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뉴라이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한 주요일간지 모니터보고서(2013.5.31)
등록 2013.09.25 12:09
조회 358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왜곡…
 
<조선>, “남로당식 사관 안된다”며 적극 옹호
 
 
 
지난 10일 고교 한국사 교과서 검정심의에서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현대사학회가 집필한 교과서(교학사)가 검정심의 본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현대사학회는 지난 2011년 ‘2009 역사교육과정 개정안’ 최종 단계에서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자고 주장하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 일제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내용 등이 담긴 건의서를 제출해 사회적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 당시 교과부는 뉴라이트 계열인 이 단체의 건의를 받아들여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꿨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현재 한국현대사학회가 집필한 교과서는 본심사 통과 후 수정·보완 단계로 넘어간 상태이며 8월 30일 최종 합격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역사교과서가 국정에서 검정으로 바뀐 이후 수정·보완 단계에서 탈락한 사례가 없어 내년 3월이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역사 우향우’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역사가 이념논쟁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라이트 학회와 일부 언론 등 수구보수세력들이 본격적인 ‘역사교과서 흔들기’에 나섰다. 31일 한국현대사학회와 아산정책연구원이 공동 주관으로 학술회의 ‘교과서 문제를 생각한다: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분석과 제언’을 개최하며, 기존 역사교과가 ‘좌편향’적이라며 공격했다. 이 학술회의를 후원하는 조선일보는 30일자 2면 <아이들이 처음 배우는 歷史교과서가…民衆사관으로 도배>에서 한국현대사학회가 제기하는 ‘중학 교과서 좌편향’ 주장을 자세히 전했다. 이어 오늘(31일)은 <남로당式 史觀, 아직도 중학생들 머릿속에 집어넣다니>라는 사설을 통해 역사교과서가 좌파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현대사학회의 왜곡된 주장에 힘을 실었다. 조선일보는 과거 이명박 정권과 수구보수 세력이 ‘역사교과서가 좌편향됐다’며 자신들 입맛대로 역사교과서를 바꾸려고 했을 때도 이들 주장을 옹호한 바 있다.

<아이들이 처음 배우는 歷史교과서가…民衆사관으로 도배>(조선, 2면/5.30)
<남로당式 史觀, 아직도 중학생들 머릿속에 집어넣다니>(조선, 사설/5.31)

조선일보는 30일자 2면 <아이들이 처음 배우는 歷史교과서가…民衆사관으로 도배>에서 “지난해 검정을 통과, 올해 중학교 1학년부터 교육 현장에서 사용되는 역사 교과서에 여전히 좌(左)편향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현대사회학회가 주장하는 △‘좌익’과 ‘북한’ 옹호 △무장 독립운동 ‘우대’, 외교 독립운동 ‘홀대’ 등의 내용을 늘어놨다.

31일에는 사설 <남로당式 史觀, 아직도 중학생들 머릿속에 집어넣다니>를 싣고, “수백만명의 동포를 학살한 6·25전쟁의 주범(主犯)과 종범(從犯)인 김일성·박헌영을 미화하고 그들의 주장을 추종하는 역사관이 우리 어린 학생들의 머리를 오염”시키고 있다며 “현대사 교육의 근본 문제는 교과서 집필에서 채택에 이르는 과정이 좌파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호도했다. 이어 “좌파가 교과서를 집필하면 좌파 전교조가 이를 채택”하고 있으며, “좌파가 엮고 쓴 역사 교과서 채택률이 중·고교에서 90%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근거없이 기존 역사교과서를 공격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사설은 “교육부는 현대사 교과서를 일부 좌파 국사학자들 손에서 해방시켜 정치학·경제학·사회학 등 여러 분야 학자들이 두루 집필에 참여할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뉴라이트가 만든 역사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고, 이들이 타 교과서를 좌편향이라며 공격에 나서는 등 우익세력의 ‘역사 흔들기’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뉴라이트가 만든 역사교과서 검정 통과>(경향, 1면/5.31)
<우익 교과서 부각 목적…MB 때 시작된 ‘역사 우향우’ 본격화>(경향, 3면/5.31)
<현대사 전공자 많지 않은 ‘현대사학회’>(경향, 3면/5.31)
<“주관적·자의적 기준의 색깔론 제기 정치적 목적으로 좌편향 몰아붙여”>(경향, 3면/5.31)
<한·일 우익 모두 ‘교과서 흔들기’>(경향, 4면/5.31)

경향신문은 31일 3면 <우익 교과서 부각 목적…MB 때 시작된 ‘역사 우향우’ 본격화>에서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끊임없이 역사교과서 바꾸기를 시도하던 뉴라이트 계열 한국현대사학회에서 다른 출판사들의 역사교과서를 공격하기 시작”했는데, 현대사학회가 집필한 역사교과서가 검정 통과 후 최종합격을 기다리는 시점에 “공세적으로 역사교과서를 흔들고 나선 배경부터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자기들이 쓴 교과서를 조금 더 어필하자는 측면”으로 보이며, 이런 움직임이 “이명박 정부부터 시작된 역사 우향우 행보의 연장선상”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실었다.

같은 면 <“주관적·자의적 기준의 색깔론 제기 정치적 목적으로 좌편향 몰아붙여”>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집필기준에 맞춰 까다로운 검정과정을 통과했고 서술 내용이 학계에서 검증이 완료된 역사적 사실임에도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하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현행 역사교과서 집필자들의 반박을 다뤘다. 
4면 <한·일 우익 모두 ‘교과서 흔들기’>에서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우익세력들이 모두 ‘역사교과서 흔들기’를 하고 있는데, 이들을 비교분석한 결과 △비판적 역사성찰, 자학사관으로 간주 △국가 범죄행위, 부정·축소 △‘보수 이념 구현’ 위해 ‘역사 흔들기’라는 3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꼽았다. <끝>
 
 

 

2013년 5월 3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