부가 국방개혁과 더불어서 병영생활의 문화를 바꾸는데 아주 집중적으로 많은 연구를 해가지고 지금 하고 있을 줄 알고 있지만은 이걸 또 적당히 넘어가면 또 이런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길게 전했다. 그러나 ‘부적절하다’고 비판받은 이 대통령의 발언 내용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끝>
2011년 7월 1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