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9월 2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9.24)■ 오늘의 브리핑
1. KBS, 한미간 ‘북핵 엇박자’ 언급조차 안 하고 ‘MB 띄우기’에 급급
2. 방송3사, 고위공직 후보자 ‘검증’은 없고…여야 주장 나열에 그쳐
3. 2010년 국세수입 예산안…KBS는 ‘정부 두둔’에 급급
MB 제안에 냉담한 미국, KBS는 ‘모른 척’
- MBC·SBS, ‘MB제안’에 냉담한 미국 반응 전해 차이
MBC <“대화 모색할 때”> (박재훈 기자)
<미묘한 온도차> (권희진 기자)
SBS <온실가스 감축 중재안> (손석민 기자)
<대북정책 엇박자?> (하현종 기자)
23일 MBC와 SBS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미국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KBS는 이 대통령의 ‘일괄타결’ 제안으로 불거진 한미 간의 ‘북핵 엇박자’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이 대통령이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 1그룹 원탁회의를 공동주재하면서 제안한 ‘온실가스 감축이행 등록부 제도’가 국제적으로 평가를 받았다고 띄우고 나섰다.
KBS는 <중재안 공식 제안>(이재원 기자)에서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라는 인류 공동의 도전에 맞서 선진국과 개도국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우리가 제안한 ‘온실가스 감축이행 등록부 제도’는 선진국과 개도국간 접점을 찾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선진·개도국간 이견을 좁히고 개도국을 유도하는 중간자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부각했다.
<“대화 모색할 때”>(박재훈 기자)는 이 대통령과 뉴욕타임즈와의 회견내용을 전했는데, ‘일괄타결안’에 대한 뉴욕타임즈의 비판적 평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후진타오 중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핵문제’가 주요하게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묘한 온도차>(권희진 기자)에서는 앵커멘트부터 이 대통령의 ‘일괄타결안’에 대해 “미국이 미묘한 온도차이를 내비쳤다”며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한미 간 공조에 불협화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운을 뗐다.
보도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이 대통령의 제안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고, 켈리 국무부 대변인도 ‘이 대통령 개인 정책’이라고 거리를 뒀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도 그랜드 바겐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일괄타결 제안이 북미 양자 대화로 시작되는 미국의 북핵 해법 구상에 차질을 줄 수 있어 시큰둥한 반응이 나온 것 같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그리고는 ‘일괄타결안’이 “우리 정부가 북핵 문제의 중요 당사자임을 분명히 하고, 향후 협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라며 “북미 대화 국면에서 한미 양국 간에 미묘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측의 일괄타결 구상이 핵심 의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실가스 감축 중재안>(손석민 기자)은 “이 대통령은 십시일반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오는 12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의 성공을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며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을 절충해 이른바 ‘온실가스 감축 등록부’를 유엔에 설치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대북정책 엇박자?>(하현종 기자)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그랜드 바겐’ 제안에 대해 미국 정부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개인 정책’이라고 말했고, 캠벨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측이 ‘그랜드 바겐’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고 보도한 뒤, “미국 언론의 반응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며 “그랜드바겐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는 뉴욕타임즈의 평가도 전했다. 그리고는 “외교가 일각에서는 북핵 문제가 대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미 양국이 주도권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청문회에서 드러난 고위 공직 후보자들의 문제를 면밀하게 따지기는커녕, 인준을 둘러싼 여야의 주장을 나열하는데 급급했다. 그나마 MBC가 인사청문회를 분석하는 보도를 했으나, 고위 공직 후보자들을 검증하기보다는 인사청문회의 ‘기준’을 지적하는데 그쳤다.
보도는 여당 일부에서 ‘자성론’이 없지 않다면서도 “한나라당은 인사청문 결과 국무위원 후보자들에게 큰 결격 사유는 없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은 청문회 결과 흠결이 분명해졌다며 정운찬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고 법무, 노동, 여성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자유선진당도 세종시 축소의 우려가 있다며 총리 인준에 반대해 야권은 공조 양상”이라며 여야간 입장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도덕성의 기준>(박성호 기자)에서는 인사청문회의 ‘기준’을 문제 삼는데 그쳤다.
보도는 “총리 후보자는 소득세법 위반, 대법관, 법무, 노동장관 후보자는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확인됐다며 “집단 고해성사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후보자들의 도덕성 문제는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여당의 달라진 잣대를 거론하고, “야당은 국정 수행능력보다 옛일을 따지는데 더 열심이었고 여당은 감싸기에 치중해 ‘방탄 청문회’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난한 뒤, 미국과 같이 오랜 기간을 거쳐 검증하는 방식으로 청문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거론했다. 그리고는 “도덕성 검증은 현실론과 원칙론을 조화 할 객관적 기준을 만들 때가 됐다는 지적”이라며 “같은 법을 어겨놓고 누구는 장관이 되고 누구는 처벌받느냐는 법치주의 근본에 대한 의문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데 그쳤다.
한편, 총 국세수입은 3.9% 증가 예정이지만, 지방에 떼어주는 지방소비세(부가가치세의 5%)를 제외하면 실제 증가율은 2.4%에 불과하다.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연 평균 국세수입 증가율 7.9%였다. 국세수입이 이렇게 줄어든 이유는 2008년 실시한 대규모 감세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인데, 이로 인한 국가 재정적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정부가 발표한 세입예산안의 문제점을 면밀하게 따지지 못했다. KBS는 ‘개인 세금은 늘어나지만 조세부담률은 낮아진다’, ‘경기가 회복되고 비과세-감면조치가 줄면 국세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며 정부 감싸기에 급급했다. SBS는 단신으로 짧게 전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MBC는 기업보다 개인부담이 늘어난다고 전하고, 정부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했다.
또 “기획재정부는 내후년인 2011년부터 우리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고 각종 비과세-감면 조치가 줄어들기 때문에 국세 수입이 한해 평균 8~10%씩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며 정부 재정적자 우려를 감싸주기에 급급했다.
또 “거둬들이는 돈은 많지만 써야할 돈도 많아서 재정건전성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워낙 경기가 중장기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서 정부는 건전하게 재정을 운영하고 가능한 한 세수를 많이 증대시켜야 한다”는 KDI 고영선 박사의 인터뷰를 전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