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9월 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9.10)
등록 2013.09.24 11:36
조회 408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오늘(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합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9월 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왜 이러나, ‘대통령과의 대화’ 적극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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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 ‘9월 위기설 가능성 낮다’ 별도 꼭지로 강조
 

MBC와 SBS는 환율 급등과 코스피지수 급락 등 금융시장의 불안한 상황을 보도했다. KBS는 뉴스 첫 번째 꼭지에서 일단 ‘9월 위기설’의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한 뒤 “위기설이 완전히 종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도해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KBS는 첫 번째 꼭지 <‘위기설’ 고비 넘겨>에서 앵커가 “9월 위기설은 그야말로 설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보도를 시작했다. 기자멘트에서는 “외국인들은 오늘도 천7백억 원 이상의 채권을 순매수하면서 재투자 가능성을 높였다”, “외국인들이 우리 국채를 사들이는 이유는 우리나라 국채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대부분 재투자될 것으로 보여 9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바로 이어진 <아직 불안정>에서는 하루만에 다시 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는 상황을 전하며 “세계적인 달러 강세와 경상수지 적자 등 국내외 여건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설이 완전히 종식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미국이 금융 불안에서 헤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지만, 미국 주택 시장의 침체가 워낙 깊은 만큼 그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MBC는 <하루만에 ‘휘청’>에서 외국인들이 다시 채권을 사고 있어 “9월 위기설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줄었다”면서도 “어제 나온 구제책 역시 주택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면 일시적인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내일 만기가 돌아오는 5조원 규모의 외국인 채권이 재투자 될 지, 그리고 모레 주식시장 선물옵션 만기일을 별 충격 없이 넘길지가 시장 안정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BS는 <하루만에 또 ‘출렁’>에서 “9월 위기설의 발단이 됐던 외국인 채권 만기일이 오늘과 내일로 다가왔지만 별다른 동요는 없었다”면서도 금융시장의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경제패턴을 봤을 때 아직 경기가 둔화 양상이기 때문에 약간의 등락 과정이 계속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심재엽 메리츠 증권 투자전략팀장의 인터뷰를 실었다.


2. KBS, 조계사 ‘회칼테러’ 사건 보도 안해

시민 3명이 ‘미국산 쇠고기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끔찍한 테러를 당했음에도 KBS는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MBC는 15번째 꼭지로, SBS는 10번째 꼭지로 보도했으나, 가해자와 피해자 측의 주장을 나열해 사건을 전하는 데 그쳤다.

KBS는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였던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잔인한 ‘테러’가 벌어졌고, 세 사람의 시민이 중상을 입어 그 중 한 명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인데도 이를 보도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MBC는 15번째 꼭지 <흉기 휘둘러 중태>에서 이 사건을 다뤘다. MBC는 사건 정황을 보도하며 피해자의 인터뷰를 싣고, 이어 “최근 3개월 동안 촛불집회로 매출이 줄어 화가 나 있었고, 술을 마신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가해자의 주장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피해자의 기자회견은 보도하지 않았다. ‘촛불집회로 매출이 줄었다’는 박 씨의 주장은 SBS 보도 내용과 상충되었다.
SBS는 10번째 꼭지 <‘쇠고기 논쟁’..중상>에서 다뤘다. 보도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헤어진 뒤 문 씨 등과 논쟁을 벌이던 도중 가족들을 모욕하는 말을 듣고 홧김에 저지른 일”, “촛불 시위 당시 가게 손님이 줄긴 했어도 그 때문에 벌인 일은 아니다”라는 가해자 박 씨의 주장을 전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박 씨에게 모욕을 준 적이 없고 박 씨가 술에 취하지도 않았다”, “현장에 경찰이 있었지만 수수방관했다”는 피해자 측의 주장을 실었다. 아울러 ”공권력의 방조 하에 일어난 정치테러라며, 비상사태를 선포해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안티이명박 카페의 입장을 보도했다.


3. MBC, ‘자살률 증가’ 원인 꼼꼼히 따져

통계청에서 지난 해 한국인의 사망원인을 조사해 발표했다. 사망원인 1위는 암이었고, 2위는 뇌혈관질환, 3위는 심장질환인데 자살에 의한 사망이 4위로 조사되었다. 2,30대에서는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두고 MBC와 SBS는 자살률이 높아지는 원인과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KBS는 통계청 자료를 단순 전달했다.

MBC는 <폐·간암 늘었다>와 <자살률 2배 급증>에서 이를 다뤘다. 특히 <자살률 2배 급증>에서는 “어려워진 경제상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살률은 지난 2003년 카드 대란으로 신용불량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과 맞물려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어 “60대 이상 노령층의 10만 명당 자살수는 47.7명으로 가장 많이 증가”한 이유도 “사회 안전망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보도는 “지난해 자살률은 IMF 경제위기 때인 98년보다 높았다”며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사회가 팍팍해졌기 때문인데 패자부활이 가능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당국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SBS도 <사회가 나서야>에서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만2천 164명, 자살률로는 10만 명당 24.8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며 “하지만 정부의 자살 대책은 꼴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년의 경우 10명 가운데 6명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을 정도로 자살 충동을 많이 느끼지만 전국 2만여 초중고 가운데 전문 상담 교사가 있는 곳은 단 1%에 불과”하며 “자살에 대한 사회·경제적 연구와 분석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가 나서서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고 해결해주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책법 만들었지만..>에서는 자살을 사회적 문제로 보고 대책법까지 만든 일본의 상황을 보도했다.


4. KBS ‘대통령과의 대화’ 적극 홍보, “허심탄회한 대화” 예상하기도

KBS는 뉴스 뒤에 이어질 ‘대통령과의 대화’를 두 꼭지나 할애해 ‘예고보도’ 했다. MBC는 단신으로 내보냈다.

MBC는 <잠시 후 ‘대통령과의 대화’>라는 제목의 단신보도를 내보냈다.
반면 KBS는 <최대 관심사 ‘경제’>에서 “오늘 대통령과의 대화도 경제 분야의 비중이 가장 크다. 살인적인 물가와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방법, 부동산거품을 없애고 빈부격차를 해소할 방안 등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말은 많다”며 “이 대통령은 대내외적인 경제적 어려움을 솔직하게 밝히고, 고통이 따르더라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적극적인 태도를 갖자고 호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부동산대책과 감세정책 등 그동안 발표한 정책을 설명하고 강력한 추진의사를 내보이는 등 국정운영 방향을 밝힐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 대통령이 현 경제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또 어떤 해법을 내놓을 지 말 한마디 한마디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뉴스 후반부에 <잠시후 생중계>에서는 이 대통령이 KBS에 도착해 KBS 사장 및 임원진과 인사를 나누고 생방송 준비에 들어갔다는 동정보도까지 내놓았다.
앞서 8일에도 KBS는 <내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취임 200일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생방송을 통해 국민과 대화에 나선다”며 “취임 6개월의 소회를 밝힐 예정”, “100명의 국민패널과 인터넷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미래비전 등 분야별로 질문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특히 “국민 패널은 무작위로 선정됐기 때문에 현 정부에 우호적, 비우호적인 사람들이 모두 섞여 있다”며 “쇠고기 파문과 촛불집회, 9월 경제위기설과 부동산 대책, 독도영유권 문제와 불교계 사태 등 민감한 주제를 놓고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했다.


5. ‘김정일 와병설’ 신중 보도 필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정권 수립 60년 기념행사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지자 우리 언론들은 앞다퉈 김 위원장의 와병설을 보도하고 있다. 60년 기념행사가 큰 행사이고, 최근 한 달 가까이 김 위원장이 얼굴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는 점, 외국인 의사가 북한에 갔다는 점 등이 김 위원장 와병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와병설은 말 그대로 ‘추측’일 뿐이며, 이전에도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언론매체들의 무분별한 추측보도가 여러 차례 있었던 점 등에 비춰 신중한 보도태도가 필요하다. 특히, MBC는 6일부터 무려 3차례나 비슷한 ‘와병설 추측보도’를 내놓았다.

KBS는 <건강이상설 증폭>에서 정권 60년 기념행사에 김정일 위원장이 불참한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통상 “정권 수립 55주년과 50주년 기념일에는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고, “한 달 가까이 김 위원장이 잠행에 들어간 점”, “지난해 5월, 독일 의료진으로부터 심장의 혈관을 넓혀 주는 ‘스텐트 시술’을 받았고, 올해 7월에는 독일 의사들이 방북”, “심근경색을 가족력으로 갖고 있고 당뇨병까지 앓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김 위원장이 거동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MBC는 <“김정일 위원장 불참”>에서 “50주년, 55주년처럼 5년 단위 기념일은 특별히 성대한 기념행사를 벌여왔으며 지금까지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최근 3주일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 위원장의 중병설이 증폭되고, 일각에서는 유고설까지 나오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건강이상설 증폭>에서도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심장질환과 당뇨가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66살인 김 위원장이 올 들어 현지지도 방문횟수를 지난해보다 2배로 늘리는 등 강행군을 한 결과 피로가 겹쳤을 것”이라며 와병설을 거론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신변에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징후도 현재로선 포착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행사불참이 미국의 부시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테러지원국 해제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식량난까지 겹쳐 김 위원장이 대외활동을 잠정 중단한 것 아니냐”며 또 다른 가능성을 추측하기도 했다. 한편, MBC는 8일 <내일 나타날까?>와 6일 <또 건강이상?>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거듭 제기한 바 있다.
SBS도 <참석여부 관심>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불참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최근 제기되고 있는 건강 이상설이 더욱 증폭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6. MBC, 검찰 표적수사 논란 다뤄

MBC는 검찰이 강도 높게 벌이고 있는 기업 및 이전 정권 인사, 시민단체 수사 등에 대해 제기되는 ‘표적수사’ 의혹을 보도했다.

MBC는 <검찰수사...의혹>에서 “임 총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논란의 핵심에는 검찰 고위층의 경질설이 자리 잡고 있다”, “검찰 고위층에 대한 여권 핵심부의 질책과 함께 경질설이 돌면서 전방위 사정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사정의 칼끝이 전 정권 인사들을 겨냥한 ‘표적 수사’라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기업과 하청업체, 시민단체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는 데 대해서도 이잡듯 뒤지는 저인망식의 싹쓸이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은 수사 방식이 ‘품격과 절제’라는 임채진 총장의 복무방침을 검찰 스스로 뒤집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7. 시·도 교육감들의 ‘역사교과서 채택 개입’ 문제, MBC만 보도

MBC는 최근 시·도교육감들이 역사교과서 선정에 개입해 그동안 ‘뉴라이트’ 등이 편향되었다고 주장해 온 특정 근·현대사 교과서를 배제하려 한다는 논란을 취재, 이 같은 행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MBC는 <교육감 개입..반발>에서 교육감들이 “올해 11월까지 각 교과서의 특징과 관점, 서술방식 등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만들어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이 이를 참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며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나서서 보수단체들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도했다. 이어 현재의 교과서 채택 방식을 거론하며 “교육청 차원에서 금성교과서를 아예 채택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로 비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과학기술부가 정상적인 법적절차로 해결이 되지 않으니깐 민선 교육감의 자율결의 형식을 빌어서 이런 조치를 취한다는 것”, “교과서 채택은 구성원 합의에 의해 이루어지는 건데 여기에 영향력 행사하는 건 자율화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인터뷰를 실었다. <끝>
 



2008년 9월 10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