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둘째주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3사 뉴스 주간 추천·유감보도(2009.2.2)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해 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권력 감시 기능에 충실한지, 비판적 의제설정을 제대로 해 나가는지를 모니터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모니터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방송3사는 권력 감시와 비판, 의제설정에서 ‘하향평준화’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우리 단체는 방송3사 보도의 문제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적하는 한편, 어려운 방송환경 속에서도 ‘권력감시’에 노력하는 기자들을 격려하고 ‘좋은 보도’를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매주 ‘추천보도·유감보도’를 선정, 발표합니다. |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 3사 뉴스 주간 추천보도·유감보도’ (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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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제적 효과도 없고 환경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중단된 경인운하를 재개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경제성이 있다’는 KDI 보고서를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정부가 내세운 KDI 보고서는 비용은 줄이고 편익은 부풀림으로써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KDI 보고서에 따르면 굴포천 방수로 공사비를 제외한 경우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굴포천 공사비를 포함하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 또 2020년에 새인천항이 들어서는데도 편익의 4분의 1이 ‘인천항 대체효과’로 발생한다고 분석했고, 배후단지 토지조성 편익도 분양예상금액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KBS와 SBS는 경인운하가 ‘경제성이 있다’는 KDI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MBC는 KDI 보고서가 ‘비용은 줄이고 편익은 부풀렸다’고 조목조목 비판해 차이를 보였다. 1월 14일 MBC <집중취재-경제효과 논란>(김수정 기자)은 “논란이 됐던 굴포천 방수로 공사비 4천 7백억 원은 경인운하 사업비 산정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하 건설로 얻게 되는 편리성과 이익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배후단지 분양수익의 경우 “인천 화물터미널의 분양가를 3.3㎡에 240만 원 넘게 책정했지만, 화물업체들은 주변 시세와 비교해 너무 비싸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천항 대체효과에 대해서도 “인천항의 시설 확충이 예정돼 있어 이익으로 보긴 무리라는 지적”이라고 전했고, “운하에 여객선을 띄워서 2011년에는 하루 평균 1600명 이상의 이용객이 생길 거라는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KDI가 정부 입맛에 맞추기 위해 굴포천 방수비용을 빼고 편익을 부풀린 ‘거짓 보고서’를 작성한 것도 문제지만, KBS와 SBS가 문제점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경제성 있다’는 보고서의 결론만 받아쓰기 한 것도 언론의 기본을 망각한 것이다. 경인운하가 건설 된 뒤에 환경문제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경인운하 재개를 방조했던 언론 역시 그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KBS가 정권과 연루되어 있는 ‘민감사안’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그림로비’ 의혹이 일었던 한상률 국세청장이 지난 성탄절에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과 절친한 포항 유력인사들과 골프를 치고, 대통령의 동서 등과 식사를 해 ‘인사로비’를 벌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13일 제기되었다. 또 그동안 ‘외압설’에 시달려왔던 포스코 이구택 회장이 15일 결국 사임해 다시 한번 ‘관치’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유독 KBS만이 이런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한 국세청장의 ‘인사로비’ 의혹은 지난 13일 간단하게 다룬 뒤, 14일에는 ‘언급’ 수준에 그쳤고 이후 관련 보도가 없었다. 13일 <“그림 준 적 없다”>(김나나 기자)는 그림로비 의혹을 전하는 보도 말미에 “한상률 국세청장은 지난달 경주의 한 골프장에서 대통령 동서를 포함한 포항 유력인사들과 골프모임을 가져 청와대로부터 주의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며 “누구와 쳤는지는 밝히고 싶지 않다”는 한 청장 인터뷰를 싣고, “한 청장은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된 인사 청탁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간단하게 다뤘다. 14일 <인사철 앞두고 권력 다툼?>(이창룡 기자)에서도 한 청장의 ‘그림로비’ 의혹 배경을 설명하며 보도 말미에 “결국 수세에 몰린 한상률 청장이 정치 권력에 줄을 대기 위해 포항 지역 유력인사들과 골프회동을 가졌을 것이라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KBS는 15일 이구택 회장 사임 소식도 단신으로 전하며 ‘외압 없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단신 <사의…외압 부인>은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자신은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이사회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며 “이 회장은 자신의 사퇴는 외압에 의한 것이 아니며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제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고 싶어서였다고 밝혔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반면, MBC는 앞서 13일 첫 번째 꼭지로 한 국세청장의 ‘인사로비’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14일에는 이 회장 사의 소식을 전하며 ‘관치논란’을 지적했다. SBS도 15일 ‘인사로비’ 의혹과 포스코 ‘관치논란’을 보도했다. 정권에 불리한 ‘민감사안’에 입을 닫은 KBS의 모습은 ‘권력 눈치보기’라고 밖에 할 수 없다.<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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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