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8월 1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8.13)■ 오늘의 브리핑
1. 기무사 ‘민간인 사찰’...KBS, 기무사 반박에 힘 실어
2. KBS, ‘취업자수 감소’ 보도 뒤 “노동유연성 높여야 일자리 증가” 장관 발언 전해
3. MBC, 미국 ‘무료진료 사태’ 전하며 한국 ‘의보민영화’ 꼬집어
KBS, 기무사 ‘민간인 사찰’ 문제 “진실공방”으로 다룰 일인가
MBC <“민간인 사찰” 논란>(박범수 기자)
SBS <민간인 사찰 논란>(권영인 기자)
12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무사 직원 신모씨의 수첩과 신씨가 찍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수첩과 동영상에는 군 관련 사건으로 활동범위가 제한되어 있는 기무사가 민간인 사찰에 나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민노당 당직자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세세하게 담겨 있다. 기무사는 지난 1990년 민간인 사찰이 내부 양심선언으로 폭로되어 명칭을 보안사에서 기무사로 바꾸고, 활동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해 왔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공안통치가 강화되는 와중에 20여년 만에 ‘민간인 사찰’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그러나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보도의 배치나 기사 량 등에서 방송3사의 관련 보도 비중은 높지 않았다. 방송3사 모두 한 꼭지씩 보도하는데 그쳤으며, 보도 배치도 KBS는 20번째 꼭지, MBC는 14번째 꼭지, SBS는 17번째 꼭지였다. 특히, KBS와 SBS는 김연아 선수의 아이스쇼 연습 장면 보도보다도 뒤에 기무사 관련 보도를 내보내기까지 했다.
KBS는 이번 사안을 ‘진실공방’으로 접근하고 오히려 기무사 쪽 반박에 비중을 두는 영상화면을 내보냈다. KBS는 제목부터 <‘민간사찰’ 진실공방>(하준수 기자)으로 뽑았다. 앵커멘트도 “기무사가 즉각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이 뜨겁다”고 전했으며, 보도에서도 민노당의 폭로 내용과 기무사의 반박을 나열하며 보도 말미에 “민노당은 군 관련수사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고 기무사는 신대위 폭행자가 드러나면 고발하겠다면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며 ‘진실공방’으로 몰아갔다.
보도 영상은 교묘하게 기무사 쪽 반박에 힘을 싣고 있다. 민노당 당직자들의 활동 내용을 담은 동영상 장면은 집회 장면을 위주로 5~6초 정도로 짧게 비추는데 그친 반면 “(신모 대위가) 평택역 집회 당시 적법한 수사활동을 벌이다 시위대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뒤 빼앗긴 것”이라며 폭행사건으로 몰고 가려는 기무사 측의 반박을 전하며 자료화면으로 경찰과 시위대의 대치 및 충돌장면을 지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기무사 쪽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의도가 보였다.
<“노동 유연성 높여야”>(단신)
MBC <얼어붙은 고용>(정승혜 기자)
SBS <한달 만에 다시 감소>(정호선 기자)
방송3사 모두 7월 취업자 수가 줄었다며, 6월의 취업자수 증가가 정부의 ‘희망근로’로 인한 ‘반짝 효과’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KBS는 바로 이어 단신 <“노동 유연성 높여야”>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을 전했다. 보도는 윤 장관이 “노동시장이 유연해져야 성장률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임금 상승과 일자리 증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일자리 감소 보도 뒤에 ‘노동시장이 유연해져야 일자리가 증가된다’는 논란의 여지가 큰 윤 장관의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전한 것이다.
SBS <무료진료에 ‘장사진’>(김도식 기자)
이런 가운데, 12일 MBC와 SBS는 미국 LA 무료진료 현장 모습을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MBC는 <밤샘 줄 서더라도>(윤도한 기자)에서 “무료진료 행사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걸 보면 이곳이 과연 세계 최강국 미국인지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동시에 한국이 따라 하려는 미국 의료보험 제도가 얼마나 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한국의 의료보험 민영화 정책을 함께 꼬집었다.
SBS는 <무료진료에 ‘장사진’>(김도식 기자)에서 “3억 명의 미국인 중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은 약 4천 9백만 명, 6명 중 한 명 꼴”이라고 미국의 현실을 전하며,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료업계와 의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있다고 미국의 상황을 전하는데 그쳤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