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대교협 ‘2불 폐지’ 제대로 보도 안 해
1. 방송3사, 대교협 ‘고교등급제·본고사 허용’ 문제 제대로 보도 안 해
1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11년 입시에서 3불정책 중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고교등급제와 본고사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전문가들과 시민사회는 대교협이 ‘한국 교육현실에서 3불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무시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이번 발표로 사교육 심화 등 부작용과 교육 현장의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나아가 대학입시정책이 교육 전반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개별 대학의 이익을 앞세우는 대교협에 입시정책을 맡긴 교과부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는 대교협의 ‘2불정책’ 폐지 방침의 문제점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와 SBS는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았고, MBC는 대교협 발표 내용과 이를 비판하는 교사의 주장을 나열하고 ‘논란’이라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한편, KBS는 고대가 ‘특목고를 우대했다’는 근거 자료를 공개하고 고대에 면죄부를 준 대교협 조사를 비판했다.
MBC <본고사 부활 공식화>(박선하 기자)는 대교협이 본고사 부활과 고교등급제 허용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입학사정관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기본적 전제조건’이라는 김영수 대교협 실무위원장 인터뷰와 ‘사회 분위기와 고등학교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는 조효완 서울진학지도협의회 회장 인터뷰를 나란히 싣고, “거센 논란이 재연 될 것”이라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KBS와 SBS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다만, KBS는 <특목고 우대했다>(임종빈 기자)에서 고려대가 특목고를 사실상 우대했다는 근거 자료를 공개했다. 보도는 4등급 이하 성적으로 고대에 합격한 학생이 외고는 60%를 넘지만 일반고는 2%에 불과하다며 특목고와 일반고의 내신 등급 차이가 2등급이나 차이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대가 특목고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조정내신’을 적용했다고 비판하고, “내신을 무력화시키고 특목고를 노골적으로 우대한 데 대해 대학교육협의회는 조사에 나섰지만 고대 측의 해명만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아무런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꼬집었다.
2. KBS ‘재판 개입 아니라는 일본사건 언급’, MBC ‘재판 개입 잠정 결론’
신영철 대법관 재판압력 파문과 관련해 이용훈 대법원장이 역사상 처음으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진상조사위는 조사결과 발표를 다음 주 초로 연기했고, 법원 내부에서는 신 대법관 사퇴 및 처벌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방송3사 모두 대법원장이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했는데, 일부 내용에서 차이를 보였다.
KBS는 ‘재판 간여는 아니다’라고 결론 내린 일본 사례를 진상조사위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MBC는 진상조사위가 ‘재판 개입’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SBS는 법원 내부 게시판에 신 대법원장 형사처벌을 언급하는 글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KBS <공식조사>(김귀수 기자)는 이용훈 대법원장이 진상조사단의 공식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진상조사단이 “일본의 이른바 히라가 편지사건 등 해외사례 검토에 들어갔다”며 히라가 사건은 “1969년 삿포로 지방 법원장이 재판에 대한 충고라며 판사에게 보낸 편지가 논란이 된 사건인데 일본 최고재판소는 재판간여는 아니라면서도 법원장과 이를 공개한 판사 모두에게 주의처분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MBC <대법원장 조사>(박충희 기자)는 대법원장이 진상조사단 조사를 받았다고 전하고, 법원 내부 게시판에는 신영철 대법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재판에 개입”>(김연국 기자)은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신 대법관의 ‘이메일’과 ‘발언’이 “재판개입에 해당한다”는 잠정결론을 내렸다며 “압력으로 느꼈다고 판사들이 진술했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거 아니냐”는 대법원 관계자의 발언도 전했다. 이어 조사결과 발표가 연기된 것은 신 대법관 거취문제 등 ‘민감한 문제를 매듭짓기 위한 것’으로 관측했다.
SBS <‘촛불 의혹’ 대법원장 조사…다음주 결과 발표>(이한석 기자)는 대법원장 조사 사실을 전했다. 이어 법원 내부 게시판에 서울서부지법 정영진 부장판사가 신 대법관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판사들은 대체로 조사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어서 조사결과에 따라서는 법원내부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3. KBS, 김현희씨 ‘증언 강요’ 주장 부각
- MBC, ‘납치문제’에 대한 한국정부 입장 변화에 주목
87년 대한항공 폭파 테러범 김현희씨가 부산에서 일본어를 가르쳐줬던 납북 일본인 다구치씨 가족들을 만났다. 김씨는 기자회견에서 항간에 논란이 됐던 ‘대한항공기 사건 조작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김씨는 수구인사 이동복씨에게 편지를 보내 ‘참여정부에서 사건 조작을 압박했다’는 주장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현 정부의 조사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김씨와 다구치씨 가족들의 만남은 한일 양국 정부가 주선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납치사건으로 북을 압박하고 지지층을 끌어 모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전 정부와 달리 이명박 정부가 협조하고 있다며, ‘납치문제 한일공조’가 ‘6자회담 진전에 큰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씨와 다구치씨 가족 만남 보도에서 방송사 별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KBS는 ‘참여정부가 대한항공기 사건 조작 증언을 압박했다’는 김씨의 주장을 적극 부각했다.
MBC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 변화에 주목했고, 대한항공 폭파사건 유족들이 김씨와의 면담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 김씨의 행적과 관련해 87년 대선 하루 전 입국, 대법원 판결 뒤 16일만에 특별사면, 진술과 엇갈리는 수기 발표 등 대한항공 폭파 사건에 제기됐던 의혹을 전하기도 했다.
SBS는 국정원이 김씨의 ‘증언 강요’ 주장을 조사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KBS 첫 꼭지 <“칼기 폭파 조작 아니다”>(김명주 기자)에서는 김씨가 대한항공기 사건 조작의혹을 강하게 반발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씨는 그동안 일부 언론을 통해,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이 칼기 사건이 조작됐다는 증언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해 왔고, 오늘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씨의 발언으로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의 증언 강요 의혹이 또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증언을 강요했다’는 김씨 주장을 부각했다.
<“다구치 살아 있을 것”>(임세흠 기자)은 ‘다구치가 살아 있을 것’이라는 김씨 주장을 전했고, <일본 열도가 들썩>(김대홍 기자)에서는 일본이 ‘북한 납치 문제를 부각해 북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관측했다. <어떻게 살아왔나?>(홍찬의 기자)에서는 87년 한국으로 압송 된 후 겪은 김씨의 삶을 단순 보도하고, 2006년 남측 인사에게 꽃을 전달하는 11살 때 사진이 공개돼 진위 논란이 일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MBC 첫 꼭지 <김현희 “나는 가짜 아니다”>(이재훈 기자)는 김씨가 폭파 사건 조작설을 부인했고, ‘증언 강요’ 주장에 대해 ‘현정부 조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김씨 언급을 전했다.
<뜨거운 관심>(김연석 기자)에서는 한국 정부의 입장변화에 주목했다. 앵커멘트부터 “일본 가족과 정부는 지난 십여 년 동안 이런 만남을 원했지만 한국 정부가 이런저런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며 “일본인 납북자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변화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서도 “북한의 반발을 의식한 이전 정부는 소극적 입장을 보여 왔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일본 정부가 강하게 상봉을 요구해온데다 김현희 씨가 올 초 일본 언론을 통해 ‘다구치 씨 가족과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상봉이 급진전됐다”고 전했다. 이어 “회견 장 밖에선 858기 희생자 유족들이 자신들도 김 씨와의 면담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납치 해결 촉각>(송형근 특파원)은 일본 언론의 대대적인 관심을 전하고 일본 정부가 ‘납북자 문제로 북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폭파..그후 20년>(이승용 기자)은 김씨가 대한항공기 폭파범으로 ‘87년 대선 하루 전’ 국내에 들어왔고, 대법원의 사형선고 후 “16일 만에 뚜렷한 이유 없이 특별 사면돼 자유의 몸이 됐다”, “사건 당시 진술과 엇갈린 내용이 상당수 담긴 수기를 내고, 각종 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가 결혼 뒤 잠적하면서 “여객기 폭파 사건 조작 의혹이 본격 제기됐다”, “유가족과 시민 단체, 국회까지 나서 진상 규명을 촉구했지만 김현희는 침묵했다”고 보도했다.
SBS <12년만에 공개 석상>(하현종 기자)은 김씨와 다구치씨 가족의 만남을 전한 뒤, “김현희 씨가 올해 초 일본 언론을 통해 다구치씨 가족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뒤 한일 양국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면담을 주선해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나는 가짜 아니다”>(안정식 기자)에서는 김씨가 대한한공 폭파사건은 조작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의 ‘증언 강요’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국정원은 김 씨 주장의 사실여부를 가리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철통 경비 속 취재경쟁>(KNN 김건형 기자)은 “국가원수급 경비를 방불케했다”며 현장의 삼엄한 경비와 일본 언론의 취재경쟁 모습을 전했고, <납치문제 해결에 관심>(김현철 기자)에서는 ‘일본 정부가 피랍자 송환을 요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끝>
2009년 3월 12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