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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 의원 설거지론 주장’ 관련 22일 중앙일보 보도에 대한 논평(2008.7.22)
등록 2013.09.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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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중앙일보, 또 ‘설거지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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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국회 ‘한미쇠고기협상 관련 국정조사 특위’가 예정된 가운데 중앙일보가 한나라당 의원의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이른바 ‘노무현 설거지론’을 또 다시 부각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22일 1면 <“미국 쇠고기 월령 제한없이 수입 노 정부 말 관계장관회의서 결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의 ‘쇠고기 월령 제한 폐지는 이미 노무현 정부 때 결정된 것이고 이명박 정부는 그대로 실행한 것’이라는 주장을 1면 머리기사로 부각해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특위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21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관련 관계부처 장관회의 결과’라는 문건을 공개하며 “이 회의에서 내려진 결론은 ‘미 측이 OIE 권고(동물성 사료 금지 강화조치)를 시행할 경우, OIE 기준을 완전 준수(한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홍 의원은 “‘동 사항을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에 비공식 제시하고 입장을 타진하는 데 활용키로 한다’는 내용도 참고사항으로 포함돼 있다”며 “이 회의로 볼 때 지난 정부가 이미 ‘OIE 권고 시행’이라는 조건만 남긴 채 미국산 쇠고기를 월령 구분 없이 수입하겠다는 입장을 정하고 이를 미국에 통보까지 한 걸로 보인다”고 주장했고, 중앙일보는 홍 의원의 이러한 발언을 1면 톱기사로 부각한 것이다.
민주당의 반박에 대해서는 위 기사의 1/3 크기로 1면 하단에 <“노 전 대통령이 거부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당시 정책 실무진에서 그같은 방안을 마련한 것은 맞지만 노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는 당시 외교부 장관 민주당 송민순 의원의 반박 내용을 짧게 언급했다. 4면에 관련기사 <한나라 “노정부도 월령제한 폐지 방침”/민주당 “부실협상 최종 책임은 현 정부”>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에서 30개월 미만 규정을 푼 게 과연 어느 정부의 책임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설거지론’과 민주당의 반박을 공방으로 다뤘다.
민주당은 “(관계장관회의) 한 달 뒤인 12월 24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회의가 있었”고 이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FTA와 쇠고기는 별개의 문제이다. FTA는 통상의 문제이고 쇠고기는 식품안전의 문제다. 정부 내에서 쇠고기 월령 제한을 효율적으로 검토하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절대 안된다. 쇠고기는 30개월 미만의 뼈있는 것까지는 허용할 수 있는데 더이상은 양보해서는 안된다’고 단호하게 지시했다고 밝혔고, 이렇게 해서 참여정부의 입장은 정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정부에 200건 자료 요청했는데 아직 한 건도 오지 않았다. 그런데 어젯밤 홍정욱 의원이 공개한 작년 7월 16일 회의록이 왔다. 한나라당과 총리실이 짜고 언론 플레이를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이명박 정부의 졸속협상을 제대로 조사하기는커녕 여전히 노무현 정부에게 책임을 미루며, 이른바 ‘설거지론’을 제기하는 것은 참으로 비겁한 일이다. 상식적으로 볼 때 총리주재 회의에서 나온 결과가 결정사안이 될 수는 없다. 최종적으로 외교적인 협상내용을 결정하는 것은 총리가 아니라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백번 양보해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에서 결정된 월령제한 폐지를 처리했을 뿐이라는 이른바 ‘설거지론’을 받아들인다 해도 검역주권 포기, SRM부위 수입 허용 등 이명박 정부의 협상결과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중앙일보는 이전 정권에 책임을 떠넘겨 여론 반전을 꾀하는 한나라당의 시도에 힘을 실어주며, 여론 호도에 앞장서고 있다.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의 ‘설거지’를 한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민주당의 주장처럼 쇠고기 문제에 대한 과거 정부와 현 정부의 협상 내용을 모두 공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전면수입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 지난 해 3월 29일 미국 부시 대통령 간의 통화내용은 국회 재적의원 2/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공개가 가능한데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뒤에서는 진실규명을 가로막고 앞에서는 ‘설거지론’ 운운하는 이명박 정부와 이런 정부의 꼼수에 힘을 실어주는 중앙일보의 행태가 참으로 치졸하다. <끝>

 

2008년 7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