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최시중 씨 초대 방송통신위원장 인선 강행에 대한 성명(2008.3.3)
등록 2013.09.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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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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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초대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최시중 씨를 앉히려는 고집을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고야 말았다. 우리는 청와대가 2일 최시중 씨를 초대 방통위원장으로 인선한 것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 우리는 언론시민사회단체와 힘을 모아 최시중 씨의 방통위원장 임명을 반드시 저지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다.


최시중 씨가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핵심인 방통위원회의 수장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여러 언론시민단체와 조·중·동을 제외한 여러 언론에서 거듭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대선 기간 동안 이명박 선대위의 상임고문을 맡은 것뿐만 아니라 이른바 이명박의 최측근이라는 ‘6인회’의 핵심멤버로 활약한 인물이다. 또한 그가 ‘측근 중의 측근’, ‘핵심 중의 핵심’, ‘멘토 중의 멘토’라는 세간의 평에 대해서 최시중 씨 본인이나, 이명박 대통령도 전혀 부인하지 않는 것을 보면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막역한 사이인지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최시중 씨는 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지금까지 언론인과 여론조사위원이라는 두 직업을 가지고 살았는데, 이 두 직종 모두 독립성과 객관성·중립성을 강조하는 직업”이라며 자신이 마치 방통위원장 적임자인 것처럼 말했다. 언론인과 여론조사전문가라면 독립성과 중립성이 강조되는 직업이 분명하다. 하지만 최시중 씨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이미 지난 대선 기간 동안 특정인의 캠프에 몸을 담아 언론인 출신으로서의 중립성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시중 씨가 비록 이명박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사람이었다고는 하나, ‘대통령 직속’의 방통위원장 자리에서 정권 차원에서 방송을 산업논리와 경쟁논리로 밀어붙이는 정책들을 거부하고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라고는 결코 볼 수 없다. 오히려 동아일보 출신인 최시중 씨는 ‘신문방송 겸영’, ‘MBC 민영화’ 등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는 ‘공공성 훼손 정책’들을 군말 없이 따를 뿐 아니라 자신이 쌍수를 들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미 청와대 관계자 스스로 “방통위원장은 산업적 측면까지 다루는 중요한 자리이므로 대통령의 뜻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을 기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지 않았는가.


우리 단체는 또한 이명박 정부가 ‘최시중 초대 방통위원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보인 과정에 대해서도 우려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현업과 시민사회, 언론, 그리고 야당에서 강력하게 반대하는 인물을 아무런 검증 없이 다른 국무위원 후보 발표에 살짝 끼워 넣어 끝내 밀어붙인 것은 이 정부가 얼마나 비판에 안중에 둔감하고 여론을 우습게 보는지 극명하게 드러냈다. 특히 초대 내각 후보자로 내세운 사람 가운데 문제투성이임이 드러나 세 명씩이나 낙마하는 등 ‘인사시스템’ 자체가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스러운 이 정부가 또 다시 인사에 있어 외고집을 부리는 것을 보는 우리의 심정은 착잡하기조차 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최시중 씨는 결코 방통위원장에 적임자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끝내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정권 초부터 언론계와 시민사회의 성난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여야는 서로가 타협해 방통위 설립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최시중 씨 인사청문회에서 철두철미한 검증을 통해 그가 부적격 인사임을 만천하에 드러내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역할을 방기한다면 이번 총선에서 심판을 면치 못함을 분명히 밝힌다. 또한 우리는 앞으로 구성될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 그리고 공공성을 지켜낼 수 있는 인물로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끝>


 

2008년 3월 3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