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1.3)
등록 2013.09.24 15:53
조회 347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월 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C·SBS “11년만에 적자”, KBS “올해는 흑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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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송3사, 대통령 신년 연설 무비판 보도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제정부’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정운영 4대 기본방향으로 ‘비상경제정부 구축’, ‘민생을 살피는 따뜻한 국정’, ‘선진일류국가를 향한 중단없는 개혁’, ‘녹색성장과 미래 준비’ 등을 제시했다.
방송3사는 모두 두 꼭지씩 대통령의 신년사를 다뤘으나,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는데 급급했다. 신년사 내용에 대한 분석은 없었으며, ‘경제살리기’를 내세워 국회에 ‘MB악법’ 처리를 압박하는 등 논란이 될만한 내용조차 단순 전달했다.
 
KBS는 <비상경제정부 가동>(이석호 기자)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위기에 대한 총력 대응 체제를 선언했다”며 가계와 기업,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대책을 전했다. 이어 “노사 양쪽에는 대립적 문화를 혁신하는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고, 국회에게는 쟁점 법안 처리를 당부했다”며 “이제 국회만 도와주면 여러분의 여망인 경제살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대통령의 육성을 그대로 전하는데 그쳤다. ‘경제살리기’ 명분을 내세워 국회에 ‘MB악법’ 처리를 압박한 것조차 무비판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중단없는 개혁”>(이근우 기자)은 이 대통령이 “선진 일류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개혁을 앞세워가야한다고 역설”했다며 규제 개혁과 ‘공기업 선진화’, ‘교육 개혁’,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한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전했다.
MBC는 <비상경제정부 구축>(김경중 기자)에서 경제정책 부분을 보도했다. 보도는 “매일매일 경제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1분 1초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무엇보다 먼저 시장에 돈이 돌게 해야 한다”, “돈 없어서 공부 못하는 사람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제 확고한 신념이다. 그런 학생이 없도록 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장면을 전했다. 또 비상경제대책회의에 대해 “전시의 워룸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이 대통령은, 국회만 도와주면 경제살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고 단순전달했다.
<“부정부패 단호 대처”>(김세용 기자)는 부정부패 처리와 ‘공기업 선진화’, ‘교육개혁’, ‘4대강 정비사업’ 등에 대한 이 대통령 연설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 연설 내용에 대한 비판적 분석은 없었고, 다만 보도 말미에 “오늘 국정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개각 등 인적 쇄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정도였다.
SBS는 <“비상경제정부 구성”>(김성준 기자)에서 “기축년 국정 운영 목표를 위기 극복과 미래 대비, 크게 두 가지로 압축했다”며 “비상경제정부 구성과 민생을 살피는 따뜻한 국정, 중단없는 개혁과 녹색성장을 4대 국정 목표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 한사람 한사람을 보살피는 따뜻한 국정을 펼치겠습니다. 민생을 돌보고, 서민의 삶이 위협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대통령 발언장면을 싣고, 저소득층 지원 제도 등을 보도했다. 보도는 “이 대통령은 이제 국회만 도와주면 경제살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면서 국회의 조속한 관련 법안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고 역시 무비판적으로 전달했다.
<“중단 없는 개혁”>(김우식 기자)은 “법치확립과 비리척결, 강력한 의식개혁을 거듭 강조하면서 자기 희생정신으로 개혁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며 “미래를 대비해 녹색기술산업 등 3대 분야에서 17개 신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녹색 뉴딜산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고 단순 전달했다.
 
2. KBS, ‘언론악법’ 침묵, 정병국 위원장 ‘MBC 왜곡’ 주장은 보도
 
KBS가 단신종합에서 한나라당 방송법 개정안의 문제를 비판한 MBC 보도를 ‘왜곡’이라고 폄훼한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의 주장만 보도했다. 그동안 KBS는 반대 여론이 높은 한나라당 언론 관련 법안의 문제점이나 언론노조 총파업 등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단신종합 <“방송법 개정, 민영화와 무관”>에서 “정병국 위원장은 최근 MBC가 방송법 개정에 따라 기존 지상파 방송이 특정 대기업이나 보수신문에 넘어가게 된다고 보도했지만 한나라당이 추진중인 방송법 개정은 MBC 민영화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며 “정 위원장은 특히 KBS 2TV의 경우 공영방송에 속하는데도 불구하고 특정 대기업이나 보수신문에 넘어가게 된다고 보도한 것은 전형적인 사실 왜곡이라고 밝혔다”고 정 의원의 주장만 나열했다.
한편, MBC는 여권이 추진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비롯한 ‘MB악법’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비상체제 전환>(박주린 기자)은 새로 임기를 시작한 KBS노조가 언론노조 파업에 연대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표현자유 위축 우려>(이호찬 기자)는 여권이 추진하는 방송 관련 법안들이 모두 통과되면 “이른바 메이저 신문과 방송이 모두 같은 목소리만 전달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도했다. 이어 사이버모욕죄의 문제점을 설명하며 “특히 정부정책이나 정치인에 대한 비판도 모욕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수사기관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수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집회의 자유도 위축된다며 마스크금지법과 집단소송법의 문제점도 전했다. 보도는 “법안 모두가 민주주의의 요체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우려”라며 “방송과 신문은 물론 인터넷과 거리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당당하게 표출되는 게 민주사회의 기초”라고 지적했다.
 
3. MBC·SBS ‘11년만에 무역적자’, KBS는 ‘올해는 흑자 전망’
 
2008년 무역수지가 130억달러 적자로, 97년 외환위기 이후 11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런데, KBS가 제목부터 <올해는 흑자 전망>으로 뽑고, 내용에서도 지난 해 무역수지가 적자였지만 올해는 국제유가 안정으로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된다’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전하는데 그쳤다.
반면, MBC와 SBS는 2008년 무역수지 적자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으며,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수출전망도 불투명한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SBS는 올해 무역수지 흑자 전망에 대해서도 ‘경기축소형 흑자’라고 꼬집었다.

KBS는 <올해는 흑자 전망>(고영태 기자)에서 앵커는 2008년 무역수지 적자를 언급한 뒤, “올해는 원자재값 하락에 힘입어 흑자가 기대되는데요, 경제 위기 속 그나마 위안이 되고있다”고 ‘흑자 전망’을 부각했다.
보도는 130억 달러 무역적자가 “수출은 14%가 늘어난 4224억 달러였지만 수입은 22%나 증가한 4354억 달러나 됐기 때문”이라며 “원유와 가스 등 원자재 수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를 적자로 이끈 주범”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올해 무역수지가 119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하고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의 인터뷰를 전했다. 배 연구원은 “설비투자 축소에 따른 자본재 수입 감소 국제유가 안정에 따른 원자재 수입 감소로 백억 달러 이상의 흑자 가능하다고 예상”한다며 ‘경기축소형 흑자’를 언급했으나 보도는 “결국 올 해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안정과 선진국의 경기회복 여부가 무역수지 흑자의 달성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부연하는 데 그쳤다.
MBC는 단신 <11년만에 적자>에서 “작년 수출이 일 년 전보다 13.7% 증가한 4,224억 달러였지만, 수입이 22% 늘어 무역수지는 130억 달러 적자”였다며 “무역수지 적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1년만”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출은 작년 3분기까지 22% 늘었다가 10월부터 석 달 연속 10% 이상 줄어들어 올해 수출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SBS는 올해 무역수지 흑자전망은 ‘경기축소형 흑자’라고 설명하고, 정부의 수출전망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11년 만에 적자>(정형택 기자)는 앵커멘트에서 “올해는 흑자가 예상되긴 합니다만 수출은 늘지 않고 수입 감소 덕에 흑자를 내는 경기축소형 흑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해 KBS와 차이를 보였다. 또 적자규모가 커진 이유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외에도 “3분기까지 22.6%가 증가했던 수출이 4분기 9.5%가 준 것도 무역수지 적자규모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1% 증가한 4천267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정부 전망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며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우리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컴퓨터 등의 수출은 모두 큰 폭의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보도는 “올 무역수지는 100억 달러 이상의 흑자가 기대되고 있다”면서도 “수출이 정체된 가운데 수입이 크게 줄면서 올 교역규모는 8천415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63억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지경부는 예상했다”고 전했다. <끝>


2009년 1월 3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