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0월 2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0.24)
등록 2013.09.24 15:12
조회 361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0월 2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국정원까지 참여한 ‘언론대책회의’ 제대로 보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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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 축소보도, SBS 공방보도, MBC 보도 안해
 

23일 문방위 국감에서 KBS 신임사장 선임을 앞둔 지난 8월 11일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나경원 한나라당 6정조위원장, 김회선 국정원 2차장을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정권이 방송장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시점에 방송통신위원장이 국정원 직원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 정보기관인 국정원까지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며 방통위원장이 왜 이들을 만났으며 무슨 말이 오갔는지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방송3사는 이 사안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MBC는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았고, KBS와 SBS는 ‘공방’으로 접근했다. 특히, KBS는 YTN 문제와 대통령 라디오 연설에 대한 여야공방을 주로 보도한 뒤, ‘언론대책회의’와 관련해서는 국정원 2차장까지 참석한 이날 모임을 “최시중 방통위원장 주도로 있었던 여권 인사들의 모임”이라고 표현하며 “야당의 의혹제기가 이어졌다”는 식으로 축소했다.

KBS는 문방위 국감을 여야공방으로 접근했다. 특히, 국정원까지 참여한 ‘언론대책회의’는 보도 말미에 기자가 간단하게 언급하는데 그쳤다.
<‘방송장악’ 논란>(박전식 기자)은 기자멘트 시작부터 “방통위 국감은 오늘도 여야의 설전으로 시작됐다. 주제는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 논란”이라며 여야 정쟁을 부각했다. 보도는 “KBS, YTN 사장 선임 과정과 YTN 노조원 대량 중징계 등과 관련해서는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까지 나왔다”, “KBS에 대해서는 대통령 라디오연설 편성 등과 관련해 반론권과 편성권 침해 공방이 오갔다”며 여야의 상반된 입장을 나열했다. 또 “쇠고기 국정조사 때 증인채택에서 빠졌던 MBC PD수첩도 도마에 올랐다”며 MBC 조능희 PD에게 “오만하다”고 윽박지르는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의 모습을 비추기도 했다. 특히, 이날 국감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KBS 신임사장 선임을 앞두고 국정원 제2차장까지 함께 한 이른바 ‘언론대책회의’를 했다고 시인했으나 이 부분은 보도 말미에 “이 밖에 지난 8월 11일 최시중 방통위원장 주도로 있었던 여권 인사들의 모임 성격에 대해서도 언론사 관련 대책회의가 아니었는지 야당의 의혹제기가 이어졌다”고 간단하게 언급하는데 그쳤다.

SBS는 ‘언론대책회의’를 별도 꼭지로 다뤘지만 국감을 여야공방으로 접근하는데 그쳤다.
<언론대책회의 공방>(최선호 기자)은 “지난 8월 정부 여당과 국정원 인사가 함께 언론 관련 대책 회의를 했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여야의 공방이 더욱 뜨거웠다”는 앵커멘트로 시작됐다. 보도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지난 8월 11일 언론관련 회의를 가졌고, 정부·여당 인사 뿐아니라 국정원 인사도 참석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시작됐다”며 최 위원장의 시인 발언을 보도했다. 이어 “야당 의원들은 그동안 알려졌던 8월 17일 회의에 앞서 국정원 차장까지 참석시켜 가며 회의를 가진 배경이 뭐냐고 몰아부쳤다”며 야당의 질의 장면을 실은 뒤, “KBS 대책 회의는 전혀 아니었다. 민영미디어랩이든지, 신방겸영 허용이라든지 언론관계에 대한 각종 이슈에 대해서”라는 나경원 의원의 답변을 실었다. 또 “‘YTN 대량해고 사태’ 등을 다룰 문방위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구성하자는 야당측 요구에 여당은 특정 언론사 문제를 정쟁화하지 말라고 맞서면서 격론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MBC는 관련 보도가 없었다.

2. KBS·MBC 대통령 동정보도 2건씩, 대통령 주례 방송은 무비판

이명박 정부 들어 방송뉴스에서 대통령의 동정보도가 늘고, 무비판적 보도행태를 보인다며 ‘땡박뉴스’의 부활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방송3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7차 아셈(ASAM)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KBS와 SBS는 단신으로 보도했고, MBC는 개별꼭지로 자세히 보도했다. KBS는 대통령 출국 소식을 다른 방송사보다는 뒷 부분인 13번째 꼭지에 배치하고 단신으로 보도하기는 했으나,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 방송3사 중 유일하게 단신으로 대통령이 아셈회의 때문에 23일 출국한다고 예고하는 보도를 내보낸 바 있다.
MBC는 7번째 꼭지에서 대통령의 출국 사실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MBC는 뉴스프로그램 후반부에 대통령이 27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한다고 단신보도까지 했다.
한편, KBS는 단신종합 보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 연설을 격주로 별도 편성하기로 했다고 단순전달했다.

KBS는 13번째 꼭지 <중국도착>에서 “내일부터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 7차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늘 현지에 도착했다”며 “이 대통령은 내일 1차 정상회의 연설에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 금융 체제 개편에 신흥국들도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며 아소 다로 일본 총리 등 각국 정상과도 회담할 예정”이라고 단신으로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도 KBS는 <23일 방중>에서 대통령이 아셈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한다고 예고하는 보도를 내보낸 바 있다.
이어 뉴스 후반부 단신종합 꼭지에서 이라는 제목으로 “KBS는 국정 책임자가 현안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정보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고 다음달 3일부터 제 1 라디오를 통해 대통령 주례 방송을 격주로 별도 편성하기로 했다”고 단순전달했다.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 연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고 KBS 라디오 PD들도 반발하는 사황인데도 이런 의견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MBC는 23일 이명박 대통령의 동정 보도를 두 꼭지나 했다. <잇따라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아셈회의 연설 내용과 일정을 다뤘고, <2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대통령이 27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7번째 꼭지 <잇따라 정상회담>(박재훈 기자)은 “이명박 대통령은 잠시 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내일부터 시작될 ASEM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선도발언’에서 세계 각 나라의 공조 필요성, 보호무역주의 확산 반대, 새로운 국제기구 창설 필요성 등을 언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전체회의에 앞서 일본과 베트남, 덴마크와 폴란드 정상들을 각각 따로 만난다”, “취임 이후 처음 만나는 일본 아소 다로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은 독도나 역사 문제 등 민감한 주제보다는 금융위기 극복과 북핵 6자회담 공조방안 등에 주로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단신 <2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오는 27일 국회에서 ‘2009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적 단합과 국회 차원의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현직 대통령이 국회에서 직접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것은 지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 이후 5년만”이라고 단순전달했다.

SBS는 6번째 꼭지 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동정을 단신으로 보도했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시아와 유럽 43개국 정상들이 모여 국제금융위기 공동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는 제7차 아셈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며 “이 대통령은 24일 아셈 회의 첫날 회의에서 선도발언을 통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를 역설하고 아소 일본 총리를 비롯한 각국 정상과 개별 정상회담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끝>



2008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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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