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브리핑
1. KBS, “볼리비아 리튬 선정” 홍보에 앞장 서
2. 가파른 물가인상 … KBS는 침묵
3. 방통위 ‘종편 밀어붙이기’ … MBC ‘지나친 눈치보기’ 지적
8월 17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볼리비아 리튬 선점” 홍보에 앞장
1. KBS, “볼리비아 리튬 선점” 홍보에 앞장 서
볼리비아의 리튬 개발권을 놓고 한국이 중국, 일본, 프랑스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튬은 전기자동차와 핸드폰 등에 들어가는 2차 전지의 핵심원료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호수는 세계 최대의 소금호수로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 가까운 190만t이 매장되어 있지만, 소금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볼리비아는 리튬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들에게 ‘리튬 추출’의 과제를 맞기고 가장 좋은 결과를 내놓는 나라와 합작으로 리튬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은 지난 13일 볼리비아에서 ‘리튬 추출’ 기술 설명회를 가졌고, 이달 말 볼리비아 대통령 방한 때 ‘리튬의 개발 및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구속력이 있는 ‘기본합의서 체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고, 중국이 볼리비아 리튬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라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17일 KBS는 뉴스 첫 꼭지로 한국이 ‘볼리비아 리튬 개발’을 선점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나섰다. 또 리튬의 경제적 가치, 해외자원 개발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SBS는 해외 자원확보에 기업과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과 원인을 전해 접근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MBC는 볼리비아 에너지 사찰단이 현지에서 주민들에게 억류됐다가 풀려났다고 전했다.
KBS <볼리비아 리튬 선점 청신호>(홍수진 기자)
<차세대 에너지원>(김태형 기자)
MBC <‘볼리비아’ 고립 에너지 사찰단 풀려나>(단신)
SBS <해외 자원확보 총력전>(박민하 기자)
KBS <볼리비아 리튬 선점 청신호>(홍수진 기자)는 “세계 최대 매장량을 보유한 볼리비아의 리튬을 우리나라가 선점할 청신호가 켜졌다”, “볼리비아 정부가 우리와 양해각서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볼리비아 안데스 산맥 위에 펼쳐진 소금호수 모습을 비추며 이 소금호수에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이 묻혀있고 매년 리튬 수요가 크게 늘면서 볼리비아 리튬 개발을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가격 경쟁력과 친환경 기술을 앞세워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며 ‘볼리비아 정부로부터 독창성과 진정성이 있다는 찬사를 들었다’는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 인터뷰와 한국과의 기술협력에 긍정적인 볼리비아 광업부 차관 인터뷰를 함께 실었다. 그리고는 “우리 정부는 이달 말 쯤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방한 때 합작회사 설립 등의 내용을 담은 양해 각서 체결을 추진 중”이라며 “첨단 산업의 필수 소재인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면 관련 산업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고 전했다.
<차세대 에너지원>(김태형 기자)에서는 리튬이 핸드폰, 전기자동차, 태양전지의 핵심 자원으로 “전기전자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연탄과 우라늄, 철, 동, 아연, 니켈 등 한국의 6대 전략광물 자주개발률은 25% 정도에 그쳐 일본(57%), 중국(70%)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이 자원을 많이 쓰는 업종이어서, 해외 자원 개발과 협력은 앞으로 더욱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BS <해외 자원확보 총력전>(박민하 기자)은 포스코가 올해만 5곳의 해외 광산 지분을 샀고, 한국전력도 3곳의 광산 지분을 인수했으며, 광물자원공사는 리튬 개발권을 얻기 위해 볼리비아에서 기술설명회를 갖고 이달 말 양국 정상회담에서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해외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는 건 중국이나 인도 등이 자원 싹슬이에 나선데다, 자원 부국들의 자원 민족주의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과감한 예산 지원과 함께 자원 민족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외교 역량 강화도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MBC는 단신 <‘볼리비아’ 고립 에너지 사찰단 풀려나>에서 “리튬 개발 협의를 위해 볼리비아 현지 시찰을 하던 한국 사업단이 현지 주민들에 의해 억류됐다 하루 만에 풀려났다”며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를 비롯한 리튬사업단 16명이 어제 시위대 도로 봉쇄로 고립됐다가 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 4시쯤 무사히 풀려났다”는 외통부의 발표를 전했다.
2. 가파른 물가인상 … KBS는 침묵
- MBC ‘정부대책’에 초점, SBS ‘물가 뛰는데 소득은 제자리’
정부는 17일 과천청사에서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민생안정 차관회의를 열어 추석 물가대비책을 논의하고, 다음 달 초 ‘서민물가 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최근 채소값이 전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오르는 등 ‘농축산물’이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추석이 다가오면 가격 급등이 우려되고 있다. 또 정부의 전기 요금(3.5%)및 도시가스 요금(4.9%) 인상으로 공공요금이 덩달아 들썩이면서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늘었다. 여기에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인한 원유값 상승 등 원자재 값 급등도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17일 방송사들은 관련 보도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MBC는 물가가 오르는 상황을 전했지만 정부의 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SBS는 물가는 오르지만 소득이 쫓아가지 못하는 현실을 전하며 정부대책에 대해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리튬 선점’을 대대적으로 강조한 KBS는 정작 ‘물가인상’ 문제는 보도하지 않았다.
MBC <추석물가 비상>(이필희 기자)
SBS <물가 뛰는데 소득 제자리>(정호선 기자)
MBC <추석물가 비상>(이필희 기자)은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특히 많이 올랐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추석을 앞두고 서민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출하를 늦추거나 사재기 조짐까지 보이자 정부가 물가 안정 대책 마련에 나섰다”며 “농축수산물 등 물가 불안 품목을 중심으로 부문별로 단기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서 서민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임종룡 기획재정부 차관의 인터뷰를 싣고, “추석 전까지는 매주 차관회의를 갖고 서민 물가를 잡기 위한 종합 대책을 다음 달 초까지 내놓기로 했다”는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SBS <물가 뛰는데 소득 제자리>(정호선 기자)는 앵커멘트로 바로 앞 보도에서 올 상반기 우리 기업들의 순이익이 두 배 이상 올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정부가 발표하는 수치와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어떻게 다른지, 또 이유는 뭔지”를 다뤘다고 전했다.
보도는 “(물가가 너무 올라)진짜 서민들 살기 너무 힘들다”는 주부 인터뷰를 실은 뒤, “추석을 앞두고 농산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산지에서는 사재기를 하거나 물량출하를 늦추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생활물가가 급등하면서 가계 씀씀이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훨씬 웃돌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원인으로 “호황을 누리는 대기업과는 달리, 근로자의 88%가 일하는 중소기업은 여전히 실적이 부진해 서민들 체감경기를 냉각시키고 있다”며 “수출 대기업 중심의 경기회복이 내수 및 중소기업으로 파급되지 못하는 가운데 서민들의 체감물가의 영향이 큰 농수산물 및 공공요금의 인상 압력이 점점 높아진다”는 김영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의 분석을 전했다. 그리고는 “(정부가)민생안전 차관회의를 열어 자동차 보험료와 통신비 등의 인상폭을 최대한 낮추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지만, 서민 가계에 온기를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3. 방통위 ‘종편 밀어붙이기’ … MBC ‘지나친 눈치보기’ 지적
- KBS는 아전인수식 ‘수신료 인상’ 보도
1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 기본 계획안을 발표했다. 최초 납입자본금 3000억원, 사업자 수는 2개 이하 또는 3개 이상이다. 사업자 선정 방식은 일정 심사기준을 충족하면 모두 허가를 내주는 절대평가와 사업자 수를 사전에 정하고 고득점 순으로 뽑는 비교평가 두 가지 방안이 모두 제시됐다. 그러나 정작 관심이 집중된 사업자 선정 방식, 사업자 수 모두 확정하지 않아 종편 희망 사업자와 종편 반대론자 양쪽으로부터 쏟아질 ‘비판’을 의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방통위는 오는 9월 초 공청회, 10~11월 사업자 선정공고를 거쳐 연내에 사업자 선정 계획을 확정지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악법 날치기 통과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2차 권한쟁의 심판이 오는 10월로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방통위가 종편 선정을 강행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종편선정을 밀어붙이면서 내세운 미디어산업 육성, 다양성 강화도 헛구호다. ‘조중동 방송’이 만들어지는 것은 다양성 강화가 아니라 여론독과점 심화로 이어질 것이며, 심지어 종편의 먹고 살 길을 마련해주기 위해 KBS 수신료 인상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17일 방통위의 종편계획안 발표를 보도한 곳은 MBC뿐이었다. MBC는 종편 선정 계획의 문제점을 면밀하게 따지지는 않았지만 기본계획이 명확하지 않다며 ‘지나친 눈치보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중동 종편을 위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KBS는 수신료 공청회 소식을 전하며 이번에도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에 공감했다’는 아전인수식 보도를 전했다.
MBC <자본금 3천억원>(배선영 기자)은 방통위가 제시한 사업자 선정방안을 전했는데, 1안으로 일정한 심사기준에 맞는 사업자는 모두 선정할 경우 다수의 사업자가 출현해 종편채널간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2안 사업자 수를 미리 정할 경우에도 탈락자의 반발로 방통위와 해당 사업자가 특혜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방통위의 선정 일정을 전한 뒤, “지난해부터 1년 이상을 끌어온 종편선정작업, 그러나 기본계획안에는 무엇하나 명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어 방송업계에서는 지나친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KBS는 <“수신료 현실화 공감”>(정인성 기자)에서 대구에서 열린 수신료 2차 공청회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보도 시작부터 “수신료 현실화의 당위성엔 대체로 의견을 함께했다”며 ‘수신료 인상’을 기정사실화 한 뒤, BBC와 NHK 등 외국의 공영의 수신료 금액과 수신료 차지 비율 등을 그래프로 보여주며 “적게는 10분의 1에 불과한 수신료 금액, 수신료가 전체 예산의 40% 안팎인 재원구조로는 공영방송의 과제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수신료 인상’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이어 “야당 측은 특히 종합편성 채널과 관련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광고 폐지에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정치적 독립성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과 KBS의 지역성 강화 대책 등이 병행돼야한다는 의견도 쏟아졌다”고 참석자들의 발언을 전했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에 앞서 지역 언론단체들이 ‘수신료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KBS정상화’ 없는 수신료 인상은 절대 안된다고 주장한 내용은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끝>
2010년 8월 1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