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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6.1)
등록 2013.09.2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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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서울대생들 왜 ‘점거농성’ 나섰나 … 방송사들 “몰라”
 
 

■ 서울대생 법인화 반대 농성 … 방송3사, 상황 전달에 치우쳐
 
지난 30일 저녁 서울대 학생 500여명이 서울대 법인화를 반대하며 대학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대 학생들은 재학생 비상총회를 열었다. 비상총회에서는 총 1,810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715표, 반대 69표로 서울대 법인화 설립준비위원회의 해체를 위한 행동을 의결했으며, 행동방법으로 다수의 학생(1,110명)들이 본관점거 방식을 지지했다.
31일 오후 1시경 총학생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 면담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서울대를 법인화 하게 되면 이후 국고 지원이 줄어 등록금이 오를 가능성이 높고, ‘돈이 되는 학문’에 치중해 기초학문이 몰락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사회에 정부 측 인사인 차관 2명을 참여시키면 애초 대학의 법인화 목표인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31일 서울대민주화교수협의회, 서울대학교 공무원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서울대법인화반대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도 법인화법 폐기를 촉구하고 학생들의 농성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사태는 독단적으로 법인화설립준비위를 구성하는 등 법인화를 우려하는 서울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해 온 서울대 학교당국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아울러 ‘서울대 법인화 법’을 날치기로 처리한 정부여당의 책임도 크다. 서울대 법인화에 대해서는 서울대 구성원들 내에서 이견이 계속 제기되고 있었고, 법안 자체도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어 법인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법인화 법안을 지난 해 연말 예산안과 함께 날치기 처리하며 이런 최소한의 논의 요구조차 무시했다. 또한 법안 날치기 처리에 급급해 정부가 부담할 법인화 전환 예산조차 반영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서울대는 자체 예산을 줄여 법인화 비용 마련에 나섰고, 서울대의 각 단과대학과 연구소의 예산이 일괄 삭감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또 서울대의 자율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화를 추진한다는 명분과 달리 법인 이사회에 현직 교육과학기술부 차관과 기획재정부 차관이 포함돼 오히려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가 강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대학 자율성의 상징인 평의원회의 역할이 축소되며 총·학장 직선제도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등록금 급등, 기초학문 소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대생들의 ‘본관 점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서울대 법인화가 무엇이고, 학생들을 비롯한 다수 구성원들은 왜 법인화에 반대하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방송3사의 보도는 서울대생들의 법인화 반대 농성 상황을 전달하는데 치중했다.
특히 KBS는 단신으로 서울대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 상황과 학교 측의 입장만 짧게 전했다. 학생들이 농성을 벌인 최소한의 이유조차 다루지 않았다.
MBC는 서울대생들이 본관을 점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치우쳤다. 학생들의 목소리도 ‘학교 측이 민주적 절차를 외면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SBS는 기초학문 소외, 등록금 인상, 대학의 자율성 훼손 등 법인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분석은 부족했다. 
 
<‘서울대 법인화’ 내부 진통 심화>(KBS, 간추린 단신)
<총장실 기습 점거>(MBC, 박소희)
<법인화 반대..본관 점거>(SBS, 이혜미)
 
KBS는 간추린 단신 <‘서울대 법인화’ 내부 진통 심화>에서 “법인화 방침에 반대하며 이틀째 총장실 점거농성중인 서울대 총학생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총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서울대 학장단은 총장실 점거는 불법행위라며 총장 면담을 거부했다”고 상황만 짧게 전달하는데 그쳤다.
 
MBC는 <총장실 기습 점거>(박소희 기자)에서 시작부터 서울대 학생들이 쇠톱으로 유리문 자물쇠를 자르고 본관에 진입하는 장면, 총장실을 점거한 모습 등을 자세하게 비추며 “총장실은 이내 기습 점거한 수십 명 학생들의 농성장으로 변했고, 본관 복도와 계단은 5백여명의 학생들로 가득 들어찼다”고 점거 상황을 전했다.
이어 “1천3백여 명이 참석해 치른 투표 결과 법인화 추진 저지를 위해 총장실 점거를 결의한 데 따른 것”이라며 “법인화 찬반 총투표를 실시하는 등 민주적 절차를 거치자고 요구해왔지만 학교 측이 이를 무시해 이렇게 강경투쟁에 나서게 됐다”는 학생들의 입장을 전했다. 또 “학교 측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불법 점거를 풀기 전까지 대화는 없다고 못 박고 있다”며 학교 측 입장을 나열했다. 그리고는 “학교 측은 내년 3월부터는 서울대를 법인체로 출범시키겠다는 입장”, “하지만 총장실 점거라는 극한상황으로 이어지면서 대화와 타협의 여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SBS <법인화 반대..본관 점거>(이혜미 기자)는 앵커멘트로 “학교 법인화에 반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총장실 기습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며 “대학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겠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보도는 “학생들은 올해 말 법인화법이 시행되면 대학이 기업화해 기초학문의 지원이 끊기고 등록금이 인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사회에 정부 측 인사가 포함되면 대학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면서 학교 법인화에 대해 다시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며 법인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농성을 풀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학교측 입장을 전했다. 그리고는 “서울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법인화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학생들을 지지하고 나서, 법인화를 둘러싼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끝>
 
 
2011년 6월 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