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부의 ‘치명적 실수’, 조·중·동 미묘한 시각차

미국 FDA가 4월 25일 관보에 실은 ‘동물성 사료 금지 조처’가 2005년 입안예고안보다 후퇴되었음에도 정부가 이를 ‘오역’해 ‘강화’된 조치인 것처럼 국민들을 호도한 사실을 정부가 스스로 인정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실무적 실수’라며 ‘유감스럽다’는 입장 표명에 그치고 있다. 나아가 ‘실수에 따른 오역’이 ‘본질적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 조처를 근거로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만큼 협상을 무효화하고 재협상해야 마땅하다.
부인할 수 없는 협상의 치명적 결함이 드러나자 조선일보는 지금까지 한목소리로 정부를 감싸왔던 모습에서 한발짝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나타냈다.

■ 조선일보, 뒤늦게 자성없이 정부 비판

조선일보는, 1면에 <정부 ‘동물성사료 사용 규정’ 오역>과 <쇠고기 협상 총체적 부실>을 싣고 정부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두 번째 기사는 “정부가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졸속으로 한 데 이어, 실현 가능성이 낮은 사후대책을 내놓는가 하면 쇠고기 협상 내용까지 오역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만일 미국 연방관보의 원문만 확인했더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 “‘영어도 모르는 정부가 어떻게 협상을 했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이후 대처 과정을 보면 제대로 된 일처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고 있다”, “쇠고기 협상 타결 이후 정부는 광우병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방치하다시피 했다”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선일보의 비판은 쇠고기 협상 타결 직후부터 정부를 감싸며 ‘방송탓’, ‘괴담탓’, ‘배후론’을 들먹였던 조선일보 보도태도에 비춰볼 때 염치없는 것이다.

■ 정부 ‘실수’에 관대한 동아·중앙

동아일보는 8면 <청와대 “미관보 오역 실무적 실수… 유감”>에서 ‘실수’, ‘유감’이라는 정부 입장을 제목에서부터 부각하고, 중간 제목에서도 “정부 ‘오역은 실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썼다. 또 “청와대가 12일 미국 연방 관보에 실린 동물성 사료금지 조치와 관련해 농림수산식품부의 ‘번역 착오’를 인정했다”며 ‘번역 착오’로 규정했다. 정부 잘못에 대한 지적은 “우리 정부가 관련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며 ‘논란’ 정도로 치부하는 데 그쳤다.
한편 중앙일보는 6면 <“쇠고기 재협상 없이 FTA 논의 없다”/야3당 공조…17대 국회 비준 불투명>에 작은 제목으로 “야당 ‘미 관보 오역’ 총공세”를 붙여 ‘정부가 잘못을 시인했다’며 간단하게 언급한 뒤 “민주당은 이에 따라 13～14일 실시할 예정인 국회 통외통위 FTA 청문회도 ‘쇠고기 청문회 2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해, 정부의 명백한 잘못에 대해서조차 소극적인 보도 태도를 보였으며, 이를 ‘정치공세’의 소재로 치부했다.

2. 동아·중앙, “FTA와 쇠고기 수입은 별개”

13, 14일 국회 통외통위의 한미FTA 청문회와 관련해 수구보수신문들은 ‘미 쇠고기 개방과 한미FTA는 별개’라며 야당이 사실상 ‘쇠고기 청문회’를 할 것이라는 데 대해 비판했다.

■ 야당 비판에 열 올린 동아일보

특히 동아일보는 사설 <정략만 판치는 FTA 청문회 열어서 뭐하나>에서 “통합민주당은 FTA 청문회를 ‘쇠고기 청문회’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정부의 쇠고기 협상을 공격하기에 좋은 기회라는 정략적 계산이 서자 한미 FTA 비준 동의에는 관심이 사라진 듯하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또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 한미FTA 협상을 타결했고, 쇠고기 수입에 대해 국제수역사무국의 결론을 따른다는 결정도 노무현 대통령이 내렸다”며 이른바 ‘설거지론’을 다시 한 번 제기했다.

■ 중앙일보 <한·미 FTA 비준을 쇠고기 수입과 연계 말라>

3. 이명박 정부 비판하면 보수세력 자격없다?

■ 조선일보 ‘류근일 칼럼’ <어떻게 되찾은 세상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