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 임경진 아나운서 음주 방송에 대한 논평(2008.2.2)
아나운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통렬한 자성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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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 MBC <스포츠 뉴스>의 임경진 아나운서가 술에 취한 채 방송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임경진 아나운서 음주방송은 아나운서 자질론을 불러 일으킬만한 중대한 사안이다.
MBC에 따르면 임 아나운서는 1월 29일 여자 핸드볼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 재경기를 중계하고 와서 점심에 술을 마셨고, 이후 잠시 쉬고 방송에 임했으나, 술이 약해 덜 깬 상태였다고 한다. 제작진은 임 아나운서가 방송에 임박해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음주상태임을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이렇게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다.
임 아나운서는 방송 시작부터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 원고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표정과 억양도 불안정했다. 심지어 축구선수 마라도나와 관련한 마지막 뉴스를 소개할 때는 늘 해오던 “해외 스포츠였습니다”란 멘트까지 하지 않아 뉴스 흐름을 깼다. 이는 시청자의 신뢰를 져버리는 행위였으며, 정확한 뉴스를 전달해야할 아나운서로서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스포츠 뉴스>의 얼굴이었던 임경진 아나운서는 이번 사건으로 2월 1일자로 도중하차된다. 징계절차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성경환 MBC 아나운서국장은 “아나운서들의 방송에 임하는 자세,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는 단순한 교육에서 그치지 않고, 아나운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철저히 점검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임 아나운서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최근 MBC의 방송사고가 유난히 잦은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 지난 1월 7일 경기도 이천 화재소식을 전했던 <5시 뉴스>에서 문지애 아나운서는 클로징 멘트 중 웃음을 터뜨려 비난을 샀다. 이 밖에도 지난 해 11월에는 <생방송 화제집중>에서 최현정 아나운서가 방송 중 급체로 구토 소리와 물 내리는 소리를 전파로 내보내는 사고가 있었다.
이렇듯 최근 들어 MBC 아나운서들의 방송사고가 잦아진 것이 무엇 때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노현정, 강수정, 김성주 아나운서 등을 필두로 시작된 아나운서들의 예능 진출은 이제 각 방송사들의 경쟁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들은 이른바 ‘아나테이너’란 이름의 ‘스타’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 와중에 방송3사가 아나운서의 기본적인 역할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갖추기보다는 상업화의 흐름을 쫓아 ‘아나테이너’ 발굴에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문제는 한명의 아나운서가 약간의 실수는 애교로 봐주는 연예오락프로그램과 정확한 언어로 차분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보도·시사교양프로그램에 동시에 출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는 시청자들도 마치 개그맨이 뉴스를 진행하는 것처럼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하며, 아나운서들도 간혹 지나치게 편안하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등 기강이 흐트러지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 단체는 누구보다 방송의 품위를 지켜야 할 전문 방송인인 아나운서가 방송에서 시청자를 무시한 행태를 한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MBC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 또한 이 기회에 방송사와 아나운서들은 함께 모여 방송인으로서의 아나운서의 존재이유와 역할, 기능, 그에 따른 전문성과 책임 등에 대해 재정립해보는 등 스스로 자성과 방향모색에 나서기를 제안한다. <끝>
2008년 2월 2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