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브리핑
1. KBS, ‘상품수지 흑자’ 적극 띄우기
2. RSF “한국 언론자유 추락”…KBS·SBS 보도 안 해
3. 법원, 경찰의 ‘촛불 폭력진압’ 국가배상 판결…KBS만 보도 안 해
10월 2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한국 언론자유 69위’, MBC만 보도
1. KBS, ‘상품수지 흑자’ 적극 띄우기
KBS <상품수지 흑자 첫 日추월…OECD 2위>(김태욱 기자)
<고용 없는 성장>(박유한 기자)
MBC <실적 늘고 고용 줄고>(박찬정 기자)
<일자리의 그늘>(정승혜 기자)
21일 기획재정부는 한국이 상반기에 266억 달러의 상품수지 흑자를 기록해 일본(91억 달러)을 추월했으며, OECD 30개 국가 중에서도 독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엔화의 가치는 높아지고 원화는 떨어지면서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제조업 출하액도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는데, 이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단가 상승과 고환율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렇게 환율 등의 이유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 제조업 출하액은 늘었지만, 경제의 밑바탕이 되는 설비투자, 제조업체 수, 고용 문제는 아직도 심각하다. 상반기 GDP대비 설비투자비율은 사상 최악인 8.8%로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제조업체 수도 10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종사자 숫자도 7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21일 KBS와 MBC는 관련 보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KBS는 뉴스 첫 꼭지부터 ‘상품수지 흑자로 일본을 추월했다’고 부각했다. 고용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서비스업 활성화 계획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며 국회에 책임을 전가하는 듯 한 태도를 보였다.
MBC는 제조업 출하액은 늘었지만 고용은 오히려 감소했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고용감소의 원인을 분석했다.
KBS는 뉴스 첫 꼭지 <상품수지 흑자 첫 日추월…OECD 2위>(김태욱 기자)에서 한국이 올 상반기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OECD 30개국 중 2위로 올라섰고, “따라잡는 건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일본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세계 경제위기 와중에도 수출 대상국과 품목을 다변화하면서 일궈낸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보도는 이 같은 결과가 “1200원을 웃도는 고환율효과” 때문이라면서도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긴데다가 한국 제품의 품질 경쟁력도 한층 올라가고 있는 만큼 지금의 추세 굳히기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 없는 성장>(박유한 기자)에서는 지난 해 제조업 출하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지만 제조업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주력산업인 전자와 자동차의 고용이 감소한데다 노동집약 업종의 구조조정으로 의류와 섬유 쪽의 일자리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는 ‘선진국에 비해 비중이 낮은 서비스업을 키워야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홍기택 중앙대 교수 인터뷰를 실은 뒤, “정부도 서비스업 활성화에 주력할 계획이지만 관련 법안은 1년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MBC는 <실적 늘고 고용 줄고>(박찬정 기자)에서 제조업 출하액은 1,000조원을 돌파하며 지난 9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단가 상승과 높은 환율 덕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업체 수는 10년 만에, 종사자들의 숫자도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전한 뒤, “제조업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일자리의 그늘>(정승혜 기자)에서는 경기가 회복된다는데도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고용시장의 문제를 전했다. 보도는 “최근 몇 년 간 고용시장의 특징은 경기가 좋아도 사람을 더 뽑지 않고, 경기가 나빠지면 즉각 인력을 감축한다는 것”이라며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력은 최소한으로 운용하고 기계 설비투자를 늘리는 식으로 기업들의 경영방식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도는 “결국 고용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중소기업과 서비스 산업, 내수 업종에서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것이 일자리 해결의 열쇠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고 전했다.
2. RSF “한국 언론자유 추락”…KBS·SBS는 보도 안 해
MBC <국경 없는 기자회 “한국 언론자유 추락”>(단신)
20일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2009 세계 언론자유 지수’를 발표했는데, 한국은 6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7위에서 22단계 하락했을 뿐 아니라 그동안 RSF가 발표한 언론자유 지수로는 최악의 순위를 차지했다. RSF는 <PD수첩> 기소, 미네르바 구속, YTN 기자 체포 등 이명박 정부의 언론통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보도한 곳은 MBC밖에 없었다.
MBC는 단신 <국경 없는 기자회 “한국 언론자유 추락”>에서 한국의 언론자유가 “175개국 가운데 69위로, 작년보다 22단계나 하락했다”는 국경 없는 기자회 발표를 전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기자와 블로거를 체포하고,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 통제를 시도해 작년의 47위에서 올해 69위로 순위를 낮췄다”는 기자회의 선정 이유를 전했다.
한편, KBS는 RSF의 발표는 보도하지 않으면서 자사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뽑혔다는 조사결과는 보도했다.
단신종합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사 ‘KBS’>에서 한국광고주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4%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사로 KBS를 꼽았다”, “또 응답자의 57%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뉴스 매체는 TV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3. 법원, 경찰의 ‘촛불 폭력 진압’ 국가배상 판결…KBS만 보도 안 해
MBC <“국가가 60% 배상”>(이혜온 기자)
SBS <“촛불집회 과잉진압, 국가에 60% 배상책임”>(단신)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3부는 YMCA 이학영 사무총장 등 7명이 지난 해 6월 29일 새벽 누워있는 시위대에 폭력을 가한 경찰 진압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치료비와 위자료를 포함해 105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별다른 저항 없이 소극적으로 도로에 누워있던 ‘눕자 행동단’을 곤봉을 휘두르며 발로 밟아 상해를 가한 것은 예측되는 시위의 위험성에 비춰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은 것”, “경찰은 최대한 안전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다치지 않게 시위를 진압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법원의 판결 내용을 KBS는 보도하지 않았다. SBS는 단신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MBC는 사건 당시 경찰의 폭력진압 장면을 보여주고, 법원 판결의 의미를 짚어 차이를 보였다.
MBC는 <“국가가 60% 배상”>(이혜온 기자)에서 지난해 6월 촛불집회 당시 YMCA‘시민불복종 평화행동단’ 100여명이 경찰의 진압에 맞서 골목길에 드러눕자 경찰이 이들을 방패로 찍고 폭행해 “시위대는 얼굴뼈가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전했다. 이어 이들 중 7명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천만 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며 법원 판결 내용을 전하고, “불법집회나 시위가 되었다 하더라도 국가가 과도한 폭력을 행사하여 진압하는 것은 불법행위가 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는 공보판사 인터뷰도 실었다.
SBS는 단신 <“촛불집회 과잉진압, 국가에 60% 배상책임”>에서 “재판부는 경찰이 이 씨 등을 방패로 내리찍고 곤봉을 휘두르며 발로 밟는 등 시위 진압에 합리성이 없었다며 다만 원고들이 시위 진압을 방해한 점을 참작해 국가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끝>
2009년 10월 2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