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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공기업·공공기관장 인사 문제 다룬 KBS, MBC 프로그램에 대한 논평(2008.7.11)
등록 2013.09.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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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쌈>·<뉴스후>의 돋보이는 권력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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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수장에 대한 사퇴 압력과 ‘자기 사람심기’가 집요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임기가 보장되어있는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노골적인 사퇴 압박은 정 사장의 사퇴를 반대하는 KBS 이사들에 대한 압력 행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BS <시사기획 쌈> 7월 8일 ‘법도 원칙도 없다’ 편과 MBC <뉴스후> 6월 28일 ‘임기 보장하자더니’ 편이 이명박 정부의 ‘원칙은 없고 사심만 가득한’ 공공기관 인사의 문제점을 심층 보도해 돋보였다.

<뉴스후>는 지난 3월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김대중 노무현 추종세력들은 국가사회의 중요자리에 광범위하게 남아서 이명박 새 정부 출범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발언한 이후 지금까지, 공기업 사장과 공공기관장들의 사퇴 현황과 과정을 자세히 다뤘다.
<뉴스후>에 따르면 2백 곳에 이르는 공기업 사장과 공공기관장들이 사표를 내고 물러났는데, 이 과정에서 감사, 표적수사, 기관 통폐합 등의 압박 카드가 동원됐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을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연구해야 할 국책연구기관장들에게까지 사퇴 압력을 넣는가 하면, 국가예산을 한 푼도 쓰지 않는 민간기구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사권까지 관여하려 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이어 <뉴스후>는 사퇴한 공기업 사장, 공공기관장 후임으로 어떤 사람들이 들어왔는지 분석했다. 최종임명이 끝난 128곳 중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인사들을 취재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함께 일한 이른바 ‘S라인 출신’들이 철도공사, 한국토지공사,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취임했고,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자문교수였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IT테스크포스 상임위원으로 일한 정연태 씨는 증권선물거래사의 자회사인 코스콤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개인파산을 선고받고 면책절차를 밟고 있는 중에 취임했는데, 이는 개인파산자의 경우 기업 임원이 될 수 없도록 한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을 다뤘다.
뿐만 아니라 <뉴스후>는 정부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임원 임명의 객관성 및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의 민간위원에게도 사퇴 압박을 가했음을 고발했다. 이어 해외의 공공부문 인사를 보더라도, 임기 전에 물러나는 경우는 찾기 어렵고, 엽관제로 유명한 미국조차 ‘낙천·낙선 인사’를 쓰지 않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뉴스후>는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사퇴압력을 가하고 있는 정부의 행태도 고발했다. <뉴스후>는 KBS 손관수 기자가 청와대 비서관과의 술자리에서 들은 ‘김모씨 KBS사장 내정설’, 신태섭 KBS 이사의 동의대 해임에 대한 의혹, 표적감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KBS 감사의 문제점 등을 다뤘다. 아울러 대통령의 측근들이 한국방송광고공사(양휘부), YTN(구본홍), 아리랑 TV(정국록), 스카이라이프(이몽룡)의 사장으로 임명된 데 대해 방송의 독립성 훼손을 우려했다.

KBS <시사기획 쌈>은 이명박 정부가 공공기관 임원을 선출할 때 법적 절차와 취지, 관행을 어기고 정식 회의가 아닌 서명의결만으로 74개의 공공기관 123명의 임원을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또 101개 운영기관에 대한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했는데, 정작 이를 검토해야 하는 민간위원들 가운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던 위원들은 관련 자료조차 받아보지 못했으며 검토는 물론 의결에도 참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시사기획 쌈>은 대학교육협의회와 같은 민간기구의 사무총장을 바꾸라는 압력까지 가해졌다는 사실도 고발했다. 또 사퇴를 거부한 경우 ‘정치감사’ 또는 ‘표적감사’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준의 기이한 감사가 실시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사기획 쌈>은 “새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새로 임명된 기관장급 인물 68명이 이명박 대통령과 어떤 인연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본 결과, 28%인 19명이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선거캠프나 외곽조직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선거 선거캠프 출신 6명, 17대 대통령직 인수위 출신 6명,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외곽조직이나 자문교수단으로 활동한 사람이 5명이었다. 또한 <시사기획 쌈>은 이명박 대통령 서울시장 재임 시 서울시향에 재직했던 인물들, 설립 후 단기간에 24억 8천5백만 원을 기부 받았다는 재단법인 행복세상 인물들, 우리은행 출신 인물 등이 이 대통령과 얽히고설킨 관계를 이루며 금융권요직과 고위 관직을 독점하고 있음을 고발했다.

이명박 정부의 비민주적이며 초법적인 공기업·공공기관 인사를 소신 있게 지적한 KBS <시사기획 쌈>과 MBC <뉴스 후>는 다시 한 번 공영방송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두 달이 넘도록 촛불을 들었지만,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친한나라당’ 매체들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민을 탄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공영방송이 꿋꿋하게 제 역할을 다한다면, 이명박 정부의 여론통제, 언론탄압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믿는다. 공영방송의 구성원들, 특히 시사프로그램의 제작자들은 국민들이 보내주는 신뢰와 공영방송이 쌓아온 건강한 영향력을 믿고 권력에 대한 감시에 앞장서주기 바란다.
<끝>

 

2008년 7월 1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