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2월 22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09.12.23)1. ‘이건희 사면’ … KBS·MBC, MB ‘고민 끝 결정’ 부각
2. 검찰 ‘한명숙 기소’ … KBS, ‘야당 반박’ 제대로 보도 안 해
한명숙·야당의 ‘검찰 반박’, KBS 제대로 보도 안 해
22일 청와대가 새해 특별사면을 검토하고 있고, 여기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포함되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2000년 6월 법학 교수 43명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과 관련해 이 전 회장과 임원을 배임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2007년)으로 조준웅 특검팀(2008년)이 수사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9년 만인 지난 8월, 법원은 이 전 회장에 대해 배임 및 조세포탈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법원의 최종 판결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 ‘유전무죄’ 판결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런데 불과 4개월도 지나지 않아 이 전 회장 ‘특별사면’이 거론되자 사면권의 취지와 법 원칙이 흔들릴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2일 KBS와 MBC는 이 전 회장의 ‘특별사면 검토’를 보도했다. 그러나 이 전 회장 특별사면의 문제점이나 비판 목소리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오히려 보도는 이 대통령이 ‘법질서 확립과 현실적 요구 속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청와대의 결정을 두둔하고 나섰다.
MBC <이건희 회장 포함 70여명 사면>(박재훈 기자)
이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건희 전 회장의 사면 복권이 필요하다는 각계의 탄원이 오늘도 이어지자 청와대도 고심하고 있다”며 “청와대는 새해 초 특사 형식으로 이건희 전 회장을 사면 복권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건희 사면’에 대한 문제 지적은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특정한 사유로 법 원칙이 훼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적인 입장”이라고 짧게 언급한 뒤, “경제계, 체육계 등의 사면복권 요구와 법질서 확립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사면권자인 대통령의 최종 결심만 남았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보도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 전 회장의 힘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고, 삼성이 보다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외부 건의가 잇따랐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법질서 확립 원칙’과 ‘경제계의 현실적 요구’ 사이에서 고민해오던 이명박 대통령도 최종적으로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대통령이 ‘고민 끝에 결정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리고는 “청와대 관계자는 이건희 전 회장을 제외하면 사면 대상 대부분이 주로 중소기업인들 이라며, ‘경제.투자 활성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거’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 사면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MBC <“조직적 개입”..반발>(강명일 기자)
SBS <수뢰혐의 불구속 기소>(김지성 기자)
<“법정서 진실 가리자”>(김호선 기자)
<산자부가 지원>(정윤섭 기자)은 “평소 알고 지내던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여러 차례 공기업 사장직을 부탁했다”, “그 뒤 11월 이원걸 당시 산업자원부 차관에게서 석탄공사 사장을 준비하라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한 전 총리가 정세균 당시 산자부 장관에게 곽 씨를 부탁한다고 말했고, 곽 씨는 감사의 뜻으로 5만 달러를 건넸다”는 등 검찰의 기소 내용을 충실하게 전했다. 이어 “검찰 관계자는 곽 씨가 원하는 공기업을 특정하지는 않았는데도, 산자부와 한전이 먼저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며 검찰이 한 전 총리를 불구속기소했다고 전했다.
한 전 총리 측의 반박은 보도 말미에 “한 전 총리 측은 곽 씨의 신빙성 없는 진술을 짜맞춘 무리한 기소라고 반발하며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조직적 개입”..반발>(강명일 기자)은 먼저 산자부 고위 공무원이 개입했다는 등의 검찰 기소 내용을 보도했다. 이어 “한명숙 전 총리 측과 민주당은 병약한 노인의 일방적 진술에 근거한 짜 맞추기 수사라고 반박했다”며 “속지 뺏으니까 이게 3만 달러예요. 또 그러면 밑에다 넣을 수 있다. 양복주머니. 어떻게 불안해서...다 보이잖아요?”라며 3만 달러를 양복 바지주머니에 넣은 화면을 비추며 검찰 주장에 반박하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주장을 전했다. 또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한마디로 ‘공소 사실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고 덧붙였다.
<수뢰혐의 불구속 기소>(김지성 기자)는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기소 내용을 전하며 “전직 총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적은 있지만,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언급하고, “하지만 한명숙 전 총리 측은 금품 수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법정서 진실 가리자”>(김호선 기자)에서는 검찰 기소에 대한 여야의 주장을 나열했다. 이어 국회 법사위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5만 달러를 양복 주머니에 넣어가 한 전 총리에게 건넸다는 곽영욱 전 사장의 진술을 시연까지 해가며 반박했다”, “피의 사실 유출 등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며 박지원 의원과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의 비판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이귀남 법무장관은 피의 사실 유출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했지만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