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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6.2)
등록 2013.09.2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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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이번엔 ‘한식만찬’으로 MB 홍보
 
 
1. 방송3사,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연설’ 무비판·단순전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MB 정권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명박 정권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1일 이명박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첫 라디오 연설에서, 북한의 핵문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서는 “이제 우리 모두 슬픔을 딛고 떠나간 분의 뜻을 잘 받들어 나갔으면 한다”며 국민장 기간 동안 협조해준 국민들에게 감사인사를 한 뒤, “슬픈 마음을 추스르고 밝은 미래를 향해 새롭게 출발하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이는데 그쳤다.
그러나 KBS와 MBC는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했다. SBS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
 
 
KBS는 <“국제평화 위협”>(이춘호 기자)에서 아세안 정상들이 북한 핵실험을 비판하는 내용의 별도 발표문을 내기로 했다고 전한 뒤, “이 대통령은 오늘 정례 라디오 연설과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개별 회담에서도 북한의 핵 보유를 국제사회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MBC는 <‘북핵규탄 발표문’>(박재훈 기자)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북핵규탄 발표문을 내기로 했다고 전한 뒤, “이 대통령은 앞서 아침 라디오 연설에서는 ‘늘 우리 민족끼리를 주장하던 북한이 우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喪을 당했을 때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사일을 연달아 쏴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며 “또 ‘핵무기가 북한 체제를 지켜줄 거라는 생각은 틀렸고, 핵 보유야말로 체제를 가장 위협하는 일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도 했다”고 단순 보도했다.
 
 
2. MBC, 주상용 청장 “실수” 해명 ‘사실과 다르다’ 지적
 
지난 달 30일 새벽, 경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이 끝난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추모객들을 내쫓고 시청광장을 다시 봉쇄했다. 또 시민들이 차린 대한문 앞 분향소마저 군화발로 짓밟았다.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은 분향소를 부순 것을 ‘일부 의경의 실수’라고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까지 보였다.
그러나 KBS와 SBS는 이런 경찰의 행태를 제대로 비판하지 않았다.
MBC는 경찰의 시청광장 폐쇄, 분향소 강제 철거, 주상용 청장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비판했는데, 2일에는 분향소 강제철거 영상을 분석해 주 청장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또 시청광장 폐쇄가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KBS와 SBS는 뒤늦게 시청광장 폐쇄의 문제점을 보도하며 공권력 남용을 비판했다.
 
 
MBC는 <거짓해명 논란>(이용주 기자)에서 대한문 앞 분향소 강제철거가 ‘일부 의경의 실수’라고 한 주상용 청장의 해명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보도는 분향소 강제 철거 당시 영상을 보여주며 “전경들 사이에서 마이크를 든 경찰 지휘관이 눈에 띈다”며 현장을 지휘하는 지휘관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저쪽 것도 다 걷어”, “뒤로 빼란 말이야”라며 분향소 천막 철거를 직접 지시하는 육성도 전했다. 또 “당시 투입된 경찰병력은 줄잡아 수백 명. 일사불란하게 이동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의경 이동모습을 보여준 뒤, ‘경찰들이 조직적이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일부 경찰의 실수라고 보기는 어려웠다’는 목격자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주 청장이 “강제철거라면 부서진 천막을 압수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은 걸 보면 ‘단순 실수’가 맞다”며 ‘실수’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현장 경찰관들은 전경도 군인과 다름없다며, 상부의 지시 없이는 대열을 벗어나 움직이기 힘들다고 말한다”며 “결국 경찰 수뇌부가 잘못된 현장 보고를 받았거나, 국민적 비난이 확산되자 의경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무리한 봉쇄”>(이호찬 기자)에서는 경찰의 서울광장 봉쇄 상황을 전하며 경찰이 밝힌 ‘법적 근거’의 문제를 조목조목 따지고 “경찰의 무리한 법 집행이 계속될수록 법과 공권력에 대한 신뢰도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의 시청광장 봉쇄 상황을 전달하는데 그쳤던 KBS와 SBS는 이날 뒤늦게 <봉쇄해도 되나?>(구경하 기자)와 <공권력 남용 논란 가열>(임찬종 기자)에서 경찰이 시청광장 봉쇄 근거로 내세운 ‘법적 근거’를 비판하며 ‘공권력 남용’을 지적했다.
 
 
3. KBS, 한-아세안 정상회담 ‘한식만찬’ 현장 연결해 적극 홍보
 
6월 1일 제주도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 이명박 대통령은 행사장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등 서귀포 일대에서 양자회담과 전체회의, 문화교류 행사 등에 참석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환영만찬과 다음 날 오찬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한식으로 차렸다고 한다.
KBS는 뉴스 중간에 ‘한식만찬’ 현장을 직접 연결해 자세하게 보도했다. 국제적인 행사에서 아시아 정상들에게 ‘한식’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식만찬’을 준비했다는 사실이 현장을 직접 연결해서 보도할 만큼 ‘뉴스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의아한 대목이다.
MBC와 SBS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소식을 다루며 ‘한식만찬’을 간단하게 언급했다.
 
 
KBS <환영만찬>(조성원 기자)은 앵커멘트부터 “지금 이 시각 제주에서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식 환영만찬이 열리고 있다”며 “한식 세계화 무대가 되는 현장으로 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도에서도 “한식을 집중 소개하는 것이 이번 정상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라며 “내일 공식 오찬까지 한식을 대접하기로 돼 있는데, 외교 관례상으로는 이례적인 일”, “한국의 음식 문화, 그러니까 또 하나의 한류를 알릴 좋은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식만찬’을 적극 ‘홍보’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 달 한식 세계화 추진단을 발족하기도 했다”며 “오늘 만찬 메뉴는 제주 전복과 수삼을 곁들인 제주갈비 등 궁중식 정찬”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MBC는 <정상회의 개막>(이주승 기자)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 소식을 전하며 “문화교류 차원에서 이번 정상들의 만찬과 오찬에는 이례적으로 갈비와 김치 등 한식이 제공됐다”고 언급했다.
 
SBS도 <“아세안 원조 확대”>(손석민 기자)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 소식 말미에 “첫 날 회의를 마친 정상들은 한식 세계화를 위해 녹두죽과 삼색전 등 궁중요리에 제주 허벅주 등 전통주를 곁들여 식단을 짠 만찬을 함께 하며 우의를 다지고 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끝>
 
2009년 6월 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