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MBC [뉴스데스크]에 대한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2007.7.9)
등록 2013.09.24 11:26
조회 517

뉴스가치 있는 아이템을 깊이 있게 다루는 방송뉴스 필요
- 2007 MBC 뉴스의 변화를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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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 대상 : MBC <뉴스데스크>
○ 모니터 기간 : 2007년 4월 30일-5월 14일


 

Ⅰ. 들어가며
MBC [뉴스데스크]는 2007년 봄 개편을 맞아 ‘쉬운 뉴스’를 표방하며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4월 9일부터, 새 단장한 뉴스 스튜디오에서 앵커가 진행했으며 앵커 뒤로 큰 화면을 설치해 어깨걸이 제목의 가시성을 높였다. 4월 14일에는 출산으로 휴직했던 김주하 씨가 주말 단독 앵커로 복귀했다. 또한 “집중취재”코너는 5~7분으로 늘어나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할 여지를 마련했다. 이런 변화는 시청자에게 편안함과 호기심을 제공하며 ‘보기에 좋은’ 뉴스를 만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보도의 질은 뉴스의 외형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며 뉴스가 지나치게 연성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러한 MBC뉴스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2007년 4월 30일부터 5월 14일까지 보름간 MBC [뉴스데스크]를 모니터했다.
이번 모니터에서는 기존의 연성화 분석 모니터와는 다르게 뉴스가치에 대한 평가에 초점을 맞췄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작성한 2003년 「방송3사 보도 연성화 경향」과 2005년「MBC 뉴스 연성화 보고서」(이하 「2005년 보고서」)에서 뉴스의 연성화 경향을 우려했다.
여기서 사용한 ‘뉴스 연성화’란, 뉴스가 전통적으로 다루던 정치, 경제, 사회 영역이 아닌 스포츠, 공연 등 ‘말랑말랑한 소재’를 주로 기사화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연성 소재가 뉴스담론의 외연을 확장하는 기능도 할 수도 있기에 다른 개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도출된 것이 뉴스가치다.
‘뉴스가치가 있다’함은 해당 뉴스가 일반 시민에게 유용한 정보로서 기능함을 뜻한다. 국가적 중대 결정사항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심을 기울일만한 사건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는 광범위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시청자가 뉴스라는 형식을 통하지 않더라도 연예정보 프로그램, 아침 생활정보 프로그램 등에서 충분히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대중이 꼭 알아야 할 필요성이 떨어지는 사안이면, 뉴스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런 뉴스가치 판단 방식은 방송사 데스크가 판단한 뉴스가치와 충분히 다를 수 있다.

Ⅱ. 모니터 결과

1. 모니터 대상 및 분석 기간
모니터 대상은 MBC [뉴스데스크]이고, 모니터 기간은 4월 30일(월)부터 5월 14일(월)까지다. 단, 비교분석할 대상이 필요할 경우 [뉴스데스크]와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KBS [뉴스 9]를 비교해 참조했다.

2. 분석방법

각 꼭지를 한 건의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뉴스데스크]가 특화한 코너(집중취재, 현장출동 등)는 물론 짧은 시간동안 앵커가 정보를 전달한 단신보도도 분석대상으로 설정했다.
<사건/사고> 및 <지구촌 리포트>는 단신 몇 가지를 모아 한 꼭지로 담은 보도인데, 이는 보도형태에서는 스트레이트로 분류했고, 주제 분류는 여러 단신 중 가장 중점적으로 배치한 첫 번째 단신 내용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뉴스를 여는 <종합>영상과 마지막의 <클로징 멘트>, 그리고 <데스크 영상> 및 <날씨>는 분석 대상에서 제했다.

보도 주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세계’, ‘기타’ 크게 여섯 가지로 분류했다. 그리고 그 밑에 27개의 하위 항목을 두어 주제를 좀 더 세밀하게 나눴다. 세부주제 항목은 ‘정당/선거/국회’, ‘군사/안보’, ‘외교’, ‘북한/통일’, ‘기업 경영’, ‘건설/부동산’, ‘증시’, ‘서비스업’, ‘과학/기술’, ‘무역/경제협정’, ‘노동’, ‘환율/경기/물가’, ‘농업’, ‘범죄/사건/사고’, ‘환경/공해’, ‘교육/육아/출산’, ‘보건/의료’, ‘복지/후생’, ‘기부/봉사’, ‘장애/이주/새터민’, ‘교통’, ‘공연/영화/전시’, ‘스포츠’, ‘축제/행사’, ‘여가/취미’, ‘날씨’, ‘기타’로 분류했다.

보도 유형은 총 여섯 가지로 나눴다. ‘스트레이트’는 육하원칙에 근거해 사건을 보도하는 전형적인 리포트를 말한다.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리포트 한 경우도 포함한다. ‘기획·연속보도’는 집중취재처럼 장시간 보도하는 꼭지에서 동일한 사안을 이틀 연속 다룬 것을 뜻한다. ‘인터뷰/대담’은 기자가 스튜디오에 출연해 앵커와 대담을 하거나 기자가 인터뷰 대상자와 만나 특정 사안에 대해 논의한 경우를 이른다. ‘여론조사’는 리서치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를 알리는 것을, ‘생중계’는 현장에 있는 기자와 스튜디오를 연결하여 보도한 것을 의미한다. ‘단신’은 앵커가 단시간에 자료화면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보도 성격은 ‘미흡한 사실보도’, ‘단순사실보도’, ‘심층 분석·대안 제시 보도’ 세 가지로 구분했다. ‘미흡한 사실보도’는 논란이 일거나 사회적 편견이 팽배한 사안을 다룰 때 어느 한 쪽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편파적인 용어와 장면을 사용한 경우를 이른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 소위 ‘카더라’식의 폭로성 내용이거나 주관 또는 추측을 포함한 경우도 포함한다. ‘단순사실보도’는 전형적인 스트레이트 기사를 말한다. 왜곡이나 과장됨 없이 사건의 전개 과정을 충실히 알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심층 분석·대안 제시 보도’는 명확한 사건 전달에 덧붙여 적절한 분석이나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곁들인 경우를 이른다. 전문가의 의견이나 구체적 자료를 근거로 하여 사회구조적 문제가 무엇인지 밝히고 해당 사건을 개선할 방안을 모색하는 보도가 이에 속한다.

3. 분석 결과

1) 뉴스의 획일성 여전


분석기간 동안 뉴스는 총 327건이고 일일 평균 보도량은 21.8건이다. 보름 동안 일일 보도량이 가장 많았던 날 보도 건수는 26건이고, 가장 적은 날 보도 건수는 15건이다. 2005년, 분석기간 14일 동안 보도된 기사가 총 379건이고, 일일평균 보도량이 27.1건이던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MBC는 보도시간을 다양화하여 획일화된 뉴스 형식을 탈피하려 노력했다. 61~90초 사이의 보도는 26.9%로 2005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60초 이하 보도는 4.3%로 2005년의 14.2%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120초를 넘기는 보도도 11.3%로 상승했다. 평균 보도 시간도 105.6초로 늘어났다.(각주1) MBC가 뉴스를 심층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된다. (<표 1> 참조)


뉴스 시간으로 뉴스형식과 내용의 심층성까지 정확히 평가할 수는 없으나, 통상적으로 18초~60초 사이의 보도는 단신으로, 61초~120초의 보도는 일반 리포트 기사로, 121초 이상의 보도는 심층적으로 취재한 보도로 볼 수 있다. 이런 기준으로 봤을 때, 18~60초 사이의 단신이 2005년에 비해 10% 줄어들었고, 61~90초의 짧은 리포트 기사는 0.6% 줄었다. 반면, 121초 이상 긴 보도는 3.1% 증가했고, 91~120초 사이의 보도는 7.4% 늘어났다.

뉴스 처리방법 분석 결과, 스트레이트 기사는 전체의 89.4%로 보도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기획·연속 보도는 2.4%에 불과했다. 전체의 6.7%인 단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비율이다. MBC에는 KBS나 SBS처럼 ‘기획’ ‘연속’이라는 이름을 붙인 코너가 없는데다가, 무엇보다 <집중취재>처럼 전문성을 기할 수 있는 코너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에 기획·연속 보도가 적었다고 볼 수 있다.(<표2> 참조)
각 보도 유형별로 전체 뉴스에서 어떤 비중으로 다뤄졌는지 살펴보기 위해, 보도순서를 분석했다. 스트레이트는 절대적으로 많은 양을 차지했기 때문에 보도순서에 큰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기획·연속 보도는 전부 11~18번째 보도에 배치되었다. 뉴스 가치가 높을수록 보도 전반부에 배치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연속·기획 보도는 1~9번째에 전혀 배치되지 않아 뉴스배치에서도 우선순위로 처리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뉴스 주제의 획일성은 2005년보다 심해졌다. <표 3>은 세부 주제별로 뉴스를 나눈 것이다. ‘범죄/사건/사고’ 보도는 총 122건으로, 전체의 37.3%를 차지했다. 분석 기간 중 김승연 한화 회장 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보도의 1/3 이상이 ‘범죄/사건/사고’ 보도인 것은 뉴스 주제가 한 가지에 지나치게 편중됐음을 드러냈다. 이는 14%를 보인 2005보다 2.5배 넘게 증가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올해 대선이 치러짐에도 ‘정당/선거/국회’ 보도가 11.9%로, 2005년의 10.3%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음을 감안하면, MBC가 ‘범죄/사건/사고’ 보도에 크게 치중함을 확인할 수 있다.(<표3> 참조)
한편 ‘범죄/사건/사고’ 및 ‘정당/선거/국회’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보도량이 미미하며 비율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주목할만한 점은 ‘무역/경제협정’ 보도량이 절대적으로 적은 데 비해 ‘축제/행사’ 등 문화 관련 보도는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축제/행사’ 보도는 전체의 4.9%(16건)로 무역/경제 협정의 3.1%(10건)을 상회했다. 분석기간 중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MBC가 행사관련 보도를 많이 했다고 볼 수 있다.

 

보도순서에 따른 뉴스 주제를 보더라도, MBC가 ‘범죄/사건/사고’ 보도에 뉴스가치를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범죄/사건/사고’ 보도 122건 중 80건은 뉴스 전반부에 배치됐다. 이와 달리, MBC는 ‘무역/경제협정’은 등한시했다. ‘무역/경제협정’ 보도 중 전반부에 배치된 보도는 단 1건이며, 6건은 뉴스 후반부에 속했다. ‘공연/영화/전시’, ‘스포츠’, ‘축제/행사’, ‘여가/취미’ 보도가 뉴스 중반부에 속한 것을 보면, MBC가 ‘무역/경제협정’ 분야에 뉴스 가치를 별로 두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

보도 성격을 분석한 결과 미흡한 보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하원칙을 근거로 한 사실보도인 ‘단순전달’의 경우 76.8%(251건)로, 같은 기간 KBS의 80.7%(188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MBC의 경우 ‘미흡한 사실보도’는 많은 반면 ‘심층 분석/대안 제시 보도’가 극히 적었다. ‘미흡한 사실보도’는 전체의 20.5%(67건)로, 10.4%(37건)를 보인 KBS의 두 배에 이르렀다. 반면 ‘심층 분석/대안 제시 보도’는 2.8%(9건)로, 9.0%(32건)인 KBS의 1/3 수준에 머물렀다.(<표4> 참조)
한편 보도성격에 따른 보도 순서로 비교해도 ‘단순사실 보도’가 뉴스 전반부에 포진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심층 분석 및 대안 제시’ 보도는 주로 중반부에 속했다. 2005년 대안제시 보도 20건 중 11건이 보도 후반부에 있던 것에 비해 미약하나마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흡한 사실보도’의 경우 2005년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 뉴스의 전반부와 중반부에 속한 ‘미흡한 사실보도’는 전체의 20.2%(53건)로서,「2005년 모니터 보고서」의 ‘대립·갈등보도’, ‘추측성 보도’, ‘주관적·감정적 보도’, ‘미흡한 사실 보도’를 합친 19.7%(55건)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2) 뉴스가치 없는 기사량 다수 차지

MBC 뉴스에는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보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뉴스 중 ‘뉴스가치가 없다’ 항목에 분류된 기사는 20.5%(67건)이다. 이는 전체 보도의 1/5로,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같은 기간 KBS [뉴스9]의 15.6%(52건)보다 5% 높은 비율이기도 하다. (<표5> 참조)

 

이처럼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보도가 많은 이유는 경성소재가 아닌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보도는 주말에 많이 보도되는 경향을 띤다. 다음은 그 구체적 내용이다.

① 가십성, 인정/미담 기사 많아
MBC 뉴스에는 가십성 기사와 인정/미담 기사가 많았다. ‘가십성 기사’는 총 46건으로 전체 보도의 14.0%를 차지했다. 이는 327건의 기사 중 경성소재 236건(72.2%) 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다음으로 많이 쓰인 소재는 ‘인정/미담 기사’로, 총 15건(4.6%)이다. ‘진기함’, ‘미’, ‘성’, ‘금전/재테크’, ‘발명’, ‘동물/식물’, ‘건강’ 기사는 전체의 9.1%(30건)이다. 경성 소재를 제외한 기사의 총합이 27.7%(91건)로, 전체의 1/4을 상회한다. 이는 KBS [뉴스 9]의 21.8%(78건)보다도 6% 높은 수치다.
 

한편 ‘경성소재’가 아닌 것 중 ‘성’, ‘발명’, ‘건강’을 제외한 모든 소재는 대부분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 ‘인정/미담’ 및 ‘가십’ 보도는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비율(20%)이 다른 소재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경성소재 중 뉴스가치 없는 비율(8.5%)에 비하면 두 배 이상이다. 요컨대 MBC가 채택한 다양한 방송 소재는 대부분 알 필요 없는 것이며, 그 결과 뉴스의 깊이는 얕아졌다.

보도국 데스크는 뉴스 소재로 선택한 내용이 시청자가 뉴스를 통해 얻어야 하는 정보 가치를 띠는지, 사회에 기여를 할 수 있는 내용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영국 BBC의 초대 사장인 리스 경은 “방송은 시민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필요한 것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방송은 공공성을 띠어야 하며, 시민 개개인에게 도움이 될 만큼 유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방송이 대중적인 내용을 지향하되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방식으로 시청률을 도모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뜻한다. 방송 뉴스도 예외일 수 없다.
뉴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또는 가십에 해당하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일반 대중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청자에게 쉬운 뉴스를 제공하려 한다면, 꼭 필요한 내용을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가볍게 웃고 넘길 수 있는 내용을 뉴스에 삽입하는 것은 뉴스 자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만 낳는다.


② 주말 뉴스 연성화 심각
주말 뉴스는 평일 뉴스에 비해 보도량 및 뉴스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327건 중 평일 보도 건수는 263건이고, 주말 보도 건수는 64건이다. 일일 평균 평일에는 23.91건을, 주말에는 16건을 보도한 꼴이다.
주말 뉴스 46건 중 뉴스가치가 없는 내용은 18건으로, 주말 보도 중 28.1%나 차지했다. 평일 보도 중 뉴스가치가 없는 내용이 18.6%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주말뉴스 중 보도할만한 가치가 없던 것은 대부분 가십 또는 인정/미담을 주요 소재로 취한 기사다. LA에 공연이 열려 교민이 많이 모였다는 <세대벽 허물고>(5/6), 국립발레단 및 가수 채연 등이 군부대 위문공연을 했다는 <군대 간 까닭>(5/6), 가수 싸이 등이 학교나 기업에서 인기 강사로 활약한다는 <연예인 특강>(5/12), 재미교포가 식물성 마시멜로를 개발해 돈방석에 앉았다는 <마시멜로 대박>(5/12)은 가십이면서 뉴스가치가 없는 대표적인 사례다. (<표7>참조)

 

주말에 정치·경제적인 경성보도와 관련된 뉴스거리 자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말 보도 건수가 적고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보도가 많은 것은 타 방송사의 저녁종합뉴스와 큰 차이는 없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주말 뉴스는 각 방송사의 저널리즘 역량을 과시하고 차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각주3) 따라서 주말 저녁 주로 TV를 시청하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과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MBC는 스타성 있는 여성 앵커가 단독진행하게 하면서, 타 방송사에 없는 <앵커리포트>코너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앵커리포트> 코너는 주로 인정/미담 소재만을 다루면서 심층성이 떨어지는 리포트에 그쳐, MBC 주말 뉴스 중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상징적인 예로 평가된다.
분석기간 중 보도된 <앵커리포트> 꼭지는 <버려진 아이들>(5/5)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김주하 앵커가 서울시립아동병원을 직접 방문해 장애아동을 취재했는데, 자원봉사자들이 정성을 쏟는 모습과 버림받은 장애아동이지만 사랑스럽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방식은 보는 이의 관심을 모을 수는 있을지언정, 시설에 맡겨진 장애아동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의 미비점 및 개선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매거진 t>에 따르면, 김주하 앵커는 “자신이 원하는 ‘심층 뉴스’를 위해 MBC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3/15). 일반 리포트에 비해 심층성을 기할 수 있는 제반조건이 갖춰졌다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바탕으로 MBC는 주말뉴스의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시청자가 뉴스에서 신뢰성을 기대하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주말 보도의 뉴스가치 제고에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③ 집중취재 시도는 좋으나 전문성 부족, 선정적 아이템 지양해야
지난 봄 개편을 맞아 “집중취재” 코너가 대폭 강화됐다. 개편 전 3분 내외던 이 코너는, 개편 이후 최대 5분에서 7분여까지 늘어났다. 평균 보도시간은 약 303초로, 1분 30초(90초) 내외인 일반 기사의 3배에 이른다. 하루 평균 약 248초를 할애하는 KBS 집중취재의 1.2배에 해당한다.(각주 4)

일단 긴 보도시간은 스트레이트 기사가 제공하지 못하는 정보와 사건의 이면을 조명하는 등, 깊이 있는 기사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준비된’ 죽음>(5/9)은 말기 암환자들이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는 호스피스 제도를 소개했다. <총성은 멎었지만‥>(5/14)은 50년간 미군사격장의 폭격 후유증으로 매향리 주민의 자살률이 높고 정신과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음을 고발했다. 이런 시도는 뉴스보도의 지평을 넓힌 좋은 시도로 평가된다.
인터뷰/녹취 대상자가 많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일반 방송뉴스는 최대 3명 안팎을 화면에 담는다. 하지만 집중취재의 인터뷰 대상자 수는 평균 6.5명이다. 일반 꼭지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자가 취재하는 데 그만큼 공을 더 들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질적인 측면에서, 집중취재 기사가 모두 심층적이었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 사안의 원인, 쟁점, 해결 방법에 차근차근 접근하기보다 현상을 나열하는 데 그친 경우가 많다. 인터뷰/녹취 대상자는 사회 구조적 이해를 도울만한 전문적 지식보다 개인적인 느낌이나 사례를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표8>참조)
예를 들어, <저가관광 공세>(5/1)는 중국 여행상품에 비해 국내 여행상품이 가격 및 서비스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현상을 나열했다. 기자는 여행상품을 직접 비교·체험하는 데 보도시간의 절반을 썼다. 기자가 인터뷰한 사람 5명 중 3명은 관광객으로서 “만족스러웠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 “비싸요” 등 여행의 단상을 언급하는 수준이었다. 관광공사 직원은 “이 추세대로 가면 100억불까지 적자”라고 우려하는 데 그쳤다. 국내 관광산업의 고비용 구조를 설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인터뷰 대상자는 한 명도 없었다.

 

한편, 선정적인 장면을 눈요기 감으로 활용한 경우도 있다. <성매매의 바다>(5/7)와 <채팅해도 처벌>(5/8)은 채팅을 통한 청소년 성매매 문제를 지적하고 청소년 위원회가 준비하는 법안 관련 쟁점을 소개했다. ‘성’관련 보도는 자칫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표현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성매매의 바다>는 연극영화를 전공하는 여대생을 성 구매 의사 남성과 만나게 한 후, 여성의 남자친구가 성 구매 의사 남성을 훈계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채팅해도 처벌>은 미스 유니버스가 성 구매 의사 남성과 채팅한 후 경찰이 그를 체포하는 과정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성 구매 의사 남성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 없이 화면에 노출됐다. 청소년 성매매를 이처럼 오락적으로 연출하면 시청자가 사태의 심각성을 온전히 느끼게 하지 못한다. “집중취재”인 만큼, 전문성을 제고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사태에 차분하게 접근하는 자세도 요구된다.

“집중취재”는 일반 리포트가 제공하지 못하는 전문성을 꾀할 수 있는 좋은 창구다. 따라서 길어진 뉴스 리포트 시간을 짜임새 있게 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특정 사안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권위자를 찾아가 심층 취재하는 것은 그 첫걸음이다. 지금까지 인터뷰 대상자 수가 일반 리포트의 두 배에 달하는 양적 팽창을 기했다면, 이제는 그 발언 내용의 심층성을 기해야 한다. 사안과 관련된 인물을 인터뷰 해 사실을 확인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사회구조적 문제가 무엇인지, 논란의 쟁점은 무엇인지를 지적해야 한다.
BBC의 ‘버트 혁명(The Birt Revolution)’을 참조할 필요도 있다. 1987년 BBC 보도시사국장으로 취임한 존 버트는 일상적 사건은 단신으로, 핵심 이슈는 전문가와 대담하는 등 심층적인 보도를 생산했다.(각주 5) 그 결과, 현재 BBC 메인뉴스는 스트레이트 보도와 심층 보도의 비율이 3:7 구조를 이룬다. 9 대 1의 비율을 보이는 MBC와 대비된다. .(각주 6) “집중취재”는 MBC가 BBC의 ‘이슈 저널리즘’과 같은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코너라는 점에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④ 사안별 분석
분석 기간 중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안으로는 김승연 한화 회장 폭력 사건과 FTA가 있다. 김승연 회장은 아들을 때린 술집 종업원 등에게 직접 보복폭행을 가했고, 이로써 세간의 질타를 받았다. FTA의 경우 한-미 FTA와 한-EU FTA가 동시에 진행됐다. 한-미 FTA의 경우 미국의회가 재협상의지를 밝혔고, 한-EU FTA 1차 협상이 서울에서 열렸다(5월 7~11일). 그리고 한나라당 경선 갈등 등 대선 관련한 이슈도 꾸준히 발생했다. 이외에, 의협로비의혹이 불거졌고, 나이지리아에서 건설 노동자가 피랍됐다가 풀려났다. 골든로즈호가 중국 진성호에 부딪혀 침몰했으며, 분단 후 최초로 남북을 연결하는 열차가 시범 운행했다.(<표9>참조)
 

일련의 사안 중, 김승연 회장 폭력 사건과 FTA 보도를 구체적으로 살피고자 한다. 선거를 제외한 나머지 사안은 보도량이 미미하며 뉴스보도의 특징을 알아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분석에서 제외한다.

■ 김승연 회장 폭력 사건 보도 - 기사 지나치게 늘리고 비중 높여
김승연 회장 폭력 사건은 재벌 총수의 범법행위라는 점 외에도, 재벌과 조폭의 관련성, 경찰 수사 외압 의혹 등으로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김 회장이 폭행 사실을 인정하기 전까지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언론은 이를 밝혀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회 지도층의 범법행위에 대한 관대한 처벌 관행을 근절하고 개인이 행사한 부당한 사적 보복 행위를 엄중히 평가하기 위해서라도, 언론은 김 회장 사건의 폭력 혐의를 반드시 밝혀야 했다.
MBC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 4월 말부터 김 회장이 구속영장을 받을 때까지, 김 회장의 폭력 혐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물증 없어 배짱?>(5/1)은 “사건 당시 알리바이도 제대로 대지 못하”는 김 회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을 비판했다. <늑장 수사>(4/30)는 경찰 수사가 늘어지는 것을 경계했고, <‘친절한’ 압수수색>(5/1)은 경찰이 김 회장 자택을 압수수사 한다는 것을 한화 측이 사전에 알았음을 비판했다. <빗나간 충정>(5/2)은 한화가 사원을 동원해 김 회장의 선처를 청한 것을 잘못된 관행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시기 SBS가 “확실한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의문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고 보도(<물증확보가 관건>(4/30)한 것과 비교된다.

그러나 MBC는 김 회장 사건 보도에 지나치게 치중했다. 김 회장 관련 꼭지는 총 58건으로, 총 보도시간이 5,866초에 이른다. 하지만 모든 꼭지가 필요한 정보를 담은 것은 아니다. <김 회장 자택 압수수색>(5/1), <수사 급진전>(5/3), <압수수색>(5/6)처럼 당일 수사 상황을 정리하거나, <이르면 내일 영장>(4/30), <곧 소환>(4/30)처럼 앞으로 진행될 수사 일정을 전하는 내용이 상당수다. <강도 높은 압박>(5/7)처럼 경찰의 수사 노력을 전달하거나 <내가 피해자>(5/1)처럼 김승연 회장의 동정을 살피는 내용도 눈에 띈다.

 

김 회장 사건에 대해 MBC가 뉴스 꼭지를 의도적으로 늘리려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주는 미흡한 보도도 눈에 띈다. <‘모르쇠’ 일관(4/30)>처럼 주관적 해석을 덧붙이거나, <구속되나?>(5/9), <내일 판가름>(5/10), <구속여부 곧 결정>(5/11), <수감 언제까지?>(5/12)처럼 김 회장의 구속 여부를 두고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추측한 기사가 많다. 심지어 <4.3평 독방>(5/12)은 “오늘 아침 식사로는 미역국과 나물”, “김 회장은…2천 500원 짜리 김치찌개로 식사”라며 유치장 생활을 시시콜콜 알리기까지 했다.
이처럼 MBC는 김승연 회장 사건을 보도하면서 꼭지 수 늘리기에 치중할 뿐, 정보의 내실을 기하지 않았다. 이는 비단 김승연 회장 사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MBC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 선수단 관련한 지엽적인 아이템을 반복적으로 보도해 월드컵 관련한 꼭지를 22.2% 배치한 것으로 이미 지적받은 바 있다..(각주 7) 2004년 탄핵 정국부터 최근의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까지, 대중이 관심을 보일만한 소지가 있는 사안에 보도량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새로울 것 없는 내용으로 물량공세를 하는 형국이기에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보도가 반복됐다. 이는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덧붙여 이런 보도 집중 현상은 정작 다뤄야 할 사안에 방송사가 무관심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보도 시간은 한정됐기 때문에, 김 회장 사건처럼 한 사안에 보도시간을 대량 할당한 만큼 다른 사안을 다룰 수 있는 시간은 줄게 마련이다. 실제로, 이런 우려는 현실화됐다.


■ FTA 관련 보도 - 지나친 무관심
MBC는 FTA에 지극히 무관심했다. 한-EU FTA 1차 협상이 진행되고, 한-미 FTA 재협상이 거론되는 와중에 MBC가 보도한 FTA 관련 꼭지는 총 10건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 KBS가 FTA관련 꼭지를 17건 보도한 것과도 비교된다. MBC가 FTA 보도에 할애한 시간은 전체의 2.4%(841초)로, 1건 평균 84.1초 꼴이다. 김 회장 사건 보도가 전체 보도시간의 17.0%(5,866초)를 차지하며 1건 평균 101.1초를 할애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그나마 보도된 내용도 모두 편파적이다. FTA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선 상황인데도 MBC는 여론을 수렴할만한 정보를 시민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보도 전체가 단편적인 상황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 (5/6), <막 오른 대장정>(5/7)은 한-EU FTA 1차 협상 시작을, <유럽식 요구>(5/9)는 협상 결과를 요약했고, <1차 협상 종료>(5/11)은 1차 협상 종료 사실을 단신으로 처리했다. <우리쌀 수출>(5/11)은 유럽의 쌀시장 규모 및 한국쌀 구매 수요량 등이 어떤지 파악하지 않은 채 “이제 우리 쌀이 해외 식탁에 오를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개방의 파고를 헤쳐 나갈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만 내놓았다.

한-미 FTA의 경우 긍정적 효과를 홍보하거나 국내 산업이 받을 영향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4/30)은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국내총생산, GDP가 10년에 걸쳐 6% 늘어…2018년 기준으로 약 80조 원의 이익이 발생”하고, “고용은 10년간 34만 명, 매년 3만4천 명씩 증가”하며, “미국에 대한 수출은 10년간 133억 달러, 전 세계에 대한 수출은 234억 달러 쯤 늘어난다”는 국책연구소의 발표를 그대로 전했다. <엄청난 가격차>(5/3)는 리바이스 청바지를 한국에서 한 벌 살 돈이면 미국에선 세 벌을, 나이키 운동화는 두 켤레, 쇠고기는 다섯 배 많이 살 수 있다며, “미국제품에 대한 수입관세가 사라지면 소비자에게 12조 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이 생길 것”이라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를 그대로 옮겼다. <재협상 가능성>(5/11)은 미국내법 변화로 한-미 FTA를 재협상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알리는 데 그쳤다.

언론은 사회적 공기로서 공론장(public sphere) 기능을 해야 한다. 공공성과 독립성, 공정성은 그 핵심적 가치다. 여기서 공공성이란 시민 모두가 알아야 할 사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합리적 판단을 돕는 것을 뜻하며, 공정성은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정당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것을 이른다. 만약 언론이 시민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사안을 보도하는 데 공공성과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해당 언론은 불신의 대상이 될 것이다. .(각주 8)
이런 면에서 MBC의 FTA 보도는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FTA는 국내 정치, 사회, 경제 구조 전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중대 사안이다. 그만큼 전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논쟁하며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뉴스는 FTA 관련 정보를 시민에게 제공하고 정부의 협상 과정을 검증하며 건강한 토론과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좋은 장이다. 그러나 MBC는 이 가능성을 철저히 외면했다. 이 시기 MBC가 보도한 내용은 협상단의 동태를 정리하거나 FTA의 긍정적인 효과를 홍보한 게 전부다. FTA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과 그 근거가 무엇인지, FTA가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효과가 어떤지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 한-미 FTA 협상이 계속 되었지만 경제 관련 꼭지를 보도하는 데 전체의 10%만을 할애했던 MBC의 2006년의 보도행태.(각주 9)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모니터에서 MBC 뉴스가 뉴스가치를 판단하는 데 심각한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MBC는 김승연 회장 사건보도에 쏠림 현상을 보인 반면 FTA에는 지나치게 소홀했다.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사안이 FTA임에도 이를 등한시한 것은 MBC 뉴스가 사회적 쟁점을 발굴하고 다루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을 얼마나 심도 있게 다루냐는 것은 결국 보도국의 역량에 달렸기 때문이다. 앞으로 MBC 보도국이 사회적 이슈를 제대로 다루지 못할 경우, MBC 뉴스 자체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4. 정리 및 제언

모니터 결과, MBC [뉴스데스크]의 변화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이다. 뉴스 세트를 바꾸고 앵커도 바꾸었으며 보도시간에도 변화를 주었지만, 2003년, 2005년 우리 단체가 지적한 문제점 중 극히 일부분만이 개선됐을 뿐이다. 뉴스의 핵심인 기사의 질은 그다지 많이 높아지지 않았다.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보도도 많았을 뿐더러 사건·사고보도 비율은 여타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김승연 회장 사건처럼 특정 사안에 대한 쏠림 현상은 여전했으며, 국민이 정작 알아야 할 FTA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집중취재는 심층분석 및 대안제시보다는 사례를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러 보도의 전문성도 제고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MBC 뉴스는 ‘쉬운 뉴스’를 만들겠다는 애초 취지에 비해, 볼거리 위주의 뉴스 아이템에 지나치게 치중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송뉴스의 위기 담론이 거론되는 요즘, 방송은 신뢰성의 위기를 스스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BBC는 ‘닐 보고서(Neil report, 2003)’를 작성해 공정성(fairness)을 지키기 위해 자사가 지킬 원칙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는 BBC가 시민으로부터 언론의 신뢰를 얻으려 노력한 한 단면이다. KBS는 2005년부터 탐사보도팀을 꾸려 자율성을 부여하는 한편 비용지원과 자료협조를 아끼지 않았다..(각주 10) 그 결과 2006년 4∼5월에는 [뉴스9]에서 <불량 국민 방독면> 시리즈를 방송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등 좋은 반향을 일으켰다.


MBC 뉴스가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색깔을 찾을 필요가 있다. 뉴스가치가 있는 소재를 발굴하고 시민이 알아야 사안을 충실히 보도하는 것은 그 기초다. 따라서 “집중취재” 및 “앵커리포트” 등 보다 완성도 높은 보도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긴 보도시간을 할당받은 이 두 코너가 전문가를 심층취재하고 참신한 소재를 발굴해 담론을 형성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과감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기자 집단이 주장하는 업무 부담 문제를 해소하고, 기자들이 충분히 자기계발을 하고 보다 심도있는 뉴스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MBC의 ‘베스트 리포트’제와 ‘기자출연 고정코너’에 대한 기자들의 불만을 일축하기보다는, 다양한 개선점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각주 11)
MBC는 2006년 9월부터 뉴스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당일 [뉴스데스크]에 방영된 리포트 중 1편을 선정, 소정의 격려금을 지급하고 이를 기자들의 인사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들 사이에서는 긴 기사인 ‘집중취재’가 무조건 ‘베스트리포트’라는 인식이 만연되어 있고, 선정작 대부분이 사회·정치·경제부 기사에 편중되어, ‘상’과는 ‘관계없는 부서’와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기자가 직접 출연하는 코너를 고정 배치한 점도 좋은 시도이다. 다만 현재 탐사보도팀이 1주일에 2∼3차례 출연을 전담하면서 해당 기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다면 ‘탐사보도’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베스트 리포트’에 다양한 분야가 선정되고, 긴 리포트가 아니라도 내용이 충실하다면 선정될 수 있도록 선정 방법의 제도적인 보완책이 마련되기 바란다.

지금까지 MBC 뉴스 경향의 문제점을 짚고 대안을 모색했다. 그러나 이는 비단 MBC 뉴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MBC를 포함한 방송 뉴스는 자사의 신뢰도를 높일 방안을 고민하며 다른 방송사와 차별성을 보이려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송 3사 모두 깊이 있는 분석과 정보를 전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며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끝>

 
<각주>
1 MBC 뉴스 1건당 평균 보도시간은 2004년 85.1초, 2005년 91.0초, 2006년 95.9초로 꾸준히 늘어났다. 윤호진, 김세환, 「시청률 뚝뚝뚝… 스포츠 아이템 푹푹푹… 방송3사 메인뉴스 분석」, 『신문과 방송』(2006년 7월), p.34~35.
2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작성한「2005년 보고서」에 실린 <표 1>을 참조한 내용이다.
3 윤호진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기고] 방송뉴스도 이슈저널리즘 전환을」, 경향신문(2006년 6월 27일).
4 KBS 뉴스 9는 집중취재를 두 꼭지로 나눠 보도한다. 분석기간 중 보도된 KBS 집중취재는 총 16건이다.
5 앞의 기사.
6 윤호진, 김세환, 위의 글.
7 윤호진, 김세환, 위의 글.
8 이준웅, 「경쟁과 분화의 시대 더욱 절실한 ‘시민의 공론장’ 방송 저널리즘의 기능과 역할」,『신문과 방송』(2006년 7월), p.23~24.
9 윤호진, 김세환, 위의 글.
10 정호윤 기자, 「필요성 공감하지만 인력·예산 부족 ‘걸림돌’ 」, 『기자협회보』(2006년 12월 28일).
11 정호윤 기자, 「MBC 기자들 “괴롭다 괴로워”」, 『기자협회보』(2007년 5월 9일).

 



2007년 7월 9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