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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방송장악 시도에 대한 방송3사의 적극적인 보도를 촉구하는 논평(2008.8.11)
등록 2013.09.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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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방송장악, 올림픽에 묻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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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일) 이명박 대통령이 KBS 정연주 사장을 ‘해임’했다.
민주주의와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짓밟는 폭거다. 우리는 오늘 방송3사가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를 적극적으로 보도해줄 것을 촉구한다.
지난 8일 KBS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의 이른바 ‘해임제청’을 의결한 이후 9일과 10일 방송3사는 올림픽 보도에만 몰두했다.
9일 KBS와 MBC는 각각 13건, SBS는 11건의 올림픽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반면 ‘KBS 장악’과 관련한 보도는 KBS가 단 1건, 그것도 21번째로 다뤘다.
이어 10일 보도는 ‘올림픽 올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KBS, MBC, SBS는 각각 20건, 24건, 15건의 올림픽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KBS 장악 관련 보도는 KBS와 MBC가 각 한 건씩 다뤘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정 사장을 해임할 전망’이라는 내용이었다.
올림픽은 분명 국민의 관심사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주요한 국내 현안들을 모두 외면한 채 올림픽 보도에 ‘올인’하는 것은 지상파 방송사의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다. 특히 이명박 정권이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국가기관과 공권력을 동원해 공영방송 장악에 나서고, 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 문제를 지속적,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은 ‘쫓아내려는 이명박 정부와 여기에 맞서는 정연주 사장’의 대립구도로 단순화시켜서 양측의 주장을 단순 나열하거나 여야 정당의 공방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쳐서도 안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정 사장 축출 시도는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을 권력이 장악하겠다는 시도이다. ‘장악하려는 쪽’과 ‘저항하는 쪽’의 기계적 균형을 맞출 사안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방송장악의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비판적으로 따져볼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왜 이렇게 ‘정연주 축출’에 열을 올리는지, 공영방송과 관련한 정부 여당 인사들의 잇따른 ‘망언’은 왜 잘못되었는지, 방송법은 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는지, KBS 장악 이후 예견되는 방송구조 개편과 그 파장은 무엇인지, 수백 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왜 정 사장 축출에 반발하는 것인지 등등 수없이 많다.
그러나 방송3사들은 이와 같은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았는데, 무엇보다 당사자 격이라 할 수 있는 KBS 보도국의 안일한 태도는 벌써부터 이명박 정권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SBS의 보도 태도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8일 KBS, MBC가 KBS 이사회의 정 사장 ‘해임제청’ 의결 소식을 첫 번째 꼭지로 다룬 반면 SBS는 올림픽 개막을 첫 번째 소식으로 다뤘다. 정 사장 ‘해임제청’ 보도는 5번째로 밀려났으며, 보도량은 물론 내용에 있어서도 KBS, MBC 보도와 비교해 허술했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이 위협받을 때 그 파장이 SBS에까지 미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심해주기 바란다.
오늘 방송3사의 보도를 예의주시 하겠다. <끝>

 

2008년 8월 1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