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SBS <이숙영의 파워FM>의 31일 ‘영어몰입방송’에 대한 논평(2008.2.1)
등록 2013.09.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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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영어 모르는 사람은 라디오 듣지 말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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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이숙영의 파워FM>이 31일 방영분(오전 7시-9시)을 모두 영어로 진행하는 이른바 ‘영어몰입방송’을 내보냈다. 이날 <이숙영의 파워FM>은 모든 코너를 영어로 진행하고, 진행자와 초대손님, 청취자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일부 꼭지와 문자소개 등만을 한국어로 진행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작진은 “영어몰입교육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영어방송은 가능한지 모험삼아 실시해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SBS <이숙영의 파워FM>이 영어몰입방송을 모험삼아 실험한 것은 전파를 낭비하고 청취자를 실험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보며 유감을 표한다. 우선 이날 방송은 보편적 정서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상파 FM라디오는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국민들도 함께 듣는 방송이다. 그런데 영어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일반 프로그램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2시간 동안 영어로만 방송을 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영어를 배우지 못했거나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라디오방송조차 듣지 말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는 국민에게 보편적 접근권을 허용하고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상파방송의 기본적인 책임을 방기하고, 학력이나 계층차를 줄여 사회통합을 이뤄야 할 의무도 저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청취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이 많았다. 제작진은 이날 평소보다 핸드폰 문자 참여가 5분의 1로 줄어드는 등 반응이 좋지 않았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이날 방송은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방송이 어수선하게 진행되기도 했다. 제대로 준비되지도 않은 방송을 무리하게 추진해 청취자들을 더욱 불편하게 한 것이다. 영어몰입방송의 가능성을 실험해보겠다고 2시간이나 되는 시간에 영어로 방송을 했다는 것은 전파를 낭비한 것이며, 청취자를 실험대상으로 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영어전문채널이 아닌 SBS가 2시간을 모두 영어로만 진행한 것은 한국어로 방송하는 지상파 종합편성채널로서 맞지 않는 부적절한 행위이다.
또한 ‘영어몰입교육’으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영어몰입방송’을 시도한 것은 SBS가 새 정부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만한 일이다.


우리 단체는 여러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상파방송이 무리하게 ‘영어몰입방송’을 진행한 SBS 파워FM(107.7㎒) ‘이숙영의 파워FM’에 대해 방송위원회의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한다고 본다. 또한 앞으로 지상파 방송이 이렇게 무리한 방송 행태를 보이지 않기를 촉구한다. <끝>

 


2008년 2월 1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