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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KBS 사장 선임 논의 대책회의’ 규탄 논평(2008.8.22)
등록 2013.09.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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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방송정상화’, 뒤로는 ‘방송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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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KBS 장악 시나리오’가 사실로 확인됐다.
22일 경향신문은 정정길 대통령실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유재천 KBS 이사장이 지난 17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김은구 전 KBS 이사 등 KBS 전·현직 임원 4명과 만나 KBS 새 사장 인선문제를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는 “김인규 후보 카드가 물 건너가서 후임 사장을 정하는 문제가 급해졌다”, “김인규 씨를 (사장으로) 보내야 하는데 낙하산 얘기가 너무 많이 나와 힘들어졌다. 후임 사장을 잘 뽑아야 한다”는 등의 말이 오갔다고 한다. 최시중 위원장은 “KBS 후임 사장이 중요하다.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려고 여러분들을 모시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들과 방송통신위원장, KBS 이사장 등이 모여 KBS 장악 시나리오를 ‘조정’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연 것이다.
이날 ‘대책회의’에 KBS 차기 사장 후보자 공모에 응모한 김은구 전 KBS 이사가 참석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최근 언론계에는 그가 김인규 씨를 대신할 유력한 ‘카드’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21일, ‘친여성향’ KBS 이사들이 겨우 2시간 만에 24명 사장 후보자들의 서류 심사로 가려낸 5명의 후보 가운데에도 김은구 씨가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졌다. 전후 맥락을 살펴보면 17일 ‘대책회의’는 21일 KBS 이사회를 앞두고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장, KBS이사장이 ‘차기 사장’을 ‘내정’하기 위한 자리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 정권은 정연주 사장을 쫓아내면서 ‘공영방송 정상화’라는 말을 붙였다. 대통령은 KBS가 “거듭나야”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겉으로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내세우면서 뒤로는 방송장악을 시도하고 있었다. 청와대와 방통위원회, KBS 이사회 인사들이 몰래 만나 공영방송 사장을 ‘낙점’하는 것이 ‘이명박 식 공영방송’의 모습인가?
이명박 정권은 추악한 방송장악 시도를 지금이라도 중단하라. 그리고 ‘대책회의’에 참석하는 등 방송장악에 앞장선 최시중 위원장, 이동관 대변인,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즉각 사퇴하라.
아울러 이명박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에 들러리서서 KBS 이사회를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공영방송에 경찰을 불러들였으며, ‘청와대 개입설’을 부정하는 등 국민을 속인 유재천 이사장도 물러나라. 더 이상 스스로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고 현명하게 처신하기 바란다.
18대 국회에도 강력히 촉구한다.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에 대해 국정조사에 나서라. 방송 독립성을 유린하고 국민을 기만한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실체를 밝히는 것은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다. 18대 국회가 공영방송을 지키는 데 제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끝>



2008년 8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