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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부사장’ 이병순 씨의 보복인사 관련 신문보도에 대한 논평(2008.9.19)
등록 2013.09.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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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숙청 인사’는 침묵하며 또 ‘정연주 흠집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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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밤 이명박 정권의 ‘청부사장’ 이병순 씨가 KBS 사원행동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비판적인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사원들을 ‘숙청’하는 표적인사를 단행했다. KBS 구성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음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누리꾼들은 ‘수신료 거부’까지 언급하며 인사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언론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경향신문은 기사와 사설을 통해 이병순 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19일 사설 <‘관제 KBS 사장’의 노골적 보복 인사>는 “인사대상 가운데 절반인 47명이 이 사장 반대투쟁을 벌여 온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에서 활동한 사원이었다”며 17일 이병순 씨의 인사발령을 “노골적인 보복성 표적인사”로 규정했다. 또 이 씨가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온 프로그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의 존폐를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은 이번 인사의 예고 격”이었다며 “‘시사기획 쌈’, ‘미디어포커스’, ‘시사투나잇’ 등 정부·여당과 족벌 신문들이 집요하게 편향성 시비를 제기해 온 비판적 시사프로그램의 제작 관계자도 다수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인사로 “(이 씨가) 이명박 정권의 ‘관제사장’이라는 KBS 사원행동의 규정은 사실로 확인된 셈”이라며 “관제사장 행각이 계속될 때 어떤 결과가 올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겨레도 같은 날 2면에 사진과 함께 <KBS ‘심야 보복인사’>라는 기사를 싣고 “한국방송은 17일 밤 10시께 사내게시판을 통해 사원행동 소속 사원 47명 등 모두 95명을 전보 보처하는 인사를 발표했다”며 “권력에 비판적인 뉴스와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탐사보도팀과 시사보도팀 팀원들을 대거 다른 부서로 발령내 보복 인사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조중동 지면에서는 관련 기사를 단 한줄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을 적극적으로 거들어 온 조중동이 ‘청부사장’의 ‘숙청 인사’를 비판적으로 보도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최소한 기사는 쓸 줄 알았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같은 날 2면에 <KBS 방송 송출사고 올 상반기만 13시간>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정연주 사장의 임기 동안 전파 송출 관련 방송사고가 꾸준히 늘었다는 내용이다. 기사는 KBS가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특히 정연주 전 사장의 퇴진 여부가 논란이 됐던 올 상반기에는 6개월 동안 총 72회, 시간으로는 13시간19분12초의 송출관련 사고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청부사장’의 ‘숙청 인사’를 비판하지는 못할망정 아직도 정연주 사장 흠집내기에 골몰하는 모습이 졸렬하고도 초라해 보인다.

지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동안 조중동은 ‘비판언론’을 자처하며 툭하면 정부의 언론정책을 언론탄압이라고 몰아붙였다. 언론사 세무조사, 신문시장 정상화 조치도 ‘비판언론 옥죄기’라고 반발했던 이들이 이명박 정권 아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벌이고 있는 방송장악과 언론탄압에 대해서는 입을 꽉 다물고 있다. 방송장악을 반대하는 직원, 정치권력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만든 직원들을 한밤에 ‘숙청’한 이병순 씨에 대해 조중동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조중동에게 ‘언론자유’는 ‘언론사의 이윤추구 자유’, ‘신문사주의 탈세 자유’일 뿐인가? <끝>

 



2008년 9월 19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