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9월 2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9.25)
등록 2013.09.2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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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오늘(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합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9월 2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수도권 규제완화’ 보도, ‘정부발표 받아쓰기’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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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의 무비판적인 ‘수도권 규제완화’ 보도
 

정부가 주택건설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그린벨트에 공장 증축을 허용하는 등 수도권에 대한 추가 규제 방침을 내놨다. 그린벨트 해제를 비롯한 수도권 규제완화는 환경문제나 수도권 집중 문제, 국토균형발전 등 여러 측면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KBS는 24일 그린벨트에 공장 증축을 허용하기로 한 국토해양부의 발표를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반면 MBC는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해 입장이 다른 비수도권 지자체들의 주장을 보도하는 등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갈등과 논란을 다뤘다.

24일 KBS는 <공장 증축 허용>에서 규제로 공장증축을 못해 어려움을 겪는 광명 기아자동차 사례를 들며 “국토해양부가 옛 도시계획법에 따라 수출공장으로 인정받은 경우 이전에 늘린 공장 시설을 포함한 연면적의 50% 안에서 증축을 허용하고, 일반 공장은 현재 연면적 만큼 공장을 넓힐 수 있도록 시행령을 고쳐 입법예고”했다며 “이번 조치로 전국 131개 공장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조처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린벨트 관련 공장규제가 풀리면서 수도권 공장 총량제의 완화 폭과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하는데 그렸다.

반면 MBC는 같은 날 <집중취재-깊어가는 갈등>에서 규제완화를 원하는 수도권과 수도권 집중에 반대하는 지역의 서로 다른 입장을 보도하며 수도권 규제완화를 둘러싼 갈등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보도는 이천 하이닉스와 광명 기아자동차의 경우는 규제로 인해 공장 증설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경기도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경기도의 주장을 전했다. 이어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세운 충남 서산시의 사례를 들어 “수도권 규제가 풀리면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만 믿고 수도권 기업들을 유치하려던 지자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자체의 목소리를 보도했다.
또 비수도권 지자체들이 “지난 2년 동안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 발전을 우선하던 참여정부 정책에서 수도권 경쟁력 강화로 정책 변화가 예고되면서 수도권 대 비수도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 KBS, ‘수능과목 축소’ 반발을 ‘교과 이기주의’로 다뤄

24일 수능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과목 축소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줄이겠다며 수능과목 축소를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입시위주 교육, 수능시험 중심의 입시체제의 문제는 도외시 한 채, 시험과목만 줄이겠다는 접근은 위험하다. 학생들 입장에서 수능시험에 포함되지 않은 과목에 대한 관심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 경우 공교육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우려마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KBS는 이날 공청회를 보도하며 ‘수능교과 중심 교육’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교과 이기주의’로 문제를 몰아갔다. 그나마 SBS는 수능과목 축소의 문제점을 간단하게라도 언급해 차이를 보였다.

KBS는 <“과목 수 큰 변화 없어”>, <과목 축소 왜 힘든가?>에서 수능과목 축소를 위한 공청회 개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과목 축소 왜 힘든가?>에서는 “수능과목에서 제외되면 정상적인 교육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현행 대학입시에서 내신에 비해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라면서도 “공교육 파행의 근본 원인이 수능교과 중심의 교육에 있는데, 학생들의 학습부담은 외면한채 자기 과목이 수능에서 빠지면 안 된다는 교사들의 생각은 교과 이기주의로 비쳐 질 수 있다”고 문제를 ‘교과 이기주의’로 몰아갔다. 이어 “수업으로 승부를 해야지 대입이라는 제도에 의존해서 거기에 포함돼야만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다는 그런 강박관념은 교사의 이기주의라고 생각한다”는 교육과정심의위원의 인터뷰를 싣기도 했다.

SBS는 <과목축소안..반발>에서 이날 공청회를 보도했다. 전반적으로는 공청회에서 나온 주요 안을 소개하는 내용이었지만 KBS처럼 과목 축소에 반발하는 교사들의 목소리를 ‘이기주의’로 몰아가지는 않았다. 오히려 보도 말미에 수능과목 축소에 대해 “학생들의 학력저하, 국·영·수의 지나친 비중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수능이 우리 학교 현장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생각할 때 단순히 인기에 영합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교육적 목표와 철학을 가진 정책을 추진해야한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고 보도해 차이를 보였다.
 

3. MBC·SBS ‘O-157 검출 쇠고기 작업장 승인’ 보도 안해

정부가 미국의 쇠고기 수출 작업장을 추가 승인하면서 O-157 대장균이 검출돼 리콜사태를 빚은 작업장을 포함시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KBS만 이를 보도했다.

KBS는 <문제 작업장도 포함>에서 앵커멘트로 “정부가 미국의 쇠고기 수출 작업장을 추가로 승인하면서 리콜 사태를 빚은 작업장도 포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는 “수출이 가능한 작업장은 지난 2006년에 승인된 서른 곳을 포함해 모두 마흔 여덟곳으로 늘었다”, “O-157 대장균이 검출돼 미국에서 리콜 사태를 빚은 ‘네브라스카 비프’사의 작업장도 한국 수출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 4월 한.미협상에 따라 장관 고시 90일이 지난 오늘부터는 우리 정부 대신 미국 측이 수출 작업장에 대한 승인권을 행사”한다며 “정부는 승인권이 미국에 넘어가더라도 현지 점검은 계속 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미국 작업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승인권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끝>



2008년 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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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