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7월 13일자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09.7.13)
등록 2013.09.23 15:40
조회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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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조중동, 한·EU FTA 협상 ‘독소조항’ 못보고 재벌과 대기업에 유리한 ‘경제효과’만 부각…
<한겨레><경향신문> ‘착한 FTA’ 아니다 우려 제기
 
 
한-EU FTA, ‘장밋빛 효과’ 부각하기 바쁜 조중동
 
 
조중동, 한·EU FTA 협상 ‘독소조항’ 못보고 재벌과 대기업에 유리한 ‘경제효과’만 부각…<한겨레><경향신문> ‘착한 FTA’ 아니다 우려 제기
 
<조선> 한국, ‘FTA 허브 국가’로
<중앙> 유럽~아시아~미국 연결 한국, 세계 FTA 허브로
<동아> 관세환급-원산지 기준 절충 ‘윈윈’
<경향> 한·EU FTA ‘미래 최혜국대우’ 또 독소조항
<한겨레> 한-EU FTA ‘독소조항’ 대거 포함
 
한국-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는 분위기 속에서 신문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당사국간 자유무역협정은 상품을 비롯한 서비스 등의 무역에 영향이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각 산업분야별 득과 실을 따져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한·EU FTA에 대해 신문들의 나타낸 ‘온도 차이’는 확연하게 나타났다. 또한 산업별 득과 실을 따져보는데 사용한 근거 보고서 자료와 평가 방식도 달랐다.
조중동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근거해 산업별 긍부정 효과를 점검했다. 반면 <한겨레>는 한·EU FTA 초안을 단독으로 입수해 분석한 내용을 실으면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내놓은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관련 보고서’와 옥스팸 등 유럽 시민단체가 내놓은 ‘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보고서’ 등을 인용했다. <경향신문>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에 근거했으나 분석에 있어서는 학계 등의 전문가 평가에 근거했다.
조중동은 한·EU FTA가 한·미 FTA 비준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모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한·미 FTA 만큼이나 독소조항이 많은 협상내용에 대해 강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한국으로서는 자동차 산업과 IT 산업 분야에서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유럽보다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양돈·낙농업, 서비스업 분야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조중동은 돼지고기, 치즈 수입의 증가로 농민의 반발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나섰지만, 와인을 싼 값이 먹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내용을 공통적으로 실었다. 일단 조중동은 한·EU FTA를 한·미 FTA보다 일찍 발효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경쟁적으로 한·미 FTA 진행에도 박차가 가해질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한·EU 협상 조항을 공개하고, 한·미 FTA에서도 가지고 있던 것과 유사한 ‘독소조항’은 없는지 다시 꼼꼼히 살펴볼 것을 권고했다.
 
<韓·EU 자유무역시대 열린다>(조선, 1면)
<한국, ‘FTA 허브 국가’로…GDP 2~3%늘어날 전망>(조선, 3면)
<“중소국가와 손잡고 시장 넓히자”>(조선, 3면)
<한국자동차 EU점유율 1%P 늘 듯…농업은 타격 예상>(조선, 4면)
<하반기 비준, 내년초 발효 목표 野·농민단체 반대땐 늦춰질 수도>(조선, 4면)
 
조선일보는 유럽연합(EU)과의 FTA 협상이 타결되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FTA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게 된다”면서 “우리나라가 EU와 FTA를 맺으면 글로벌 FTA 경쟁에서 앞서갈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한·미 FTA가 2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한·EU FTA가 먼저 발효되면 “한국은 3~5년 이내에 EU산 자동차에 붙는 8%의 관세를 없애게 된다. 미국 자동차가 한국에서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아지는 것이다”고 하면서 “EU와 미국이 한국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관계를 감안하면 한·EU FTA 타결이 한·미 FTA 비준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이혜민 통상교섭본부 교섭대표의 말을 인용했다.
조선일보는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농업분야에 대해서는 “유럽 지역의 농산물이 수입되면 내년 우리나라 농업생산액은 당초 예상(32조8000억원)보다 1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고 간단히 언급한 뒤, “돼지고기, 맥아, 냉동·가공 채소와 과일, 주스, 포도주, 닭고기, 치즈 등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00만원을 호가하는 루이비통 가방 ‘시피디 40’은 10만원 정도, 60만원대의 페라가모 여성용 구두는 8만원 이상 가격 인하 요인이 생긴다”고 예상했다. 서비스 상품 분야에서는 정부 관계자가 “EU는 통신 및 법률 서비스와 환경 분야의 한국시장 진출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 내용을 언급하고 “다만 금융 분야는 이미 개방이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FTA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면서 피해 규모를 축소해 전했다.
 
<“한·EU FTA 타결 기대”>(중앙, 1면)
<유럽~아시아~미국 연결 한국, 세계 FTA 허브로>(중앙, 4면)
<양측, 쟁점 됐던 ‘관세환급제’ 허용키로>(중앙, 4면)
<자동차·섬유 ‘유리’ 축산·화학은 ‘불리’>(중앙, 5면)
 
중앙일보는 4면 기사에서 “EU와의 FTA가 타결되면 이미 미국·아세안·인도와 FTA 협상을 체결한 한국은 유럽~아시아~미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FTA의 허브가 된다”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GDP를 장기적으로 3.08%(24조원)을 끌어올리고 취업자 수를 3.58%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산업 효과 분석에서 중앙일보는 섬유 분야에서도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는 주장이다. “당장 이탈리아 고급 패션 브랜드가 몰려드는 것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화학섬유원사 등은 4~12%의 관세가 사라지면 유럽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동유럽에서 직물을 사오는 서유럽 의류업체들이 구매처를 한국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농산물의 경우에는 관세가 사라지면 EU산 가격 경쟁력이 월등해 진다고 하면서 “수입 농산물 가운데 1위를 차지한 EU산 돼지고기 수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고 언급했다. 또한 수입 분유와 치즈의 수입으로 국내 낙농제품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수입산끼리 경쟁하는 와인의 경우 관세가 가라지면 국내 소비자가 좀 더 싼 값에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그 외의 농산물 불리 조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관세환급-원산지 기준 절충 ‘윈윈’…車 5년내 관세 폐지>(동아, 4면)
<車-휴대전화 ‘희색’…농산물 피해 15년뒤부터 年3000억원>(동아, 4면)
<세계 2위 자유무역지대 탄생 한국 일자리 60만명 창출 기대>(동아, 5면)
<협상기간 10개월 더 걸렸지만 한미FTA보다 비준은 더 빠를 듯>(동아, 5면)
<성큼 다가오는 EU>(동아, 사설)
 
동아일보는 이번 한·EU FTA를 “한미 FTA보다 개방 폭이 훨씬 클 뿐 아니라 적절한 선에서 양측이 원하는 실리를 얻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관세 환급 문제는 한국 측의 주장이 상당부분 받아들여졌던 부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환급 관세율 상한선을 설정해 환급액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서 타협점을 찾았다는 것도 중요하게 다뤘다.
현대경제연구소의 업종별 한·EU FTA 영향을 언급한 동아일보는 자동차, 전자, 섬유 등에서 혜택이 크거나, 가격 경쟁력이 커질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한 반면, 기계, 정밀화학, 농 식품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아일보 사설 역시 이번 한·EU FTA를 “세계 1·2위 경제권인 EU 및 미국과 각각 FTA를 체결한 아시아 최초의 국가가 된다”고 평가했다. FTA 과실을 챙기려면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사설은 “정부가 한미 FTA 비준이 표류하고 있음을 거울삼아 한-EU FTA 비준동의안 처리 및 관련 입법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속도를 재촉할 뿐이었다.
 

▲ 동아일보 사설
 
 
<한·EU FTA ‘미래 최혜국대우’ 또 독소조항>(경향, 1면)
<한·미 FTA ‘잘못 끼운 첫 단추’…개방수준 못 되돌려>(경향, 3면)
<‘한국서 EU와 동급 경쟁’ 미 車업계 촉각>(경향, 3면)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이해영 한신대 교수가 “정부는 한·EU FTA 체결이 되면 엄청난 이익이 될 것처럼 얘기하지만 서비스, 투자, 농축산업분야 등에서 상당한 희생을 감수했기 때문에 재벌과 자동차 산업 외에는 크게 이익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 부분을 인용하면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인 한·미 FTA로 개방수준이 여전히 넓다는 점을 꼬집었다.
같은 면 기사에서 경향신문은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등 ‘독소조항’이 포함돼 있는 만큼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언급했다.
 
<한-EU FTA ‘독소조항’ 대거 포함>(한겨레, 1면)
<‘높은수위 개방’ 체결 뒤 되돌릴 길 없어>(한겨레, 16면)
<‘더 세게 더 넓게’ … EU 독해졌다>(한겨레, 16면)
<‘독소조항’으로 가득 한-EU 자유무역협정>(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한·미 FTA와 한·EU FTA가 서로 비슷하거나 동일한 조항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면 저작권의 경우 사후 70년까지 저작권을 인정하기로 합의해 국내 출판·예술 산업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하거나, 금융 세이프가드 부분의 경우 자본의 이동에 따른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이 생기는 경우에 양쪽이 세이프가드 조처를 취할 수 있는 기간을 6개월로 한정했다는 내용 등이다. 한·미 FTA 협정 내용에는 1년 기한으로 정해져 있는 같은 내용에 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옥스팸 등 유럽 시민단체가 내놓은 ‘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보고서’는 “최근까지 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의 투자조항은 매우 ‘얄팍한(shallow)’ 수준이었지만, 새로운 모델은 미국의 ‘나프타’(북미자유무엽협정)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한 내용을 인용하면서 지금까지 맺어온 유럽연합의 자유무역협정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정부가 협상 내용을 공개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협정 체결의 이해득실을 원점에서부터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 한겨레 사설
 
 
한겨레 사설은 “유럽연합이 한-미 협정과의 동등한 대우를 요구해 왔으며, 결국 이를 관철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의약품, 법률시장 등 일부 분야에서는 오히려 개방의 폭과 깊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유럽연합은 매우 높은 수준의 포괄적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서비스·투자·지적재산권 등 자신들이 우세한 분야에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서비스 분야만 해도 연간 60억달러에 이르는 대유럽연합 무역적자의 폭이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협정 초안에 “역진 방지, 미래 최혜국 대우 보장 등 한-미 협정에서 독소 항으로 지적됐던 항목들이 고스란히 포함됐”다고 밝히면서, 광우병이 위험이 높은 유럽 일부 국가의 쇠고기를 들여올 길이 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유럽연합 자유 무역협정이 한-미 협정과는 달리 ‘착한 에프티에이’라는 생각이 확실히 착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며 강한 우려심을 한겨레 사설은 나타냈다.<끝>
 
2009년 7월 1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