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1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최악 지역갈등 … 방송3사 정부 책임 외면
■ 지역갈등 확산시키는 LH․과학벨트 선정 … 방송3사 단순전달에 급급
- KBS ‘지역이기주의’, ‘선거 쫓는 정치인 행태’만 문제 삼아
이명박 정부의 잇단 말 바꾸기와 오락가락 행보로 LH본사 이전과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선정을 두고 정부와 지자체 간, 지역 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3일 국토해양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를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하는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유치경쟁을 벌였던 전북 전주에는 국민연금공단을 옮기기로 했다. 정창수 국토부 1차관은 “분산 배치는 2009년 10월 통합된 공사를 다시 양분하는 것으로 경영 비효율화를 낳고 통합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산배치를 주장해 온 전북은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LH 본사 이전시 전북은 연간 262억원에 이르는 지방세를 받게 될 예정이었다. 국민연금공단의 지방세는 연간 6억여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13일 국토해양부의 국회 상임위 보고가 무산됐으며, 전북 지역에서는 도지사와 주민들의 궐기대회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14일에는 정부와 여권 인사들의 입을 통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대전 대덕특구를 거점으로 하되 연구예산의 절반은 대구, 광주, 경북, 수도권 등 나머지 지역들의 연구기관에 배분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발표를 이틀 앞두고 비공개로 진행되어 오던 입지 선정 내용이 흘러나오자 그동안 과학벨트 유치에 앞장서 왔던 지역들이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의 출신지인 대구․경북에서도 ‘MB심판’ 혈서가 등장했다.
LH이전과 과학벨트 입지선정을 둘러싼 이 같은 갈등의 책임은 이명박 정부에 있다. 국책사업은 예산 규모나 고용창출 효과 등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지자체 간 치열한 유치경쟁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약속 뒤집기와 오락가락 행보로 갈등을 증폭시키고 스스로 불신을 자초했다.
LH이전은 참여정부 시절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 계획으로 시작됐다. 이 계획은 낙후 지역을 더 배려하는 차등배치가 핵심으로 당시 재정자립도가 낮은 전북에 토지공사를 이전하고, 상대적으로 나은 경남 진주에는 주택공사를 이전하는 것으로 결정됐었다. 때문에 경남에 LH를 일괄 이전한다는 발표는 균형발전이라는 공공기관 이전의 목적 자체를 흔드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약속을 뒤집은 것도 문제다. 2009년 국토해양부는 LH통합공사법 심의 당시 “통합정신에 배치되지 않도록 분산배치해 혁신도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불쑥 일괄 이전 계획을 발표하니 전북의 반발이 커지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동남권 신공항이 무산되자 LH 이전을 ‘영남권 달래기’ 선물로 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과학벨트 선정 과정은 더 문제다. 애초 과학벨트는 이명박 대통령이 기초과학 역량을 높이겠다며 세종시와 대덕연구단지, 오송·오창 산업단지를 하나의 과학벨트로 발전시킨다는 대선공약이었다. 공약대로 충실하게 이행하면 될 것을 갑자기 지난 2월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 대통령이 ‘원점 재검토’ 발언을 내놨다. 이 대통령의 ‘공약 뒤집기’로 각 지역은 과학벨트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지자체들을 잔뜩 부추겨 놓고는 다시 대덕연구단지로 결정했다. 게다가 경쟁 지역 여론을 의식해 연구효율을 무시한 채 과학벨트를 영남과 호남에 분산배치하겠다는 결정까지 내렸다. 정치적 결정을 배제하겠다고 했지만 이 대통령 스스로 과학벨트를 정략적 산물로 만든 셈이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의 원칙 없는 대형 국책사업 선정으로 지역간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방송3사 보도에서 이런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분석이나 비판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방송3사는 정부의 국책사업 선정 결정과 이에 대한 각 지역의 반발을 단순 나열하는데 급급했다.
특히 KBS는 지역 이기주의와 선거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행태 때문에 지역간 갈등에 극에 달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국정 장악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책임을 묻기는 커녕 오히려 정부가 지역 이기주의로 인해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는 양 호도할 우려가 컸다.
MBC와 SBS는 정부 발표와 지역의 반발 소식 등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LH본사 진주로 일괄 이전>(KBS, 김원장/13일)
<야당 반발 국토위 파행>(KBS, 송창언/13일)
<“소송 불사”“결정 타당”>(KBS, 최선중/13일)
<공공기관 반쪽 이전, 기로에 선 혁신도시>(KBS, 임재성․이병도/13일)
<“과학벨트 대전 대덕 결정”>(KBS, 최문종/14일)
<후폭풍…충청권마저>(KBS, 김민정/14일)
<당혹․혼선…왜?>(KBS, 이은정/14일)
<입장따라 거센 반발>(KBS, 김재노/15일)
<극한 대결 정부 고심>(KBS, 곽희섭/15일)
KBS 13일 <LH본사 진주로 일괄 이전>(김원장 기자)은 정부의 ‘LH 일괄 이전’ 발표를 전했다.
<야당 반발 국토위 파행>(송창언 기자)에서는 정부 발표에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국토해양부 장관 보고가 무산됐다고 전했다.
<“소송 불사”“결정 타당”>(최선중 기자)은 정부 결정에 반발하는 전북지역 입장과 환영하는 경남 지역의 입장을 나열한 뒤, “일괄배치냐, 분산배치냐를 둘러싸고, 소모전 양산을 보인 LH 지방 이전이 지역 안배의 모양새로 결정 났지만,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하는데 그쳤다.
<공공기관 반쪽 이전, 기로에 선 혁신도시>(임재성․이병도 기자)에서는 혁신도시가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14일 <“과학벨트 대전 대덕 결정”>(최문종 기자)은 대전 대덕지구가 과학벨트로 선정됐다고 전했고, <후폭풍…충청권마저>(김민정 기자)는 지역의 반발 움직임 등을 보도했다.
<당혹․혼선…왜?>(이은정 기자)에서는 과학벨트 거점지구가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교과부가 진화에 부심했다고 전하면서도 “과학계 일각에서는 이미 정치적으로 입지를 결정하고 과학자들을 들러리로 세운 것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냈다”며 “단군 이래 최대의 프로젝트라고 하는 큰 프로젝트인데, 과학이 좀 빠진 상태로 지역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이 된다)”는 포스텍 김승환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발표를 앞두고 정부와 여권이 혼선을 빚으면서 예정대로 모레 최종 입지를 확정하더라도 선정 후폭풍이 만만치않을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있다”고 덧붙였다.
15일 <입장따라 거센 반발>(김재노 기자)은 과학벨트 선정에 반발하는 지역의 목소리를 전했다.
<극한 대결 정부 고심>(곽희섭 기자)에서는 과학벨트와 LH공사 이전에 대해 정치권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홍역을 치른지 한 달 반 만에 또 다시 지역 이기주의가 극한 상황에 이르자 정부와 여당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동남권 신공항은 영남권에서 과학벨트는 충청과 영남, 호남이 LH 이전은 전주와 진주가 대결하는 등 여야를 가리지 않는 대결이어서 대응책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 주요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지역 현안에 날이 갈수록 더욱 민감한 반응”, “지역 이기주의를 좇아 양보 없는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현 정부의 국정 장악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를 ‘지역 이기주의’와 선거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행태 때문인 것으로 몰아가는데 그쳤다.
<LH이전 진주로 결정>(MBC, 고현승/13일)
<전북 반발‥타 기업 이전 골치>(MBC, 이성일/13일)
<과학벨트 대전 유력 모레 발표>(MBC, 김필국/14일)
<단식에 소송까지 거센 후폭풍>(MBC, 오해정/14일)
<전국이 ‘부글부글’>(MBC, 이상현/15일)
MBC도 상황 나열에 그쳤다.
13일 <LH이전 진주로 결정>(고현승 기자)은 LH이전에 대한 정부 발표를 전했다.
<전북 반발‥타 기업 이전 골치>(이성일 기자)는 전북지역의 반발 소식을 전한 뒤, 좌초하고 있는 혁신도시 사업 상황을 전했다.
14일 <과학벨트 대전 유력 모레 발표>(김필국 기자)는 과학벨트로 대전 대덕지구가 유력하다고 전했고, <단식에 소송까지 거센 후폭풍>(오해정 기자)에서는 과학벨트와 LH이전을 두고 반발하는 지역의 주장을 나열한 뒤 “지역갈등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후폭풍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는데 그쳤다.
15일 <전국이 ‘부글부글’>(이상현 기자)은 과학벨트 선정에 대한 지역들의 반발을 전했다.
<LH 진주로 일괄 이전>(SBS, 권애리/13일)
<전북 반발..“혁신도시 반납”>(SBS, 박진호/13일)
<겉도는 혁신도시>(SBS, 홍순준/13일)
<과학벨트 대전 확정>(SBS, 정성엽/14일)
<단식에 혈서까지..반발>(SBS, 최고운/14일)
<곳곳 궐기대회 ‘폭풍전야’>(SBS, 김형주/15일)
SBS도 13일 <LH 진주로 일괄 이전>(권애리 기자)에서 LH 이전에 대한 정부 발표를 전했고, <전북 반발..“혁신도시 반납”>(박진호 기자)은 전북지역의 반발 목소리를 전했다.
<겉도는 혁신도시>(홍순준 기자)는 혁신도시 추진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내용이다.
14일 <과학벨트 대전 확정>(정성엽 기자)은 과학벨트로 대전 대덕단지가 선정될 것이라는 “복수의 여권과 정부 관계자” 발언을 전한 뒤, <단식에 혈서까지..반발>(최고운 기자)에서 지역의 반발 소식을 보도했다.
15일 <곳곳 궐기대회 ‘폭풍전야’>(김형주 기자)에서도 지역의 반발 목소리를 나열하는데 그쳤다. <끝>
2011년 5월 16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