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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주요 신문 보도에 대한 민언련 1차 모니터보고서(2007.8.14)
등록 2013.09.23 11:56
조회 367
2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주요 신문 보도에 대한 민언련 1차 모니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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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 쑤시듯 2차 정상회담 파투 놓는 수구신문
 
Ⅰ. 들어가며
8월 8일 정부는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정부 측은 남측 김만복 국정원장과 북측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상부의 뜻을 받들어’ 서명한 공동합의문에서 2차 정상회담이 ‘남북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로 확대 발전시켜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공동의 번영,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 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무릇 정부만의 기대가 아니라 2차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접한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70% 이상의 국민이 정상회담 개최를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동아일보 8월 14일자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들 가운데 60.2%가 ‘대선이 있다해도 남북 화해를 위해 잘된 일’이라고 2차 정상회담을 반겼으며, 과반이 넘는 51.2%가 ‘정상회담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이유는 이번 2차 정상회담을 통해 정전체제 아래서 5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군사적 긴장 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향후 민족경제공동체 건설의 초석이 될 경제협력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릴 것과 사회·문화·체육·민간 각 영역에서 교류협력의 폭을 확대할 것에 대한 요구도 거세다.
무엇보다 2차 남북정상회담이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논의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2.13합의’ 이행과정과 맞물리게 되면서 평화체제 구축 등 남북관계의 질적 도약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는 게 지금의 정세다.
하지만 수구냉전의 틀 안에 갇혀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진전을 거부하고 정상회담을 발목 잡으려는 세력 또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우려스럽게도 그 세력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얼마 전까지 원내 제1당이었으며 현재 차기 정권을 차지할 것이 유력하게 예상되는 한나라당은 정부의 2차 정상회담 발표 직후 “시기·장소·절차가 모두 부적절한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한다”며 “투명성과 정당성이 보장되지 않은 남북정상회담은 결국 퍼주기 구걸 의혹과 함께 정치적 뒷거래로 끝나고 말 것”이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한나라당은 ‘정상회담 반대’ 논평 직후 정상회담을 반기는 여론에 부딪치자 대선을 의식해 ‘기왕 하기로 한 정상회담이니 잘 됐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입장을 급선회했으며, 이마저도 ‘북핵 해결’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리고 한나라당보다 더 극악하게 2차 정상회담을 방해하는 또 다른 축이 바로 수구신문들이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이들 수구신문은 정상회담 개최 발표 다음날부터 한나라당의 주장을 받아 ‘시기·장소·절차’ 문제를 잡고 정상회담을 흔들었다. 그리고 시기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별 영향력이 없자, ‘북핵폐기 없는 정상회담은 소용없다’, ‘NLL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 ‘한미동맹의 상징인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이 정상회담 때문에 축소·연기되면 안보에 구멍이 생긴다’, ‘북에 대한 SOC 투자는 국민 혈세를 축내는 대규모 퍼주기다’, ‘이면합의·뒷거래 의혹이 있다’ 등 정상회담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사안을 논란거리로 만들며 정상회담을 흠집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마치 좌충우돌 말썽을 일으키는 악동이 마구 벌집을 쑤셔대는 형국이다.
우리 단체는 이들 신문이 어떻게 스스로 ‘반통일수구세력’임을 증명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2차 정상회담 개최 발표 다음날인 8월 9일부터 13일까지 4일 동안(일요일 제외) 4개의 주요 일간지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조선일보는 2차 정상회담과 관련해 단 한 건의 기사에서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한 의제를 거론하지 않았고, 역시 단 한 건의 기사에서도 ‘긍정적’인 보도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사 제목을 따로 분석한 결과, 조선일보는 기사제목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한 긍정·기대’를 드러낸 기사는 단 한 건도 없었고, 무려 76%의 기사에서 제목으로 ‘정상회담과 관련한 의혹·논란을 부각’하거나 ‘정상회담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Ⅱ. 양적 분석 결과 : 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 여론 유포에 혈안이 된 수구신문
1. 분석대상
8월 9일~13일 동안 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신문·경향신문에서 경제·문화 등 섹션지를 제외한 본지에 게재된 정상회담 관련 기사 전부를 대상으로 했다.
2. 분석 내용
1) ‘회담의제’ 많았고, 선거 연결시키는 수구신문 보도 눈에 띄어
4일 동안 4개 일간지에 등장한 2차 정상회담 관련 기사는 모두 233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중앙일보가 69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향신문이 47건으로 가장 적었다. 조선일보는 55건, 한겨레는 62건으로 나타났다.

 

[표1]에서 보듯 정상회담 발표 다음날인 9일에 가장 많은 107건의 보도가 쏟아졌고, 다음날부터 보도량이 줄어들었다.
 

보도형태를 분석한 결과 스트레이트 기사가 132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해설’ 기사도 적지 않았다. 이는 정상회담과 관련된 의제, 향후 전망 등을 분석한 기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4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사설이 13건이나 등장했다는 것이 특이하다. 특히 중앙은 무려 5건으로 하루에 1건 이상을, 조선은 4건으로 하루에 한 건씩의 사설을 썼다. 이밖에 내외의 ‘칼럼 및 기고’ 또한 전체 19건으로 적지 않게 등장했으며, ‘인터뷰 및 대담’ 기사도 적은 편은 아니었다.([표2] 참조)
‘보도주요소재’를 분석한 결과는 ‘회담 의제’와 관련된 기사가 51건으로 가장 많았고(조선과 중앙이 각각 15건), ‘향후 전망’에 대한 기사와 ‘내외 각계 반응’에 대한 기사가 각 41건씩으로 나타났다. ‘정상회담 개최 발표 및 합의 과정’에 대한 기사는 32건, ‘실무준비 일정 및 과정’에 대한 기사는 31건이었다. 이밖에 소재에서 눈에 띄는 내용은 ‘정상회담을 선거와 연결시킨 기사’였는데 전체 12건 중 조선이 3건, 중앙이 6건을 차지해 정상회담과 선거의 연관성에 대한 이들 매체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표3] 참조)
2) ‘평화체제 구축’ 한 건도 다루지 않은 조선일보
이들 매체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보도주요내용’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보도의 직접적인 소재가 ‘선거’와 관련되지 않았으나 ‘정상회담이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보도의 주요내용인 기사가 전체 24건으로 나타났는데, 이중 중앙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조선은 6건을 차지했다. 한겨레는 5건, 경향은 1건으로 나타났다.
 

[표3]에서 확인할 수 있듯 조선이 가장 비중있게 다룬 내용은 10건을 차지한 ‘정상회담에 대한 시기·절차·방법에 대한 논란’이었다. 다음으로 ‘북핵문제’에 대한 내용이 8건을 차지했고, ‘NLL 논란’을 다룬 기사도 6건이나 되었다. 조선은 또 4개 일간지 가운데 유일하게 ‘정상회담과 관련한 안보 및 체제 불안’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4건이 모두 조선일보의 보도인 것이다.
조선일보는 반면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한 내용은 단 한 건도 다루지 않았다. 한겨레는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무려 9건을 다뤘고, 경향도 3건을 다뤄 조선일보와 분명히 구별됐다. 조선은 또 ‘교류협력 확대’에 대해서도 전혀 다루지 않았고, 70% 이상의 국민이 정상회담을 환영했음에도 ‘정상회담 환영’에 대한 내용도 아예 다루지 않았다.
3) 수구신문 의제설정은 수구세력 논란제기와 ‘쌍끌이’
특히 조선이 날짜별로 정상회담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것을 살펴보면, 한나라당 등 보수수구세력의 의제설정과 얼마나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표4]를 보면 조선일보가 정상회담 개최 발표 다음날인 9일에는 ‘정상회담에 대한 시기·절차·방법 논란’을 집중적으로 다룬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의 의도’와 ‘대선에 대한 영향’도 첫날 조선이 비중있게 다룬 내용이다. 그런 조선은 둘째날인 10일에는 정부의 ‘대북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계획이 전해지자 이를 문제삼는 경협 관련 보도를 집중배치했다. 그리고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 NLL 논의가 불거지자 11일부터 NLL 논란에 불을 붙이더니 13일에는 NLL 논란과 관련해 무려 5건의 기사를 쏟아냈다.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에 대해서도 논란이 발생하자 11일부터 논란 부추기기에 나섰고, ‘북핵문제’는 9일부터 꾸준하게 문제 삼았다.
이런 식으로 보도를 하면서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는 조선일보에게 ‘평화를 외면하는 반통일냉전수구세력’이라는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4) 조선 : 정상회담 ‘긍정적’으로 보는 보도 전무(全無) ‘제목장사’로 여론몰이
‘정상회담에 대한 기사의 전반적인 논조’를 보면 이 같은 지적이 더욱 확실히 증명된다.

[표5]에서 보듯 조선일보의 전체 55건 기사 가운데 ‘정상회담에 부정적인 논조를 띄는 기사’가 32건으로 무려 58%나 된다. 긍정적인 논조는 찾아볼 수가 없다. 중앙일보도 크게 다르지 않아 긍정적인 논조는 단 2건에 그쳤고, 부정적인 논조가 23건으로 33%나 된다. 이에 반해 한겨레는 부정적인 논조는 한 건도 없고 긍정적인 논조가 26건으로 41.9%를 차지했다. 경향은 부정적인 논조가 2건에 그쳤고, 긍정적인 논조는 10건이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얼마만큼 정상회담을 탐탁찮게 여기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나마 전반적인 내용에서는 ‘중립적인 논조’를 유지하는 기사도 제목을 보면 조선일보가 정상회담을 흠집내기 위해 얼마나 골몰하고 있는지 뚜렷이 나타난다.

 
[표6]에서 보면 조선의 기사 가운데 제목에서 정상회담의 긍정성이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기사는 단 한 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그나마 기사 논조에서 중립적이었던 23건의 기사가 제목으로 오면 객관성과 중립성을 유지한 기사가 13건으로 확 줄어든다. 반면 제목에서 ‘정상회담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기사는 무려 28건으로 절반이 넘고, 각종 의혹과 논란을 부각하는 제목의 기사도 14건이나 차지한다.
그만큼 조선일보는 정상회담을 흠집내기 위해 온갖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어휘들을 제목에 동원했다는 뜻이다. 이는 특히 사설과 칼럼에서 도드라진다.
한나라 “시기·장소 부적절…대선용 이벤트”(1면 8/9)
‘성과 없을 것’ 58% ‘북 안바뀔 것’ 69%(6면, 8/9)
“3가지는 하지마세요”(4면, 8/9)
남은 임기 6개월…‘9회말 역전’ 노린 깜짝 카드(4면, 8/9)
김정일엔 꽃놀이패, 노정부엔 마지막 도박판(30면, 8/9)
노무현·김정일 무엇을 위해 만나나(사설, 8/9)
노대통령이 평양에서 지켜야 할 마지막 선(사설, 8/10)
‘북 지원’만 봇물… ‘받을 것’은 실종(1면, 8/10)
왜들 평양에 못가서 안달인가(김대중칼럼, 8/13)
핵 제치고 NLL로 무슨 요술 부리려나(사설, 8/13)
- 제목에 문제가 있는 조선일보 기사의 대표적 사례
중앙일보도 조선일보에 버금가는 문제를 드러냈다.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드러낸 제목’의 기사가 6건 있긴 했지만, 중앙일보 또한 ‘정상회담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제목’의 기사가 22건이나 됐고, 의혹과 논란을 부각하는 제목의 기사도 8건을 차지했다.
“시기·장소·절차 부적절…대선용 이벤트”(1면, 8/9)
대선 변수 없나…이면합의 없나…궁금한 민심(22면, 8/9)
무엇을 위한 정상회담인가(칼럼, 8/9)
기대보다 걱정이 큰 남북 정상회담(사설, 8/9)
대선 판 흔들리는데 과거 캐기만 할 건가(사설, 8/10)
남북 정상회담은 황금 코끼리인가(칼럼, 8/10)
북핵 폐기 국제 공조 훼손 말아야(사설, 8/10)
“노 대통령은 빛나겠지만 차기 정부엔 족쇄 될 것”(5면, 8/10)
“노·김의 북풍, 대선날까지 불 수 있다”(11면, 8/10)
NLL 훼손 절대 용납 못한다(사설, 8/11)
한나라당의 위기, 이제 시작이다(칼럼, 8/13)
- 제목에 문제가 있는 중앙일보 기사의 대표적 사례
이들 수구신문이 자극적인 어휘로 ‘제목장사’를 했다고 하여 한겨레와 경향이 정반대로 정상회담을 근거 없이 추켜세우는 ‘제목장사’를 한 것은 결코 아니다. 한겨레와 경향은 비교적 차분하게 정상회담에서 이뤄져야 할 과제들을 제목에서 드러낸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북-미관계 진전 ‘지렛대’로 활용(한겨레 2면, 8/9)
남북경협 ‘양적 성장’ 넘어 ‘질적 도약’ 기대(한겨레 17면, 8/9)
‘6.15선언’ 한계 넘어 ‘평화선언’을(한겨레 칼럼, 8/10)
북 ‘인프라’ 개선…남북경협 ‘질적 도약’ 꾀해(한겨레 3면, 8/10)
한반도 영구 평화체제 전환점 될 것(한겨레 19면, 8/11)
국민이 평화의 버팀목이다(한겨레 칼럼, 8/13)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기 되기를(경향 사설, 8/9)
금강산 관광·개성사업 가속도 붙을듯(경향 17면, 8/9)
“북·미대화 진행중 성사 구체적 성과 기대할 만”(경향 7면, 8/9)
군비통제 과감한 조치·회담 정례화 발전 기대(경향 5면, 8/9)
남북관계 업그레이드 시켜 북·미수교 길닦기(경향 3면, 8/9)
- 제목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 등을 드러낸 한겨레와 경향의 기사 사례
결국 조선일보는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는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여론을 한겨레와 경향에 등장한 수준 정도도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며, 중앙일보도 그런 기사가 전체 기사 가운데 10%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곧 그만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구성원들에게 냉전적·대결적·반북적·반통일적 프레임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의미도 된다. 그런 프레임으로, 짙은 색안경을 쓰고 2차 정상회담을 바라다보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같은 의제는 아예 제기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현실이 버젓이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70% 이상의 국민이 2차 정상회담을 환영하고 이번에 한반도 평화정착의 확실한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함에도 불구하고 신문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이들 냉전수구신문들의 냉전적·대결적·반북적·반통일적 프레임에 의해 여론이 왜곡될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4일 동안 무려 약 60건의 기사를 쏟아냈지만, 워낙 천편일률적인 내용들이라 하나씩 살펴보는 것이 무의미한 이상, 이들 신문이 지난 4일 동안 어떻게 여론을 만들려고 했는지 대표적인 사례만 살펴보도록 하겠다.

Ⅲ. 사례 분석 : 조선일보와 한겨레를 중심으로
1. 시기·절차·북핵·NLL·을지포커스렌즈·경협·이면합의…조선, 모두 논란화
조선일보는 8월 9일 1면에서 <한나라 “시기·장소 부적절…대선용 이벤트”>를 정상회담 개최 소식 아래 배치해 2차 시기와 장소 등을 문제 삼아 정상회담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한나라당 주장을 강하게 부각했다. 그리고 1면의 또 다른 기사에서 ‘회담 개최 찬성’으로 75.6%가 나온 여론조사결과보다 <“회담 지금이 적절” 49% “다음 정권서” 43%>라는 제목으로 시기에 대한 문제를 부각했다. 특히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한 6면의 기사(<‘성과 없을 것’ 58% ‘북 안바뀔 것’ 69%>)에서는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 핵문제 해결 등 전반적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58.7%)이 과반수였고,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변화하지 않을 것’(69.2%)이란 전망도 다수였다”며 ‘회담 개최 찬성’이 절대다수임에도 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다수인 것처럼 교묘하게 지면을 편집했다.
같은 날 사설 <노무현·김정일 무엇을 위해 만나나>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은 민족 대단결 운운하는 말 잔치를 되풀이하고 우리는 막대한 잔치비용을 대는 것으로 그칠 수 있다”, “한반도 정상화의 출발점인 핵문제는 비켜 간다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대한민국에 재앙이 될 수도 있다”며 악담을 퍼붓고, 특히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58.7%”라며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 결과만 부각해 이제 갓 시작을 알린 행사에 재를 뿌렸다.
이튿날 10일에는 정부의 대북 SOC 지원과 관련한 내용이 제기되자마자 “정부 일각과 범여 정치권에서 대규모 예산지원이 수반되는 대북지원 카드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며 “문제는 이런 대북지원 계획을 실현에 옮기려면 우리 정부의 천문학적인 재정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규모 지원땐 국회 동의 받아야>라는 기사에서는 계획이 정식으로 발표되기도 전에 잡도리를 하고 나섰다.
같은 날 사설 <노대통령이 평양에서 지켜야 할 마지막 선>에서는 “만약 이번 회담에서 NLL을 건드려 사실상 북측에 영토를 넘겨주는 결과를 만든다면 그 후에 어떤 일이 생길 것인지는 노 대통령 스스로가 잘 알 것”, “북한은 남한 비디오를 보았다고 주민을 공개처형하고 있다…지금 이 상황에서 북의 요구에 의해 폐지를 논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북의 위협은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노 대통령이 한·미 훈련의 정당성만 약화시키는 논의에 말려들 경우 그 피해는 온 국민이 보게 될 것”이라며 “이 문제들이 남북정상회담 의제가 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협상 의제에 대해 협박이나 다름없는 주문을 쏟아냈다.
11일에는 1면 기사 <정부, 군축·NLL 해법 검토… 전문가들 “핵 해결없인 위험”>에서 “북한·군사 전문가들은 ‘북핵에 대한 해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군축이나 NLL을 건드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며 “특히 범여권 일각에서 거론하는 평화선언 등은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NLL 논란을 부각시켰다. 또 4면의 <북 ‘서해 북방한계선 재설정’ 고집땐 8·28 남북정상회담 발목 잡을 수도>에서도 “이 문제(NLL 재설정)는 서해상의 무력충돌 가능성 완화라는 안보적 목표 외에 남·북 경협 전반과 관련된 핵심 이슈여서 자칫 정상회담의 성패 전체를 가를 덫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NLL 논란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사설 <이제 북한의 남한 선거 개입은 당연지사인가>에서는 “남쪽 정치에 개입해서 재미를 본 북한이 이번 대선 대목을 놓칠 리가 없다”며 “정치적 목적과 함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굴러들어올 어마어마한 공돈을 벌써부터 셈하느라 바쁠 것”이라고 비아냥대면서 2차 정상회담이 남북 정부의 정략적 의도에서 비롯되는 것 인양 몰아붙이기도 했다.
13일에 이르면 조선일보는 NLL 논란을 작심한 듯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2면 <군 “NLL 재설정땐 군사충돌 위험 커져”>에서 “정상회담에서 NLL 문제가 의제로 채택돼 해상경계선 재설정을 끈질기게 요구해온 북한 입장을 조금이라도 수용할 경우 군사안보적 측면에서 여러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익명의 예비역 장성들의 입을 빌어 “북측 주장을 받아들여 NLL을 건드린다면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은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협박성 주장을 부각했다. 또 6면 <이·박 “정상회담서 NLL 재설정 논의 말라”>에서 “북방한계선(NLL) 재설정을 의제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소개했다.
그리고 사설 <핵 제치고 NLL로 무슨 요술 부리려나>에서는 “NLL은 기본적으로 영토개념이 아니다”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NLL 남쪽 바다를 꼭 우리 영토라고 할 수 없다는 논리”라며 “대한민국 장관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고 싶지 않은 말”이라고 울분을 나타냈다. 조선은 이 사설에서 NLL에 대해 “양측 간에 정치적·법적으로 논의가 끝난 영토문제를 다시 정상회담 의제로 올린다는 것은 주권을 포기한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육지 휴전선 재조정도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만 한다면 ‘적극적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라고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고 이에 근거하여 논란의 극대화를 꾀하기도 했다.
한편 이 사설의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이 빠진다면 남는 것은 ‘정략’밖에 없다는 것이 민심”이라는 주장도 ‘핵폐기 없으면 정상회담 성과 없다’는 ‘모 아니면 도’식의 정략적 흠집내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조선은 10일 4면의 <“6자회담에 도움돼야” 선 긋는 미국>에서 미국의 입장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이 비핵화를 목표로 한 6자회담의 ‘하부 개념’으로 작용하며, 비핵화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며 “6자회담이 남북정상회담을 포괄하는 개념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조선의 지면에 무수히 등장한 많은 외국인 전문가들이 ‘북핵문제의 해결은 북미간의 협의와 6자회담의 틀을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 ‘정상회담의 비핵화논의는 6자회담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듯 ‘한반도 비핵화’ 또는 ‘핵폐기’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완결한 형태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점은 국제정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조선처럼 마치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문제를 끝장봐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알면서 일부러 훼방 놓으려 하는 것이거나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이 ‘비핵화의 원칙에 공감하고 노력한다’는 정도의 합의를 내놓을 경우에 ‘그게 무슨 성과냐?’는 식으로 폄훼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밖에 볼 수 없다.
2. 한겨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노력 돋보여
이런 조선일보에 비하면 한겨레는 단연 돋보였다.
한겨레는 9일 사설 <남북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를 이례적으로 2면에 싣고 “회담 개최를 적극 환영하며, 한반도와 관련된 여러 현안을 진전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회담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특히 한겨레는 “중요한 의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기본틀을 짜는 것”이라며 “나아가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의 앞단계로 평화선언을 채택함으로써 평화체제로 가는 주춧돌을 놓기를 바란다”고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적극적인 주문을 내놓았다.
이후에도 한겨레는 <남북 화두는 ‘평화’…공존적 통일로 나아가야>(8/9), <‘한반도 냉전 뒤흔들 3일’ 될까>(8/9), <남북이 주도하는 냉전체제 해체>(8/10), <‘6.15선언’ 한계 넘어 ‘평화선언’?gt;(810), <한반도 영구 평화체제 전환점 될 것>(8/11) 등 지속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의제를 이끌어갔다.

Ⅳ. 나가며 : 정상회담 합의 초심 지켜가야
이처럼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우리 사회에는 평화의 길을 가로막으며 시계바늘을 끊임없이 냉전과 반복의 시대로 되돌리려는 신문과 평화를 지향하며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노력하는 신문 등 양 극단의 언론이 존재한다. 불행하게도 전자는 이른바 ‘1등신문’을 포함해 여론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이들이 여론을 독점하고 세상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악몽이나 마찬가지다. 만약 정부가 이번에도 이들 독과점 신문들의 의제설정에 휘둘린다면 불행은 한반도 전체로 퍼질 것이며 악몽은 현실이 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실제 여론은 평화를 지향하며 남북관계의 진전을 바라는 쪽이 70% 이상이고, 냉전수구신문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쪽이 그 나머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바로 이 70% 이상의 여론을 지지대로 삼아 북과의 ‘정상회담 개최 공동합의문’에 밝힌 대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로 확대 발전시키고,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는 데 전심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에만 정상회담을 추진한 정부의 진정성이 인정받을 수 있고,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더 큰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끝>
 


2007년 8월 14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