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1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1.16)
등록 2013.09.24 16:06
조회 336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월 1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포스코 관치논란’·‘국세청장 인사청탁 의혹’ 축소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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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 정권연루된 ‘민감사안’ 제대로 보도 안 해

 
 
KBS가 정권과 연루되어 있는 ‘민감사안’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외압설’에 시달려왔던 포스코 이구택 회장이 15일 결국 사임해 다시한번 ‘관치’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한상률 국세청장은 지난 성탄절에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과 절친한 포항 유력인사들과 골프를 치고, 대통령의 동서 등과 식사를 해 ‘인사로비’를 벌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유독 KBS만이 이런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KBS는 15일 이구택 회장 사임에 대해서는 ‘외압 없었다’는 내용을 단신으로 보도했다. 한 국세청장의 ‘인사로비’ 의혹도 지난 13일 간단하게 다룬 뒤, 14일에는 ‘언급’ 수준에 그쳤다. 15일에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
반면, MBC는 앞서 13일 첫 번째 꼭지로 한 국세청장의 ‘인사로비’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14일에는 이 회장 사의 소식을 전하며 ‘관치논란’을 지적했다. SBS도 15일에는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KBS는 15일 단신 <사의…외압 부인>에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자신은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이사회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며 “이 회장은 자신의 사퇴는 외압에 의한 것이 아니며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제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고 싶어서였다고 밝혔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KBS는 앞서 14일 한상률 국세청장 ‘인사청탁’ 의혹을 <인사철 앞두고 권력 다툼?>(이창룡 기자)에서 다뤘다. 보도는 한 청장의 ‘그림로비’ 의혹의 배경을 설명하며 보도 말미에 “결국 수세에 몰린 한상률 청장이 정치 권력에 줄을 대기 위해 포항 지역 유력인사들과 골프회동을 가졌을 것이라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13일에도 <“그림 준 적 없다”>(김나나 기자)에서 보도 말미에 “한상률 국세청장은 지난달 경주의 한 골프장에서 대통령 동서를 포함한 포항 유력인사들과 골프모임을 가져 청와대로부터 주의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며 간단하게 다뤘다.
SBS는 15일 이구택 회장 사임 소식과 한상률 국세청장 ‘인사청탁’ 의혹을 적극 보도했다.
<사퇴..“외압 없었다”>(진송민 기자)는 임기를 1년 2개월이나 남겨둔 이구택 회장은 사의를 밝혔다며 “정권이 바뀌고 난 직후, 포스코 회장이 물러난 건, 4대 김만제 회장부터 6대 이 회장까지 연이어 3명째”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 회장이 외압 의혹을 부인했지만 “지배주주가 없는데다 정부 정책 변화에 민감한 경영환경 탓에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의 영향력 행사가 이어져 왔다는 평”이라고 지적했다. 보도는 “장기경영, 자율적인 경영을 해야하는데 계속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는 예속화가 되기 때문에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경희대 권영준 교수 인터뷰를 싣고, “포스코는 다음달 6일쯤 추천위원회를 통해 새 회장 후보를 추천할 계획인데, 이번엔 ‘관치 논란’에서 자유로운 후보가 추천될 지 관심”이라고 지적했다.
<“사의표명 계획 없다”>(이종훈 기자)는 한 청장이 ‘사의표명 계획이 없다’는 발언을 전한 뒤, “한 청장의 지난달 골프 모임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면서 한 청장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며 한 청장의 ‘인사청탁’ 의혹을 다뤘다. 보도는 “예약은 모두 가명을 사용”했고, 참석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후배인 김 모 씨와 포항의 유력 인사 최 모 씨, 그리고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 이어 대구에서 가진 저녁 식사에는 대통령의 손위 동서인 신기옥 씨도 함께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 청장은 이 모임에 정치적 배경은 없다고 말했다”면서도 “당시는 국세청장을 비롯한 권력 기관장들에 대한 인사와 개각설이 나오던 시기”라고 꼬집었다.
2. KBS·SBS, 박병원 수석 비리의혹 ‘단신’보도
- MBC, 세 번째 꼭지로 보도
감사원이 청와대 박병원 경제수석을 비리의혹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박 수석은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시절 특정 기업이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에게 청탁했으며, 유력 컨설팅 업체에 용역비를 과다 지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MBC는 박 수석의 비리의혹을 세 번째 꼭지로 보도하고 개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을 보였다. KBS와 SBS는 각각 12번째, 25번째 꼭지 ‘단신’으로 감사원의 조사내용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MBC는 <의혹 조사>(박범수 기자)에서 “감사원은 박 수석이, 회장의 직위를 이용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당시 관련자들을 상대로 면밀한 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박 수석도 직접 부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뚜렷한 비위사실이 드러날 경우 청와대 수석 인사의 폭이 커지고, 내각 개편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짙어 조사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강만수 장관의 교체설에 이어 박병원 경제수석까지 감사원 조사를 받게 되면서 이러다 경제 사령탑이 모두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청와대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12번째 꼭지 단신 <경제 수석 조사>에서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있을 당시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감사원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박 수석은 모 컨설팅 회사에 과다한 용역비를 준 의혹과 특정 기업에 대한 대출에 개입해 금전적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SBS도 25번째 꼭지 단신 <감사원, 박병원 靑경제수석 ‘대출의혹’ 조사>에서 “감사원이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회장을 역임한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박 수석에 대한 조사내용을 언급한 뒤, “박 수석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청와대도 현재까지는 비리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3. MBC, 법원의 ‘미네르바’ 구속적부심청구 기각 비판
-KBS·SBS, 법원 판결 무비판 보도
법원이 ‘미네르바’의 구속적부심청구를 기각했다. ‘미네르바’가 7월과 12월에 올린 두 건의 글이 ‘허위사실’이라는 검찰의 주장과 달리 ‘허위로만 볼 수 없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허위사실유포죄’ 자체가 위헌요소가 크고 사문화된 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법원은 다시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이 때문에 법원마저 ‘권력 눈치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도, KBS와 SBS는 법원의 결정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하는데 그쳤다. MBC만 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는 변호인단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적극 보도했다.
 
15일 MBC는 두 건의 관련 보도를 했다.
<“구속 결정 정당”>(박영회 기자)에서는 법원의 결정 내용을 보도했고, 이어 <논란 커질 듯>(강민구 기자)에서는 법원 판단을 비판하는 변호인단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다뤘다.
보도는 법원이 “닷새 전 박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영장 전담부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며 “박 씨의 글이 허위사실이라고 못 박고 ‘사안의 중대성’이란 표현 대신 ‘범죄의 중대성’이라고 더 강한 표현을 썼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구속 판단과는 사정이 달라졌는데 이를 외면했다”, “법원이 또 일부 과장된 표현을 문제 삼아 허위사실로 단정했으며, 외환시장 개입을 인정하고 박 씨를 구속함으로써 정부 스스로가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린 것”이라는 변호인단의 비판을 보도했다.
또 “참여연대는 법원이 또다시 정치적 결정을 했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인터넷에선 ‘박 씨의 구속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사법부가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내용의 비난 댓글이 많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적 의견을 보도했다.
KBS <“구속 유지 필요”>(최서희 기자)는 법원의 판단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보도는 “박 씨의 변호인단은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금융기관 등에 달러 매수 자제를 요청한 사실 등이 확인된 만큼 허위사실이 아니라며 박 씨의 구속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한 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며 “영장 발부 당시 이미 밝혀졌던 내용이기 때문에 구속을 취소할 만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 “박 씨의 혐의를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박 씨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 사실 외에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구속을 계속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SBS <“석방 안된다”>(이승재 기자)도 “재판부는 박 씨가 공익을 해칠 목적으로 허위사실이 담긴 글을 썼다고 볼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없애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측 주장에 대해서는 영장 발부당시에 이미 밝혀졌던 내용이거나, 구속이 적정한지 여부에 영향을 줄만한 사인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법원의 판단을 전하는데 그쳤다. <끝>


2009년 1월 16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