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1월 27-2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2.1)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
11월 27-2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
||||
.................................................................................................................................................
1. MBC·SBS 이헌재 ‘쓴소리’는 보도, KBS 정부 ‘일자리 16만개 창출’ 보도
MBC는 <“극약처방 필요”>(이진희 기자)에서 이 전 부총리의 특강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SBS <“초동진화 실패” 쓴소리>(강선우 기자)는 “현정부의 대처를 초기진화에 실패한 숭례문 화재에 비유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이어 “이 전 부총리는 초기 판단의 안이함과 신뢰상실로 우리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좀 더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며 “한가한 정상적인 때 그런 제도나 정책에 매달리지 말고 과감한 정책을 쓸 때는 그 정책을 써야만 되지 않을까”라는 이헌재 부총리 발언을 전했다. 또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조율 실패’를 지적한 프리스턴대 신송현 교수의 발언도 주요하게 보도했다. 반면, KBS는 이헌재 전 부총리의 강연을 보도하지 않았다.
27일 KBS <“목숨 걸고 노력해야”>(이석호 기자)는 “한나라당 최고위원들과 만난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난 극복 의지를 강조하면서 공자의 말을 인용했다”며 “견위수명, 즉 나라가 위기를 만나면 목숨을 던지는 것이 선비의 도리”라는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이어 “당에서 실질적인 기업지원 대책과 조기 재정 집행 등을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이를 약속하면서 예산안 조기 처리를 당부했다”, “아울러 국회에 제출된 각종 법안의 처리도 요청”했다며 “해외순방 이후 계속되는 대통령의 행보는 경제난국 타개를 위해 머뭇거리지 않고 국정운영을 다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MBC는 이 대통령의 발언과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한나라당, 민주당의 입장을 나열했다.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는 이유나, 정부 예산안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점들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 28일 <팽팽한 기싸움>(왕종명 기자)은 “예산안 처리시한이 다가올수록 여야의 기싸움이 팽팽하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이 ‘예산안 조속 처리’를 당부했지만 “정작 당부를 들어야 할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 6명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SBS도 대통령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했으며,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정치권의 입장차이는 ‘공방’, ‘대치’로 몰아갔다. 특히, 27일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의원 만남을 보도한 꼭지에서는 예산안 처리를 촉구하는 대통령과 여당의 일방적 주장을 부각했다. <“강행처리 불사”>(박병일 기자)는 예산안의 조속한 통과를 주장하는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주장과 민주당의 반발을 차례로 전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조속한 예산안 처리에 무게를 싣고 민주당이 정면으로 맞서면서 국회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28일 <예산안 대치 격화>(김영아 기자)는 “여야 대치가 격화되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이 대통령의 간담회 소식을 전하며 ‘예산안 조속 처리’를 주문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이어 “정부가 낸 수정 예산안은 민생과 동떨어진 토목공사 예산”, “엄청난 재정적자를 초래할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는 없다”는 민주당의 입장과 “국회가 예산안을 심의하면 되는데 민주당이 재수정안을 내놓으라고 억지를 쓰며 국정을 방해하고 있다”는 한나라당의 입장, “예산안 조정은 필요하지만 민주당의 재수정안 요구는 정치공세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자유선진당의 입장을 나열했다. 3. 방송3사, 물의 빚은 ‘현대사특강’ 무비판 보도
27일 KBS <논란 속 ‘현대사’ 특강>(최영윤 기자)은 보도의 1/3 가량을 대표적 극우인사인 이동복 북한 민주화포럼 대표의 일방적 주장을 나열하는데 할애했다. 보도는 “박정희 시절 비민주적인 인권 탄압도 있었지만 경제 성장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남북이 분단돼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통일을 감정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먼저 우리에게 경제적 이득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이 씨의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했다. 이어 강의를 들은 학생들의 찬반의견을 나열한 뒤, “강의에 앞서 학교 앞에서는 특강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며 시위장면을 비추고는 “오늘 서울 시내 10개 학교에서 현대사와 비만, 웃음 치료, 리더십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내일도 안병직 서울대교수와 류근일 조선일보 논설위원 등 보수 인사들의 강의가 계속된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SBS도 27일 <전교조 출강 저지 시도>라는 단신보도에서 “특강에 나선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 치하의 압축성장으로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다’며 ‘분단 체제의 합리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달한 뒤, “앞서 전교조 회원 등 10여 명은 ‘이번 특강이 보수 인사들의 편협한 이념을 학생들에게 주입하자는 시도’라면서 이 대표의 출강을 막았다”고 보도하는데 그쳤다. 4. KBS, ‘미네르바 신드롬’ 왜 다뤘나?
<‘미네르바’ 논란>(남승우 기자)은 앵커멘트부터 “요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연일 화제다. 미네르바의 경제 진단에 ‘공감’ 한다는 의견과, 비관적 전망이 가져올,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엇갈린다”며 ‘미네르바 주장에 대한 찬반양론’으로 접근했다. 보도는 “최근 논란이 일자 절필을 선언했던 얼굴없는 논객 미네르바가 혹 다시 글을 올리진 않았을지, 금융인들의 관심은 아직도 높다”며 “환율 급등을 경고한 다음 날, 환율은 6년5개월 만에 최고치로 폭등했다. 또 산업은행의 리먼 브러더스 인수설이 나오자 리먼의 부실화 위험을 지적했고, 3주 뒤 설마 했던 리먼 파산사태가 벌어졌다”며 미네르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일반 시민과 금융계 관계자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비판적 시각도 많다”며 “하반기물가 폭등예측은 빗나간 것 아니냐, 경제는 심리인데 그의 극단적 비관론은 국민경제상 부작용이 많지 않느냐는 것”이라며 미네르바에 비판적인 시민 인터뷰를 실었다. 또,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그의 정체를 둘러싼 의문도 꼬리를 문다. 이 모 전 부총리다, 전직 스타급은행장이라는 말까지 돌았다”며 미네르바로 오인 받고 있는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져왔다는 것이 배경적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김호기 교수 인터뷰를 싣고, “인터넷 논객이 신드롬으로까지 비화되는 현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미네르바 신드롬’의 배경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을 언급했지만, 인터넷 논객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옳으냐 그르냐’로 접근한 점, ‘미네르바’의 절필 선언 배경은 침묵한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끝>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