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9월 1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9.17)
등록 2013.09.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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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오늘(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합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9월 1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미국발 금융위기의 국내 피해상황 소극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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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 국내 피해상황 제대로 보도 안해
 

미국 서브프라임모지기 사태로 빚어진 미국 금융시장의 충격으로 미국 4위의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고 3위 투자사 매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팔렸다. 이어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긴급지원을 요청했다. 이 같은 미국발 금융위기에 16일 우리 증시와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해 KBS는 7건, MBC는 11건, SBS는 11건의 보도를 쏟아냈다. 방송3사의 보도 내용은 한국의 증시 및 환율 상황, 한국정부 대책,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미국 금융위기의 원인과 그에 대한 미국 정부 대책 등이었다. <표>에서 보듯 방송3사 모두 대체로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으나, 그 중 KBS는 국내 피해상황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투자은행들의 연쇄도산 문제에 대한 분석보도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는 <긴급영업정지>에서 “국민연금공단은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 AIG에 모두 7천2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원금의 66%를 손해 본 상태”, “국내 증권사 역시 리먼브러더스 파생상품에 7억2천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일부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SBS도 <수천억 피해 불가피>에서 “한국투자공사와 국내 금융기관들이 메릴린치에 투자한 27억 2천만 달러도 일부 손실이 예상”, “국민연금도 리만브러더스와 메릴린치, AIG 등에 모두 7천2백만 달러를 투자했고, 투자금액의 66%인 4천7백만 달러의 손실이 났다고 원희목 의원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KBS는 국민연금 등의 손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KBS는 <피해 최소화 주력>에서 “미국 보험사 AIG의 국내 가입자 보호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못박았다”, “국내 증권사들도 리먼브라더스가 발행한 파생상품인 ELS 즉 주가연계증권 3천 억원 어치 가량을 국내에 팔았지만, 개인 고객들에게는 피해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감독당국의 입장”이라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또한 KBS는 이번 사태가 빚어진 원인 분석에서도 다른 방송사에 비해 소홀했다. KBS는 <‘부실상품 양산’ 원인>을 통해 미국정부의 대책을 보도하며 “이번 사태는 집값 하락에 따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아직 털어내지 못한 것이 원인이지만 위험성을 알면서도 지난 10년간 무려 50조 달러로 추정되는 각종 파생 상품을 쏟아냈던 미국 투자은행들의 모럴 해저드도 큰 원인”이라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반면 MBC와 SBS는 각각 <‘파생상품’이 화근>, <부동산 거품 화 키워>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인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설명, 투자은행들의 파생상품 문제 등을 비교적 자세히 분석해 차이를 보였다.

 


2. KBS·SBS, 일부 특목고의 ‘서울대 합격자 수’ 공개는 부적절

KBS와 SBS 모두 서울대 입시에서 특목고가 강세를 보인다고 보도했다. 두 방송 모두은 ‘특목고 강세’ 현상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보도에서 몇몇 특목고의 정확한 서울대 합격자 수를 그대로 보여준 것은 이들 특목고를 ‘홍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감스러운 대목이다.

KBS는 집중취재 <특목고 강세 심화>, <말뿐인 전형 다양화>에서 서울대 입시에서 드러난 특목고 쏠림 현상을 다뤘다.
<특목고 강세 심화>에서는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상위 10개 고교 가운데 자립형사립고 1곳을 제외하면 9개 학교가 특목고”라며 몇몇 특목고의 서울대 합격자 숫자를 공개해 오히려 ‘특목고 선호’를 부추길 우려가 있었다.
이어진 <말뿐인 전형 다양화>에서는 특목고 쏠림 현상의 원인을 짚었다. 이른바 상위권 대학들이 “약속과는 달리 다양한 전형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는 서울대가 올해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인원을 56명 줄인 반면, 어학이나 수학·과학 특기자를 뽑는 특기자전형인원은 해마다 큰 폭으로 늘였으며,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도 “수시선발 인원을 내신위주 선발과 논술·면접위주 선발로 나눠봤더니 두 대학 모두 논술·면접위주 인원이 4배 가량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량화된 성적에 의해서만 획일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인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발굴하여서 그들의 능력을 잘 길러내”야 한다는 최낙원(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교사)의 인터뷰를 실으며 “학생선발이 전적으로 대학의 손에 넘어가게 되면 특목고 편중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에 대학들이 답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SBS도 <특목고 출신 22%>에서 서울대의 특목고 출신 증가를 보도했다. 이 보도 역시 서울대의 특목고 출신 증가의 문제를 보도하며 말미에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 등 공부 잘 하는 학생을 더 뽑겠다는 서울대의 신입생 선발 기조가 유지되는 한 사교육 수요를 억누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하긴 했으나 보다 적극적인 원인 진단과 문제점 지적이 아쉬웠다. 또 KBS와 마찬가지로 일부 특목고의 서울대 입학자 수를 그대로 공개한 것도 유감스러웠다. <끝>



2008년 9월 17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