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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에서는 갈수록 선정성 경쟁의 도가 지나쳐가고 있는 지상파 방송3사의 아침드라마에 대한 모니터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역시나 아침드라마의 선정성은 용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복잡하고 비정상적인 애정관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반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 내용도 서슴없이 전파를 통해 내보고 있었습니다.
민언련은 이번 아침드라마에 대한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함과 함께 방송3사와 아침드라마 제작진들에게 경고합니다. 계속해서 아침드라마의 내용을 선정적으로 몰아간다면 '폐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입니다.
<<모니터 대상프로그램>>
◇ MBC <황금마차>
: 극본 최윤정 l 연출 배한천, 이형선 l 방송 매주 월∼토 아침 9:00∼9:30
◇ SBS <얼음꽃>
: 극본 이희명 l 연출 김영섭 l 방송 매주 월∼토 오전 8:30∼9:00
◇ KBS1
: 극본 홍영희 l 연출 이상우 l 방송 매주 월∼토 아침 8시 5분∼8시 30분
◇ KBS2 <여고동창생>
: 극본 김홍주 l 연출 노동렬 l 방송 매주 월∼토 아침 9:00∼9:30 |
'인륜'을 상실한 아침드라마
아침드라마의 선정주의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3사의 아침 드라마 <황금마차>(MBC), <얼음꽃>(SBS), <여고동창생>(KBS2), (KBS1)는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소재설정, 비현실적인 인간관계 등을 통해 반인륜적이고 반인간적인 인간상을 스스럼없이 쏟아내고 있다. 특히 상업방송 SBS의 <얼음꽃>과 공영방송 MBC의 <황금마차>는 누가 더 도덕적 타락상을 극명하게 드러내는지를 경쟁한다.
<황금마차>와 <얼음꽃>의 반인륜성
<황금마차>의 여자주인공 유정은 미혼모로 신분상승을 위해 재벌가의 아들과 결혼한다. 유정은 결혼을 위해 가족들의 정체를 속이고 자신의 아이를 여동생에게 맡긴다. 결혼 이후에는 재벌가의 며느리로 인정받기 위해 거짓임신을 꾸미고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민다. 특히 동생 순정이 시동생과 결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과거의 남자를 사주해 동생을 납치, 협박하는 장면은 인간성 상실의 절정을 보여준다.
<얼음꽃>의 반인륜적 상황설정도 <황금마차>에 뒤지지 않는다. 얼음꽃의 경우 주인공들 대부분이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음모와 복수에 혈안이 되어 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여자를 버린 형준은 마치 악의 화신처럼 묘사되는데, 그에 걸맞게 패륜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형준은 오랜 친구를 죽이고, 장인과 장인의 친자로 밝혀진 태석을 청부살인하려 한다.
<황금마차>의 유정과 <얼음꽃>의 세미는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임신'을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두 사람이 꾸미는 갖가지 거짓말과 음모는 연기자만 다를 뿐 내용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흡사하다. 더구나 '거짓임신'이라는 소재의 바탕에는 '임신'만 하면 결혼관계가 성립된다는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고 방식이 짙게 깔려 있다.
[표1] MBC <황금마차>와 SBS <얼음꽃>의 반인간적 인물유형 |
- |
MBC<황금마차> |
SBS<얼음꽃> |
유정 |
태호 |
세미 |
형준 |
관계 |
내연관계 |
동업관계 |
목적 |
신분상승 |
돈 |
신분상승/돈 |
돈 |
음모 |
거짓임심/납치청부 |
청부납치/공금횡령 |
거짓임신/미아납치/살인치사협조 |
살인청부/경영권탈취 |
비현실적 애정관계에 왜곡되는 여성성
이러한 반인간적 내용과 함께 이들 아침드라마는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기상천외한 애정관계를 설정하고 있다. 이들 드라마에는 공통적으로 미혼모와 이혼녀, 남편과 사별한 여성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이 처한 조건은 드라마 내에서 애정관계를 가로막는 '갈등요소'로 취급되고 있어, 여성성과 가족관에 대한 왜곡되고 부정적인 인식을 유포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드라마는 역시 <황금마차>와 <얼음꽃>이다. <황금마차>에서 유정은 대학시절 낳은 아이를 동생(순정)이 키우게 한다. 유정은 사실을 숨기고 재벌가 장남(강석)과 결혼하는데, 순정까지 이 집안 둘째 아들(지석)과 결혼하게 된다.
<얼음꽃>도 마찬가지다. 비운의 여자주인공 영주는 자신이 사랑하던 형준에게서 버림받고 형준의 친구 경민과 결혼한다. 그러나 경민은 형준에게 살해당하고 영주는 과부가 된다. 이후 영주는 시누이인 세미와 약혼했던 태석과 결혼하게 된다. 온갖 치정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히고 얽힌 드라마가 바로 <얼음꽃>이다.
<여고동창생>과 는 이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꼬이기는 마찬가지다. <여고동창생>은 제목 상으로는 여고동창 관계인 정순주, 서민정, 조용실이 주인공이지만 실제 주인공은 정순주와 재벌가 장남 이규원이다. 정순주는 여고시절에 낳았던 아이를 버리고 평범한 남편과 결혼해 살다가 이혼을 당하고 혼자된다. 순주는 서민정의 외사촌동생이자 재벌가 장남인 규원과 결혼하려 하지만, 규원의 막내 여동생 민재가 순주가 버렸던 '딸'인 것으로 밝혀지며 사태가 꼬인다. 순주는 자신의 미모로 신분상승을 꾀하다 '미혼모'가 되고 이혼한 후에는 재벌 상속자인 규원에게 기대어 규원의 도움을 받아 고난을 헤쳐나간다.
는 애정관계가 주된 드라마는 아니지만 남녀의 관계를 파악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우연히 주운 돈가방으로 부자가 된 집안의 형식은 돈가방을 잃어버려 망하게 된 집안의 큰딸 애림을 만나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하기 전 아이를 낳고 같이 산다. 하지만 그 이전 애림과 애림의 동생 정림은 형식의 형 형우를 같이 좋아했고 형우는 제수가 된 애림을 좋아했었다. 역시나 '미혼모'인 애림이 등장한다.
한편 이들 드라마에 등장하는 '악녀 대 착한여성'의 구도는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줄 우려가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악녀'들은 공통적으로 애정관계에 있어서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반면 착한 여성들은 애정관계에서 '수동적'인 인물이다. 이 같은 전형적 인물묘사는 자칫 수동적인 태도는 '착한 것'으로 적극적인 태도는 '나쁜 것'으로 왜곡할 우려가 있다. 악녀가 두드러지지 않는 조차도 억척같은 의지로 자기 집안을 돌보고 자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가는 주인공 '정림'보다는 남자에 의해 기구한 인생을 살게 되는 '수동적 인물' 애림이 더 부각되면서 결국 기존 드라마의 통속적 구도를 깨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표2]방송3사 아침드라마 여자주인공 인물설정 형태 |
- |
MBC
<황금마차> |
SBS
<얼음꽃> |
KBS1
|
KBS2
<여고동창생> |
유정 |
순정 |
세미 |
영주 |
애림 |
정림 |
순주 |
민정 |
애초관계 |
이복언니 |
이복동생 |
시누이 |
올케 |
언니 |
동생 |
여고 동창/연적 |
인물성격 |
나쁜여자 |
착한여자 |
나쁜여자 |
착한여자 |
순종적 |
적극적 |
순종적 |
적극적 |
애정관계에서의 태도 |
적극적 |
수동적 |
적극적 |
수동적 |
순종적 |
적극적 |
순종적 |
적극적 |
이후관계변화 |
동서 |
연적 |
- |
대립(애인의 가족) |
아침드라마는 오직 주부만을 위한 드라마?
이처럼 아침드라마에서 꼬고 꼬이는 애정관계와 극을 치닫는 갖은 음모들이 횡행하는 것은 '선정주의'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방송사들은 시청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파행적인 상황 연출을 통해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했다. 미혼모와 불륜, 살인과 같은 극단적 상황들이 아침드라마의 '공식'으로 자리잡은 것이 그 증거다.
이들 드라마의 '등급제'도 허울일 뿐이다. <황금마차>, <얼음꽃>, 가 '15세이상시청가', <여고동창생>이 '12세이상시청가'를 받았다. 그러나 '인륜'을 무시하는 이 같은 드라마들이 과연 '15세'시청판정을 받기에 적합한지 의아할 따름이다. 더구나 이 드라마들은 청소년들이 시청 가능한 겨울방학 기간에도 이 같은 반인간적 내용을 버젓이 방송했다.
지난 3월 1일 MBC의 <황금마차>와 SBS의 <얼음꽃>이 종영했다. 이들 두 드라마는 결말을 향해가면서 여태껏 진행해왔던 극단적인 상황 설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갈등주체들간의 억지스런 화해로 결말을 맺었다. 온갖 반인간적이고, 패륜적 상황을 마음껏 쏟아내고 뒤늦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용서와 화해'와 같은 좋은 말을 써가며 '해피 엔딩'으로 결론을 맺은 것이다.
뒤이어 시작한 MBC와 SBS의 <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와 <당신 곁으로>에 대한 우려의 눈길도 계속되고 있다. SBS의 새 아침드라마는 기획의도만 보더라도 불륜과 재산갈등 등 기존의 형식을 답습하고 있다. MBC는 기존의 비판을 의식한 듯 '아침드라마의 정형화된 형식과 틀을 깨겠다'고 선언했으나 얼마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줄 지 아직 미지수다.
이제 아침드라마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
아침드라마가 불륜, 살인과 같은 선정적이고 반인간적인 내용을 반복한다면 '폐지'외에 더 이상의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방송3사는 '공중파 방송'의 기본적 도의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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