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7월 2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7.23)■ 오늘의 브리핑
1. KBS·SBS, 한나라당 ‘언론악법’ 통과를 기정사실화2. 방송3사, ‘금융지주회사법’ 문제 제대로 비판 안 해
3. SBS, 쌍용차 노조 ‘폭력성’ 또 부각
KBS·SBS, 언론악법 ‘날치기’ 왜 비판 안 하나?
<하루 종일 ‘난투극’>(이경진 기자) <대리·재투표 공방>(김범용 기자)
<계파 간 ‘사전 조율’>(김지선 기자) <“사퇴·장외 투쟁”>(이승철 기자)
<신문·방송 겸영 가능>(김기현 기자) <8개월 싸우고도…>(박에스더 기자)
<“무효·법적 투쟁”>(송영석 기자)
MBC <미디어법 몸싸움‥강행처리>(김재용 기자) <전례없는 ‘재표결’>(김수진 기자)
<“대리투표 의혹”>(왕종명 기자) <‘원천무효’ 논란>(임명현 기자)
<여론 독과점 우려>(장준성 기자) <아수라장 국회>(이호찬 기자)
<시위..18명 체포>(박주린 기자) <12년만의 동시파업>(엄지인 기자)
<신문·재벌에 방송>(금기종 기자) <‘공룡 미디어’>(이정신 기자)
<결국은 ‘한편’>(이세옥 기자) <얼어붙는 정국>(박범수 기자)
SBS <직권상정‥강행처리>(허윤석 기자) <방송참여 허용>(남승모 기자)
<재투표 논란>(김윤수 기자) <난투극..부상자 속출>(손석민 기자)
<“불가피한 선택”>(김영아 기자) <충돌 후유증..정국 급랭>(권영인 기자)
<“원천무효” 장외투쟁>(최선호 기자) <입법전쟁 8개월>(김호선 기자)
<“강력투쟁”>(김수형 기자)
22일 한나라당이 의회폭거를 자행했다. 한나라당은 언론악법을 직권상정 해 불과 30여분 만에 신문법, 방송법, IPTV법 등 언론악법을 변칙으로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위법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리투표 의혹이 인터넷 등에서 구체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방송법이 부결됐음에도 재표결을 감행해 일사부재의의 원칙마저 위반했다.
그러나 KBS와 SBS는 한나라당의 의회폭거, 의회쿠데타의 문제점을 제대로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언론악법 ‘통과’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다.
KBS는 첫 꼭지 제목부터 <‘미디어법’ 몸싸움 속 ‘통과’>(김덕원 기자)라고 달아 ‘통과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계파 간 ‘사전 조율’>(김지선 기자)에서는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의 ‘직권상정하면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발언 이후 “야당과 다시 협상을 하며 명분을 쌓았고, 자유선진당과의 사전 조율에도 공을 들였다”며 내부 갈등을 딛고 박 전 대표와 자유선진당 등과 사전에 조율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방송법 재표결 문제에 대해서도 <대리·재투표 공방>(김범용 기자)에서 무효라는 민주당의 주장과 문제없다는 한나라당 주장을 나열한 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국회사무처의 입장을 덧붙였다. 또 대리투표 의혹에 대해서는 민주당 강봉균 의원의 주장을 간단하게 전했다.
SBS는 <“불가피한 선택”>(김영아 기자)에서 ‘국민에게 송구하다’면서도 “소수의 폭력 때문에 정상적인 표결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주장을 비중있게 실었다. 이어 한나라당의 언론악법에 힘을 실어 준 박근혜 전 대표와 자유선진당의 주장을 함께 전했다. <재투표 논란>(김윤수 기자)에서는 다른 방송사와 달리 방송법 재투표 문제만 다뤘는데, 그것도 여야의 상반된 주장을 나열한 뒤 ‘법적 하자 없다’는 국회의사과의 주장을 전했다. 대리투표 의혹은 앵커멘트에서 “대리 투표 의혹도 제기되면서 표결의 법적 효력 논란이 일고 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KBS와 SBS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국회사무처의 주장만 전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국회사무처가 ‘문제없다’는 근거로 제기한 사례에서도 표결 중 투표불성립이 있었을 때 바로 그 회의에서 다시 투표를 한 사례는 없으며, 다음 회의에서 재투표를 했다. 법률안의 경우에는 다음 회기에 재투표가 이뤄진 것으로 나온다는 지적이다.
<미디어법 몸싸움‥강행처리>(김재용 기자)에서는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강행처리 상황을 전하며 “방송법 표결 과정에서 이윤성 부의장이 의결정족수에 모자란 상황에서 투표 종결을 선언한 뒤, 재투표를 실시해 통과시키면서 무효논란이 거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례없는 ‘재표결’>(김수진 기자)에서 재표결 문제를 자세하게 보도했는데 “국회 선례집에는 투표 종료를 선포한 때에는 투표할 수 없다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투표가 불성립한 경우에도 재투표를 한 적은 지금껏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리투표 의혹을 전하며 “방송법 수정안은 복수의 절차상 하자 논란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대리투표 의혹”>(왕종명 기자)은 민주당 강봉균 의원이 제기한 대리투표 문제를 전했다.
SBS는 <방송참여 허용>(남승모 기자)에서 “여론 독과점을 막기 위해 구독률이 20% 이상인 신문은 방송진입이 여전히 금지된다”, “전체 시청율이 30%를 넘지 못하게 하는 사후규제도 포함됐다”, “신문법은 무가지와 경품 제공 등 불공정 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근거 규정을 담았다”고 평가했다.
<‘공룡 미디어’>(이정신 기자)에서는 6% 안팎의 지분으로 삼성을 지배하는 이건희 회장의 사례를 들며 “사실상 한나라당의 방송법은 조중동 방송-재벌 방송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다른 방송과 달리 종합편성채널 문제를 다뤘는데 “사실상 지상파 방송과 같은 영향력을 지닐 종합편성 채널은 무려 30%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이른바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친여 보수이념과 재벌들의 일방적인 논리가 365일, 24시간 일상에 파고들 수 있게 된다”고 비판했다. 또 “예컨대 구독률 11%인 중앙일보가 시청점유율 17% 정도인 MBC에 진출해 신방겸영을 해도, 여론독과점이 아니란 게 한나라당의 사후 규제”라고 꼬집었다.
MBC <대기업 은행 소유>(홍기백 기자)
한나라당이 밀어붙인 언론악법 못지않은 악법이 바로 금융지주회사법이다. 이 법은 재벌들의 은행 소유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으며 이럴 경우 한국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막대하다.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 및 감독을 강화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에도 역행한다. 시민사회에서는 제2의 IMF를 초래할 수 있는 경제악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는 금융지주회사법 직권상정 및 날치기 처리의 문제점을 제대로 비판하지 않았다.
KBS는 <기업도 은행 소유>(양지우 기자)에서 “사실상 산업 자본이 은행을 지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 “이번 개정의 취지는 금융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금융지주회사법을 설명했다. 문제점은 “이 법으로 금융산업의 독립성이 침해될 것이라는 우려 또한 만만치 않다”고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MBC는 <대기업 은행 소유>(홍기백 기자)에서 금융지주회사법을 설명하며 “산업 부문의 신규 자본이 금융 부분으로 신규로 유입될 경우에 금융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금융 산업의 자본 확충 및 건전성 향상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뉴라이트계열의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의 긍정적 평가를 전하기까지 했다.
SBS는 <직권상정‥강행처리>(허윤석 기자)에서 “4월 국회에서 통과가 무산된 금융지주회사법도 가결돼 은행이 아닌 금융지주회사는 제조업체를 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관련 보도는 없었다.
MBC <강제해산 임박>(장인수 기자)
SBS <강제 해산 임박>(박민하 기자)
용산참사 때 등장했던 경찰의 공중진압용 컨테이너까지 쌍용차 평택공장에 등장해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쌍용차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방송3사는 상황 전달에 그쳤다.
특히, SBS는 노조의 ‘폭력성’을 부각했다. SBS는 <강제 해산 임박>(박민하 기자)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쌍용차 평택 공장 상황을 전하며 노조가 “사제총과 새총으로 볼트와 너트를 쏘며 저항했다”며 “볼트와 너트는 손가락보다 더 굵어서 맞으면 쓰러질 정도로 충격이 큰데, 사흘 동안에 경찰 7명과 사측 직원 11명이 맞아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볼트와 너트에 맞아 부상당한 경찰과 사측 직원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KBS는 <사흘째 대치>(송명희 기자)에서 ‘물과 의약품’을 전달하려는 보건의료단체와 인권단체들마저 경찰이 막아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어 “군사독재시절에도 저희가 의료지원을 가도 기자회견을 막거나 의료지원을 막거나 의사를 연행하는 거는 한 번도 경험이 없다”는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부장 인터뷰를 실어 경찰과 사측 조처의 문제점을 보도했다.
MBC는 <강제해산 임박>(장인수 기자)에서 경찰이 헬기로 최루액을 쏟아 붓고, 노조원들도 저항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하고, ‘사측의 단수로 화약고라고 하는 도장공장에 대해서 화재 대책이 아무것도 없다’는 쌍용차 간부 인터뷰를 실어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