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2월 30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0.12.30)
등록 2013.09.24 14:57
조회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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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대북강경 한발 뺀 MB … ‘혼돈의 조중동’, 반응 제 각각
 
 
“MB, 어디로 가세요?” … 혼돈의 조중동
 
 

■ 대북강경 한발 뺀 MB … ‘혼돈의 조중동’, 반응 제 각각
<조선> 미‧중 겨냥해 “6자회담 성과 낼 자신있냐” 따져
<동아> “MB, 원칙 지키며 현실 고려한 것”
<중앙> “우리도 ‘대화’ 강조했었다”
<경향><한겨레> “대북강경 기조 바꿔야”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도무지 종잡기 힘든 상황이다.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외교부와 통일부로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6자회담’을 들고 나왔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 폐기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외교로 해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 이후 ‘전쟁불사’를 포함한 대북 강경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사실상 6자회담 무용론까지 언급했던 것을 생각하면 ‘뜻밖의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통일부와 외교부가 보고한 내년 대북 정책 기조는 더 강경해졌고 ‘흡수통일’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통일부는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 유도 △바른 남북관계 정립 △통일에 대한 준비를 3대 추진목표로 세웠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과 구체적인 정책들을 살펴보면 북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 ‘북한 내부의 변화를 유도’하고 ‘적극적인 통일 준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외교부도 처음으로 ‘통일외교’를 들고 나왔다.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통일’을 위한 외교적 준비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식화 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두 부처는 당초 ‘흡수통일’을 더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표현을 담았다가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북한 전환’, ‘북한 변환’이라는 표현을 ‘북한 변화’로,  외교부는 '한반도 통일'을 ‘평화통일’로 수위 조절 했다고 한다.
 
정부 부처들은 기존의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강경 기조를 반영해 더 강경해진 내년 대북 정책을 보고한 상황에서, 정작 이 대통령은 한 발 뒤로 물러난 셈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미국, 중국 등 ‘대외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명박 정부의 초강경 대북 정책과 그에 따른 한반도 전쟁 위기를 크게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 30일 한겨레신문 만평. 이명박 대통령의 ‘6자회담’ 발언을
다룬 30일 조중동 보도에서도 이런 당황스러움을 엿볼 수 있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정부가 1월 중으로 이 대통령에게 ‘북한과 대화하라’는 압박을 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에 대해 강경한 레토릭을 구사하고 있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게 될 경우 우유부단하고 변덕스러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어려운 선택이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놨다. 30일 이 대통령의 ‘6자회담’ 발언과 통일부․외교부 업무보고의 엇박자는 워싱턴포스트가 전망한 ‘어려운 선택’의 혼란스러운 양상으로 볼 수 있다.
 
혼란스러운 양상은 30일 조중동에서도 나타났다.
알려진 바와 같이 그동안 이들 신문은 앞장서 대북 강경 정책을 주문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섰으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조중동은 △대북 강경 기조도 유지해야겠고, △이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도 두둔해야겠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미국 등의 ‘대화 압박’을 부정할 수도 없는 복잡한 상황에서 제 각각의 반응을 보였다.
동아일보는 이명박 정부가 ‘원칙은 지키면서 국제환경을 고려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거의 ‘횡설수설’ 수준의 사설을 내놨다.
중앙일보는 대북 강경 기조에 힘을 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사설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객관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힘을 싣고 ‘압박과 대화의 조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주목할만한 것은 조선일보의 반응이다. 조선일보는 이 대통령의 ‘6자회담’ 발언을 압박한 것이 미국, 중국 등 주변국들이라고 보고 이들을 겨냥해 “6자회담 다시 열면 북핵 해결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통일부, 외교부의 대북 강경 방침에 힘을 실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가 ‘안보 무능론’을 돌파하고 ‘보수세력’을 달래기 위한 ‘국내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조선일보의 이 같은 보도 기조는 ‘보수세력’을 향해 ‘이명박 정권은 강경으로 가고 싶으나 미국, 중국이 가만있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내년 6자회담 통해 북핵 폐기해야”>(동아, 1면)
<통일/ 北 내부변화 유도…통일 준비 국방/합동군-서북해역사령부 창설>(동아, 1면)
<대북정책, 북핵폐기 원칙 지키면서 ‘협상’으로 한발 이동>(동아, 3면)
< MB 대북인식, 외교-통일부와 엇박자?>(동아, 3면)
<비밀-우회접촉 실패…남북대화 3R 시작되나>(동아, 3면)
<“미정부내 한국 강경책 우려 커져”>(동아, 3면)
<통일부 “北정권-주민 분리해 접근” 외교부 “통일 국제적지지 확보”>(동아, 4면)
<‘적극적 통일정책’ 내실이 문제다>(동아, 사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외교부와 통일부의 ‘통일 대비’를 “민족의 희망이자 평화의 기초가 될 자유민주체제로의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다짐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두 부처가 내놓은 ‘적극적인 통일 대비’가 북한 체제 붕괴를 전제로 한 흡수통일로 읽힐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를 ‘통일에 대한 의지’, ‘다각적인 준비’ 등으로 풀이하면서 대북 강경 기조에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의 ‘6자회담’ 발언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사설은 “통일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 미국을 포함한 주변 강대국 변수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의 과제”, “통일 과정에서 중국을 설득해 지지를 획득하는 것은 난제 중의 난제”라면서 “냉철하고 치밀하며 내실 있는 통일정책의 추진을 요망한다”는 주문을 내놨다.
 
 
<“흡수통일은 아니다”>(중앙, 1면)
<“한국이 주도하는 통일, 국제 공감대 넓혀나갈 것>(중앙, 4-5면)
<김정일 정권보다 주민에 우선 접근, 북한 변화 유도>(중앙, 4-5면)
<대북 압박과 대화, 절묘한 조화 필요하다>(중앙, 사설)   
 
중앙일보는 통일부, 외교부의 업무보고 내용이 아닌 대통령의 ‘대화’ 발언에 비중을 두고 보도했다. 1면 톱기사의 제목도 <“흡수통일은 아니다”>로 달았다.
 
사설에서도 통일부, 외교부의 업무보고 내용은 다루지 않는 대신, 이 대통령이 “주목되는 발언을 했다”면서 ‘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사설은 이 대통령이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북 강경 발언을 해왔다면서 6자회담 등 대화를 강조한 발언이 “생각 없이 한 원론적 언급이라기보다 현재의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객관적 판단에 기초한 계산된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안보를 위해서는 강한 국방력과 함께 노련한 외교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굳건한 방위 태세를 유지하는 것 못지않게 외교를 통해 위협 요인을 제거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반도의 긴장 상태를 마냥 지속하는 것은 남북한 당사자는 물론이고 주변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에 대한 워싱턴 일각의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일본도 북일 대화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만 대북 압박을 고집하다가는 주변국가들에 끌려가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압박과 대화의 절묘한 조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내년엔 통일 준비…북핵은 6자회담으로”>(조선, 1면)
<김씨 왕조엔 ‘햇볕’ 무의미 판단…통일기반 다지기로 선회>(조선, 3면)
<‘김정일 금고’로 가는 돈줄은 조이고 대북방송 지원 등 북주민 변화 유도>(조선, 3면)
<미‧중 6자회감 재개 움직임에…한국 “안된다”에서 방향 틀어>(조선, 4면)
< WP “미정부, 한국의 대북 강경대응 우려”>(조선, 4면)
<중‧러 “남북, 직접대화 나서야”>(조선, 4면)
<6자회담 다시 열면 북핵 끝낼 확실한 방안 있나>(조선, 사설)  
 
기사들의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조선일보는 통일부와 외교부의 ‘통일 대비’에 힘을 실는 한편 주변국들의 압박이 이 대통령의 ‘입장 선회’에 작용했음을 강조했다. 
1면 기사의 제목은 이 대통령이 대북 강경 기조를 견지하면서 제한적으로 6자회담을 받아들인 것으로 달았다.
 
사설에서는 이 대통령의 ‘6자회담’ 발언을 전하며 “정부가 대북 압박에 초점을 맞췄던 정책 기조를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법 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우리 정부가 대북 정책을 ‘압박 일변도’로 끌고 가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 또한 사실”이라며 워싱턴포스트의 보도,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을 전했다.
 
 

▲조선일보 사설
 
사설은 “정부가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공격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6자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진 않았지만, 지금 분위기에선 이 문제를 그냥 덮어두고 북한과 한 테이블에 다시 앉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며 “미‧중은 이번 6자회담이 열리면 북한이 검증과 사찰 단계에서 또 엉뚱한 요구를 내걸어 비핵화는 거론도 못하고 주저앉고 만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을 방책을 갖고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통일부, 외교부의 업무보고 내용을 강력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주변국들의 압박에 따라 나온 것으로 파악하면서 실제 대북 정책에 변화가 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사설에서는 정부의 강경일변도로 치닫는 대북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내년에 6자 통해 북핵 폐기”>(경향, 1면)
<주변 4강 “긴장 완화” 흐름에 6자 입장 ‘변화 기류’>(경향, 3면)
<李정부 대북 강경 대응 ‘고민하는 美>(경향, 3면)
<“美, 조만간 남북대화 재개 압박 가할 것”>(경향, 3면)
<“압박만이 해법” 기조 더 강경…‘흡수통일’ 논란 불보듯>(경향, 4면)
<인권‧대북방송…북 자극 카드 총망라>(경향, 4면)
<국제무대 ‘북 붕괴’ 논의 공식화>(경향, 4면)
 
 
<“흡수통일, 논할 일 아니다 6자회담 통해 북핵 폐기”>(한겨레, 1면)
<‘북핵 대화’ 문 열었지만, 대북 기조변화 미지수>(한겨레, 3면)
<미, 한국 대북강경책 부담?>(한겨레, 3면)
<‘북한 붕괴’에 매달리지 말고 ‘대화’ 본격화하라>(한겨레, 사설) 
 
<끝>
 

2010년 12월 3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