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미국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관련 방송3사 보도 일일 모니터 브리핑 (5월 8일 보도)
등록 2013.09.24 11:30
조회 447

방송 3사 보도 어디에도 ‘광우병 선동·과장’ 없었다
- 수구보수신문 주장 근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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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과 관련한 수구보수신문들의 왜곡보도가 심각한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방송3사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알권리를 보장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기대하며 7일부터 방송3사 메인뉴스의 미국 쇠고기 개방 관련 보도를 모니터해 일일 브리핑을 시작합니다.
 
■ 5월 8일 사건 개요
· 한승수 국무총리 미 쇠고기 수입 관련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하여 국민건강이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되면 수입 중단조치를 취할 것, 새로운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언제라도 미국과 체결한 협정의 개정을 요구하겠음,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불법집회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등의 발언)
· 야 3당 쇠고기 대응을 위한 원내대표회담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통과, 쇠고기 협상 장관 고시의 연기 강력 촉구, 통상절차법 통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 국정조사 실시 등 다섯가지를 결의함)
· 청와대 현 단계에서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 15일로 예정된 쇠고기 협상 관련 장관 고시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
· 이대통령 청와대 출입기자와 간담회
· 미국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다우너 소 동영상 또 공개(메릴랜드주, 텍사스, 뉴멕시코, 펜실베이니아주의 소 경매장에 다우너 소 있는 모습 촬영,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다거나 도축 돼 식용으로 유통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소 경매장이 규제의 사각지대로 확인된 만큼 식용으로 사용됐을 우려도 크다고 지적)
· 과학기술한림원 토론회

■ 방송3사 보도량


■ 방송3사 보도 내용 비교

▲ 방송3사가 공통으로 보도한 내용
방송3사는 이대통령 청와대 출입기자와 예정에 없는 간담회, 한승수 총리 대국민 담화문 발표내용, 국회의 대정문 질문 스케치, 한림원 광우병 가능성 토론회, 야 3당 원내대표 협의안 등을 보도했다.

· 이대통령 출입기자 간담회


3사 모두 이대통령의 “국민건강 최우선” 발언을 다뤘지만 약간의 차이를 보였음.
KBS는 앵커가 “(이대통령은)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을 때 정부는 사실 한우 농가 대책을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갔다면서 그 사람들은 한미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라는 보도함. 이명박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사실상 아직도 국민들의 광우병에 대한 우려를 민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 문제를 논하는 언론에 대해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로 일축하는 심각한 발언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3사 모두 이 문제를 지적하지 못했음.
SBS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중에서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을 때 한우 농가대책이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며 “최근 상황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라고만 멘트. 한미FTA반대론자 운운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음. 오히려 “소모적인 논란을 접고 차분하고 이성적인 논의가 여론과 사회적 담론을 선도하는 그런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라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을 담았음.
MBC도 <“국민건강 최우선”>에서 이 내용을 전혀 다루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 비서실 개편은 없을 것이라는 이대통령 의견을 전하고,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서 정무나 홍보, 민정수석실의 개편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고, 성난 민심이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당·정·청 전체를 아우르는 큰 폭의 인적 쇄신과 개편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는 걸로 보입니다”라고 진단했음.
3사 모두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건강 최우선 발언에만 방점을 찍은 채,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시각에 대해 제대로 지적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

· 한승수 총리 대국민 담화문


방송사 모두 한승수 총리의 대국민 담화문을 보도했지만, 보도내용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음.
KBS와 MBC는 광우병 발병이 보고되면 GATT 조항에 근거해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 것과, 대만과 일본 등의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라도 미국에 협정의 개정을 요구하겠다고 한 내용을 전했고, SBS는 이명박 대통령 간담회와 청와대 반응 등을 주로 다룬 보도 속에 한 총리 담화문 내용을 간단하게 담았음. “필요할 경우 미국 측에 협정 개정도 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는 정도의 내용을 전달.
한승수 총리의 담화문 관련 보도에서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보도는 ‘GATT협정을 적용해 수입중단 등을 할 수 있는가’를 짚어보는 것. 물론 전날인 7일 SBS <수입중단 가능할까?>는 “정부는 국제조약은 한미 양자 협정에 우선하는 만큼 자국민의 건강을 위해 스스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WTO 규정을 준용하면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경우에도 미국의 반발과 통상마찰, 나아가서는 한·미 FTA 비준 차질과 대외신인도의 하락까지 감수해야 합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음. MBC도 7일 <수입중단 가능할까>에서 가트협정 적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의 동의가 없으면 수입중단과 재협상은 쉽지 않다는 점을 보도했음. 그러나 정부의 대국민 담화는 국민에게 하는 약속인 만큼 이것이 정말 실현가능성이 있는 조치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보도가 필요했다고 봄.
이런 측면에서 8일 KBS <실현 가능성 낮아>는 돋보였음.
이 보도에서 앵커는 “이론상의 얘기일 뿐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고영태 기자는 분석하고 있습니다”라고 멘트. 이어 기자는 GATT 규정은 “예상치 못한 위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의 근거일 뿐 구속력이 있는 조항은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가 수입중단 조치를 취하면 미국은 근거 부족과 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WTO에 제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WTO가 미국의 손을 들어줄 경우 정부는 수입 중단 조치를 철회해야하고 이를 어길 경우 보복 관세 등 무역 마찰까지 감수해야 합니다”라고 지적.
또한 이 보도에서는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광우병 소의 수입금지를 관철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른바 ‘일부 독소 조항의 개정을 요구’ 할 뜻을 밝혔습니다”라면서 이혜민 FTA교섭대표의 인터뷰를 담았음. 보도는 “문제는 정부의 개정 의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미국이 응하지 않으면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라고 문제를 지적.

· 한림원 광우병 토론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광우병과 쇠고기의 안전성’ 토론회는 방송3사가 모두 보도했음. 그런데 보도제목에서부터 차이가 있음. MBC는 <경고 잇따라>로 위험성을 지적하는 데 방점이 찍힌 반면, KBS <과학자도 의견분분> SBS <“가능성 낮지만 대비”>로 비교적 위험성 적은 쪽에 방점을 찍었음. 보도내용도 이러한 제목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음. 방송3사의 한림원 토론회 관련 보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표 3>과 같음.
일방적인 결론이 나지 않는 토론회 중계의 경우, 어느 발언자의 어떤 부분을 녹취하고, 기자와 앵커가 어떻게 멘트를 해주느냐에 따라서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뉘앙스는 매우 다름. 이번 보도에서 MBC는 멘트를 자제하고 비교적 관련 녹취를 많이 담는데 치중했는데 기자와 앵커 멘트 모두 이번 토론회에서 경고의 메시지가 많았다는 점을 강조했음. KBS는 안전성과 위험성 사이에 의견이 팽팽했다는 데 초점을 맞췄음. SBS는 기자와 앵커 멘트가 광우병 발병 가능성이 크지 않고 논의가 비약되어있다는 인상을 주었음.


특히 이번 보도에서 3사 모두 화장품 위험성에 대해 다뤘음. 화장품에 대한 논란이 그동안 ‘괴담’으로 계속 언급되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음.
MBC는 미국 FDA에서 상처 난 부위에 사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는 부분을 언급한 뒤 “원료가 컨트롤되지 않으면 위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그것은 꼭 발병을 해서 위험한 것이 아니라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그렇게 하고 있고요”라는 우희종 교수의 녹취를 담아서 그동안 괴담 수준으로 전해지던 화장품관련 내용에 대한 정보를 비교적 충실히 제공했음. KBS는 발언 녹취는 없이 “소의 부산물을 사용한 화장품의 경우 정상 상태에서는 사용해도 되지만 상처가 난 부위가 있을 경우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었습니다”라고 보도했음. 반면 SBS는 “미국 FDA가 소의 부산물을 재료로 한 화장품이나 의약품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라는 기자멘트와 “광우병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 나라에서 수입하는 콜라겐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인간 광우병을 우리에게 옮겨줄 염려는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라는 이중복 교수의 인터뷰를 담아서 화장품이 안전하다는 쪽에 방점을 찍어 보도했음.

▲ 2개 방송사만 보도한 내용

· 미 다우너 소 추가 동영상
미 다우너 소 동영상을 KBS와 SBS가 보도했는데 보도에 큰 차이는 없었음.
매우 충격적인 내용이었지만 정부와 보수신문이 주장하는 것처럼 다우너 소가 모두 광우병이라도 걸린 양 과장하는 부분은 전혀 없음. MBC는 아예 이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음.

· ‘고시 연기 가능성’ 여부
‘고시 연기 가능성 있나’를 진단한 내용도 KBS와 SBS만 보도했음.
특히 SBS는 <“위헌소지 있다”>(최희진 기자)에서 장관 고시만으로 효력이 생기게 한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비중 있게 다뤘음. 이러한 주장은 방송3사 중에서 SBS만 보도한 것으로 돋보였음.
이 보도는 국가간 정식 조약이 아니기 때문에 장관의 고시만으로 발효된다는 정부의 설명에 대해서 “그러나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사안을 장관 고시만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기자멘트하고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상당히 영향을 주는 그런 내용을 가설명하고 고시해서 효력을 바로 준다면 그것은 우리 헌법에 위반된다.”는 김영석 이화여대 법학교수의 인터뷰를 담았음. 또한 “외관이 어떤 모양을 가지건 간에 그것이 책임있는 정부, 책임자에 의해 국가 간에 합의가 됐고 그리고 지금 여기 보면 실천이 된다는 거 아닙니까, 실천이 된다면 그것은 조약에 준한다는 것으로 봐야 되고요.”라는 홍성필 연세대 법학교수의 인터뷰를 담고 “우리 헌법 60조에는 주권의 제약에 관한 국가 간 조약은 반드시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이번 사안이 우리의 ‘검역 주권’을 제약하는 만큼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라고 보도했음. SBS의 이 보도는 반드시 짚어봐야 할 내용을 시의적절하게 정리한 보도로 돋보였음.

· 한우 관련 보도
KBS는 <현장추적/버젓이 속여판매>에서 고급 한우전문 식당에서 한우에 미국산 쇠고기를 끼워서 파는 행태를 고발했음.
SBS는 <한우농가 직격탄>에서 한우가격 폭락과 아예 거래자체가 되지 않는 현실을 보도했음. SBS는 보도에서 “외식이 증가하는 가정의 달 5월, 소고기를 다루는 사람들의 기대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며 한우농가의 사정을 담았으며, “광우병 논란에 AI까지 번지면서 죄없는 우리 축산농민들이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우리 한우야 아무 문제없고 AI는 끓여서만 먹으면 된다고 하니까” 등의 앵커의 클로징 멘트를 해서 한우 소비를 독려.

■ 방송사별 돋보이는 보도

▲ MBC <확률의 함정>(현원섭 기자)
이 보도는 정부와 보수언론이 광우병 위험이 과장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지적. “확률이 낮다는 것이 곧 안전하다”는 등식의 함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확률이 미미하므로 안전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정부가 취할 태도가 아니라는 지적”을 전달. 광우병의 위험을 과장해서도 안되지만 확률에 근거해 그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경계해야 할 태도라는 점에서 돋보인 보도.<끝>



2008년 5월 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