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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일-10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7.11)
등록 2013.09.2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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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1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촘스키까지 나선 ‘한진’ … 방송3사는 ‘충돌’만

 
 
 
■ 촘스키까지 나선 ‘한진’ … 방송3사 ‘충돌’ 상황 전달 급급
 
9일 폭우를 뚫고 전국에서 모인 시민 1만여명이 ‘2차 희망버스’를 타고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모였다. 시민들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86일(10일 기준)째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모였다. 하지만 이들을 맞은 건 물대포와 곤봉으로 무장한 경찰 7000여명이었다. 경찰들은 영도조선소 700여미터 앞에 양방향 8차로를 차벽으로 차단하고 차벽을 뚫으려는 비무장 시민들을 향해 최루액과 물대포를 쏘고 방패로 내려찍는 등 강경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최루액을 맞고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등 100여명이 다쳤고,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를 비롯한 시민 50여명은 경찰에 연행됐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경찰의 강경․폭력진압과 차벽에 막혀 결국 김 위원을 만나지 못했지만 3차, 4차 희망버스를 약속했다.
시민들이 ‘희망버스’라는 방식으로 자발적으로 노동문제에 참여하고 연대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사건이다. 세계적 석학 노엄 촘스키 교수도 김 위원과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지난 8일 미국 서폭대학 정치학과 교수인 시몬 천 교수는 촘스키 교수가 김 위원에게 보낸 격려 메시지 “대한민국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당신들의 용기있고 명예로운 행동, 그리고 평화와 정의를 위한 전반적인 노력에 지지의 뜻을 표하고 싶다”, “당신들이 뜻한 바들이 공권력 및 그 어떤 자들로부터의 방해공작 없이 지속되기를, 또 그렇게 지속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희망하고 믿고 있다”를 공개했다. 촘스키 교수는 10일 희망버스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경의로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방송3사의 관련 보도는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경찰의 충돌’ 사태 뿐이었다. 그나마도 시민들의 평화로운 행진을 막겠다며 경찰이 자행한 강경․폭력진압 문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KBS와 SBS는 경찰과의 충돌 사태 등을 전한 뒤, ‘3차 희망버스’가 조직될 것이라며 각각 “갈등이 계속될 것”,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그쳤다. MBC는 단신으로 짧게 상황을 전했다.
 
<격렬 몸싸움…50명 연행>(KBS, 박선자/10일)
<‘2차 희망버스’ 집결>(MBC, 단신/9일)
<충돌..50명 연행>(MBC, 단신/10일)
<50명 연행 철야 농성>(SBS, 송성준/10일)
 
KBS 10일 <격렬 몸싸움…50명 연행>(박선자 기자)은 “전국에서 모인 2차 희망버스 참가자 9천여 명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밤샘 농성을 벌였다”며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시위자들을 연행하는 장면 등을 비췄다. 이어 “시민들의 평화적 시위를 무참하게 짓밟은 엄연한 강경 진압입니다”(김형탁 진보신당 사무총장), “연행된 집회 참가자를 상대로 불법 행위 정도를 체증 자료 등을 통해 조사해 엄정하게 대처할 것”(서정환 영도경찰서 과장)이라는 양측의 입장을 나열했다. 그리고는 “희망버스 측은 연행자 석방과 크레인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면담 등을 요구하며 3차 희망버스를 다시 운영하기로 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는데 그쳤다.
 
MBC 9일 단신 <‘2차 희망버스’ 집결>에서 2차 희망버스 행사가 부산에서 저녁 6시 30분에 시작됐다며 “행사 참가자들은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밤샘 집회를 할 예정이지만 경찰은 이들의 접근을 원천 봉쇄한다는 입장이어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10일 단신 <충돌..50명 연행>에서도 “희망버스 행사에서 경찰과 참가자들 사이에 충돌이 빚어져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 50명이 연행됐다”, “참가자들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액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져 집회 참가자와 경찰 수십명이 다쳤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SBS도 10일 <50명 연행 철야 농성>(송성준 기자)에서 “한진 중공업 영도조선소로 행진하려는 집회 참가자들이 저지하는 경찰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인다”며 경찰과의 충돌 상황 등을 전한 뒤, “집회 참가자들이 3차 희망버스를 준비키로 함에 따라 한진 중공업 사태는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KBS, ‘도청 의혹’ 연일 모르쇠로 일관
 
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 도청 의혹 사건을 수사해 온 영등포경찰은 KBS 장 아무개 기자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장 기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녹음하는 방법으로 민주당 회의 내용을 도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장 기자의 노트북과 핸드폰, 녹음기 등을 압수해 장 기자가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 내용을 녹음하고 녹취록을 작성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도 귀국하는대로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다.
경찰의 ‘기자 집 압수수색’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KBS는 여전히 ‘도청’ 의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KBS는 보도본부 명의로 “(경찰의 장 기자 집 압수수색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필요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 “이번 압수수색이 뚜렷한 증거도 없이 특정 정치집단의 근거 없는 주장과 일부 언론 등이 제기한 의혹에 근거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있을 수 없는 일로 간주한다”는 입장을 내는데 그쳤다. 이미 경찰은 ‘민주당 내부 유출’이나 ‘귀대기 취재’ 방식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상황이다. 책임있는 언론이라면 ‘도청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부 막내인 장기자 혼자 ‘민주당 최고의원 회의 도청’이라는 엄청난 결정을 내렸을리 없다며 ‘윗선 개입’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휴대전화 도청’으로 물의를 빚은 168년 역사의 타블로이드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10일자를 마지막으로 폐간됐다.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 소유 신문으로 그의 아들 제임스 머독은 “최근의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비인간적이고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언론계 안팎에서는 연예인들이 사생활을 다루는 신문도 ‘도청 의혹’으로 폐간하는 마당에 국민들에게 수신료를 받고 있는 ‘공영방송’ KBS가 ‘도청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히지 않는 것은 언론의 책임을 저버린 것이며, 김인규 씨를 비롯한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BS 도청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지만 KBS는 보도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KBS는 지난 달 30일 단신으로 ‘도청 의혹’에 대한 자사 입장을 짧게 전한 이후 침묵으로 일관했으며, 장기자 집 압수수색이 벌어진 8일에도 ‘단신종합’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에 반발하는 자사 입장만 짧게 전하는데 그쳤다.
MBC는 경찰의 압수수색 상황을 전하고, 이어진 보도에서는 영국의 유명 타블로이트 신문이 ‘도청’으로 물의를 빚고 폐간했다고 보도했다.
SBS는 경찰의 압수수색 상황과 민주당의 입장, KBS의 반발을 단순 보도했다. 
 
<“증거없는 압수수색 언론자유 위협”>(KBS, 단신/8일)
(MBC, 조재영/8일)
<도청에 ‘머독’ 몰락>(MBC, 홍기백/8일)
<기자집 압수수색>(SBS, 조성현/8일)
 
KBS는 8일 <“증거없는 압수수색 언론자유 위협”>에서 “KBS는 이른바 국회 도청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KBS 기자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언론기관에 대한 모독이자 언론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필요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이 뚜렷한 증거도 없이 특정 정치집단의 근거없는 주장과 일부 언론이 제기한 의혹에 근거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MBC 8일 (조재영 기자)은 경찰의 KBS 장기자 집 압수수색 사실을 전하며 “경찰은 현재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공개한 민주당 당 대표회의 녹취록이 외부 도청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유출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고, 출입문에 단지 귀를 대고 회의 내용을 듣는 것도 불가능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압수수색에 반발하는 KBS 입장을 전한 뒤, “자택 압수수색은 경찰이 상당한 객관적 근거를 갖고 법관을 설득한 단계”, “KBS는 진실을 고백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성명 내용을 전했다.
이어진 <도청에 ‘머독’ 몰락>(홍기백 기자)에서는 유명인사의 사생활 보도로 인기를 얻은 영국의 타블로이드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휴대전화를 해킹 취재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신문의 소유주인 루퍼트머독의 아들 제임스 머독 회장이 결국 폐간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영국 캐머런 총리도 지난 2007년 이미 해킹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는 “이번 사건으로 영국의 최대위성방송인 스카이 인수합병에 제동이 걸리는 등 문어발식 확장을 막아야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SBS는 8일 <기자집 압수수색>(조성현 기자)에서 경찰의 압수수색 사실을 전한 뒤, “민주당은 성명을 통해 KBS는 기자가 도청에 개입했는지와 도청결과를 간부가 보고 받았는지, 또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 등에게 녹취록을 전달했는지 등에 대해 진실을 고백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KBS의 반발을 덧붙였다. <끝>
 
2011년 7월 1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