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브리핑
1. ‘포이즌 필’ 도입…SBS는 무비판․단신보도
2. 방송3사, ‘최상재․박석운 강제연행’ 제대로 보도 안 해
3. 친일인명사전 편찬…KBS ‘후손 반발’ 부각
11월 6~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포이즌 필’ 도입, MBC만 비판보도
1. ‘포이즌 필’ 도입…SBS는 무비판․단신보도
KBS <기업사냥꾼 막는다>(남승우 기자/11.9)
MBC <‘포이즌 필’ 도입>(김준석 기자/11.9)
<양날의 칼>(정승혜 기자/11.9)
SBS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포이즌 필’ 도입 추진>(단신/11.9)
9일 법무부가 재벌들의 ‘방탄복’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포이즌 필’을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상법 개정에 착수했다. ‘포이즌 필’이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어할 수 있도록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값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는 주는 것이지만 부작용도 커 ‘독약증권’으로 불리고 있다. 법무부는 “기업역량을 생산적 투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포이즌 필’을 도입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적대적 M&A가 거의 없고, 재벌총수와 지배주주의 전횡을 부추기는 등 오히려 한국 경제 발전에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방송3사도 9일 관련 보도를 했는데, 보도 내용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SBS는 단신으로 정부의 ‘포이즌 필’ 도입 사실을 짧게 전했다. KBS는 법무부의 ‘포이즌 필’ 도입을 중심으로 보도하며 문제점은 보도 말미에 간단하게 다뤘다. MBC는 ‘포이즌 필’ 도입의 문제점을 자세하게 다뤘다.
KBS는 <기업사냥꾼 막는다>(남승우 기자)에서 ‘포이즌 필’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한 제목을 달아 관련 소식을 전했다. 보도는 “법무부가 이런 적대적 인수합병에 맞설 대책을 2년 동안 검토한 끝에 ‘신주 인수 선택권’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포이즌 필’의 내용을 설명했다.
이어 “‘독약’으로 불릴 만큼 부작용 논란도 만만치 않다”며 “기업가치 상승시키는 투자를 하는 게 아니고 외환위기 이전의 여러 가지 폐단이 나오는 것”이라는 김우찬 경제개혁연구소장의 인터뷰를 실은 뒤, “신주 인수 선택권 제도, 이른바 투기자본을 막는 우리 기업들의 파수꾼이 될지, 아니면 재벌들의 경영권만 지켜주는 독약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MBC는 <‘포이즌 필’ 도입>(김준석 기자)에서 법무부의 포이즌 필 도입 목적과 포이즌 필의 내용을 설명했다.
<양날의 칼>(정승혜 기자)에서는 ‘포이즌 필’ 도입의 문제점을 다뤘다. 보도는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난다”는 재계의 주장과 달리 “기업투자 활성화와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다”는 반박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재벌 경영권이 순환출자 등으로 이미 과보호돼 있어 특혜”이며,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 유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태껏 반대해오던 정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점도 포이즌 필 도입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고 꼬집었다.
SBS는 단신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포이즌 필’ 도입 추진>에서 “정부가 마련한 상법 개정시안에 따르면, 적대적 인수합병 상황이 발생하면 이사회 결의만으로 기존 주주들은 시가보다 싼 값에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며 포이즌 필 제도의 내용을 짧게 다뤘다.
2. 방송3사, ‘최상재․박석운 강제연행’ 제대로 보도 안 해
MBC <언론노조 위원장 단식 농성 중 연행>(단신)
9일 경찰이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과 민언련 박석운 공동대표를 ‘집시법 위반’으로 강제 연행했다. 최 위원장은 위법성이 확인된 언론악법의 국회 재논의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여왔고, 9일부터 박 대표가 합류했다. 경찰의 강제 연행을 두고, 언론악법이 위법이라는 국민여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9일 방송3사는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와 SBS는 아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고, MBC만 단신으로 짧게 전하는데 그쳤다.
MBC는 단신 <언론노조 위원장 단식 농성 중 연행>에서 최 위원장의 연행 사실을 전하며 “최 위원장은 ‘미디어법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6일째 단식 농성을 벌여 왔으며, 오늘부터 단식 농성에 합류한 진보연대 박석운 공동대표도 최 위원장과 함께 연행됐다”고 짧게 전했다.
3. 친일인명사전 편찬…KBS ‘후손 반발’ 부각
KBS <‘친일’ 4,389명 공개>(임종빈 기자)
<후손들 강력 반발>(김경수 기자)
MBC <8년 만에 ‘친일 인물’ 집대성>(송양환 기자)
<“뜻 깊은 일”..“편파”>(공윤선 기자)
SBS <‘친일 인명사전’ 공개…박정희 등 4,389명 수록>(박상진 기자)
<우여곡절 8년..논란 예상>(정혜진 기자)
8일 민족문제연구소가 일제 강점기 4389명의 친일 행적을 기록한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했다. 8년여의 친일인명사전 편찬 과정은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보수단체․친일인사 후손들의 반발과 관련 소송, 국회의 예산 전액 삭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3만 여명에 이르는 국민들의 자발적 성금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지금까지 친일․반민족행위를 심판하고 청산하는 작업을 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뉴라이트 등 수구기득권 세력들은 노골적으로 ‘건국 60년’ 운운하며 역사 왜곡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속에서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친일인명사전은 청산하지 못한 친일역사를 바로잡는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친일인명사전 편찬의 의미를 제대로 짚어주지 못했다. 그나마 MBC와 SBS는 친일인명사전이 국민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졌다며 편찬 과정을 전했지만, KBS는 친일인명사전에 반발하는 보수단체와 친일인사 후손들의 목소리를 전하는데 치중했다.
KBS는 8일 <‘친일’ 4,389명 공개>(임종빈 기자)에서 친일인명사전 편찬 사실과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사전에 실린 주요 친일 인사들에 대해 보도했다.
<후손들 강력 반발>(김경수 기자)에서는 “사전 발간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20개 단체는 민족문제연구소가 근거 없는 친일의 잣대를 휘두르고 있다며 연구소의 해체를 주장했다”며 “사가들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거치고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보수단체의 주장을 전했다. 이어 ‘한 개인의 삶 전체를 봐야 한다’는 박지만 씨 대리인, “사실이 아닌 것을 표현의 자유라고 인정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 우리는 끝까지 법적투쟁을 하겠다”는 장지연 후손의 반발 등을 실었다. 그리고는 이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제시대 행적은 여러 기록 등에 나와 있다’고 반박하는 민족문제연구소 측 인터뷰를 전한 뒤, “100건이 넘는 이의신청과 각종 소송 끝에 발간된 친일인명사전, 앞으로는 명예훼손 소송이 잇따르며 본격적인 법정 싸움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MBC는 8일 <8년 만에 ‘친일 인물’ 집대성>(송양환 기자)에서 친일인명사전 편찬 사실과 내용을 전했다. <“뜻 깊은 일”..“편파”>(공윤선 기자)는 친일인명사전 발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상반된 평가를 나열했다. 보도는 “지난 2004년에는 정부가 예산 지원금 5억 원을 삭감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시민들이 불과 열흘 만에 5억 원의 성금을 모아 발간 비용을 댔다”고 전하고, 후손들의 이의신청과 소송 등으로 발간이 늦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친일인명사전 발간에 반발하는 보수단체 항의 집회 소식과 친일인명사전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며 독립유공자와 박지만씨 변호인의 찬반 인터뷰를 실었다.
SBS는 8일 <‘친일 인명사전’ 공개…박정희 등 4,389명 수록>(박상진 기자)에서 친일인명사전 발간 내용 등을 실었다.
<우여곡절 8년..논란 예상>(정혜진 기자)에서는 보수단체와 후손들의 반발을 전한 뒤, “97년 외환위기 때는 민족문제연구소 회원의 80%가 이탈하면서 재정이 흔들렸고, 2003년에는 국회가 연구예산 5억 원 전액을 삭감해 편찬 작업이 좌초될 위기까지 처했지만, 국민성금 덕에 작업을 이어갔다”며 친일인명사전 발간까지의 과정을 전했다. <끝>
2009년 11월 1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