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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및 조선·동아의 'KBS흔들기'에 대한 민언련 신문 모니터 보고서(2003.10.14)
등록 2013.09.12 12:06
조회 685

 

한나라당·조·동의 'KBS 흔들기' 근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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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교수 사건을 빌미로 한나라당과 조선·동아의 'KBS 흔들기'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이들의 'KBS 흔들기'는 송두율 교수를 다룬 KBS 프로그램에 대한 악의적 비방에서부터 정연주 사장과 이종수 이사장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 오락프로그램의 '친북성향' 시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정감사의 장을 KBS 및 관련 인사들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악용했으며, 조선·동아는 이를 '기사'라는 미명으로 부풀려 보도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조선·동아는 사설과 각종 칼럼을 통해 왜곡된 사실과 억측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KBS를 질타했다.
이들이 KBS와 송두율 교수를 연결시키는 주장은 KBS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송두율 교수를 '미화'하는 데 앞장섰다, 송두율 교수의 입국에 정연주 사장과 이종수 이사장이 깊숙이 개입했다, 정연주 사장과 이종수 이사장은 각각 93년과 67년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 송두율 교수를 다룬 KBS의 다큐멘터리에 이 두 사람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으로 요약된다.
나아가 동아일보는 오락프로그램 출연자가 들고 나온 이른바 '김일성 시계'를 문제 삼아 '북한 미화'라고 주장했다. 또 KBS 프로듀서들이 조선·동아 기자의 취재거부 등을 선언하자, 조선과 동아는 이를 '논조에 대한 반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및 조선·동아가 퍼뜨리고 있는 KBS에 대한 주장들은 모두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달랐다. 본회는 조선·동아에 대한 모니터를 통해 이들이 KBS에 대해 저지르고 있는 악의적 왜곡 보도의 실태를 정리해 보았다.


1. KBS 프로그램을 송두율 '미화(美化)' 프로그램으로 왜곡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실상 국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는 KBS가 송씨에 대한 '영웅화' 작업에 앞장서 왔다는 사실이다. … 현 정권의 등장과 정연주 사장 부임 이후 벌어지고 있는 KBS의 이념적 편향성에 대한 우려는 "국기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정연주 사장이 한겨레신문 논설주간으로 재직할 당시 송두율씨는 그 신문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10월 1일, [사설] <KBS와 송두율>)

『송씨 귀국에 맞춰 그를 마치 분단시대의 영웅처럼 묘사한 KBS의 보도태도와, 그 방송사 사장과 송두율씨의 관계에 관한 궁금증이다. 정연주 사장이 한겨레신문 논설주간으로 있을 때 송씨가 그 신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사실 등을 감안하면 KBS의 문제 프로가 실무진의 판단과 결정만으로 제작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조선일보 10월 3일, [사설] <송두율 사건에 대해 정부에 궁금한 것>)

『국정원의 송씨 처리는 결과적으로 그를 보호하기 위한 배후가 있지 않느냐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 … 공영방송인 KBS가 두 차례에 걸쳐 송씨를 미화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동아일보 10월 3일, [사설] <'송두율 파문' 배후는 뭔가>)

『국정원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피해자에 대한 KBS의 미화 프로그램은 수사와 사법처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밖에는 달리 해석되지 않는다』
(조선일보 10월 4일, [사설] 진실 규명하자는 게 '색깔론'인가)

조선과 동아는 KBS가 두 편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송두율 교수의 '미화(美化)'에 앞장섰고, 송 교수를 '영웅화'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문제 삼는 프로그램은 9월 27일 방송된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과 5월 11일 방송된 <일요스페셜-송두율의 경계도시> 두 편이다.
그러나 두 편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근거로 KBS가 송 교수를 미화하는 데 앞장섰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며, 두 프로그램이 송 교수를 '영웅화'했다는 것도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
조선과 동아는 <송두율의 경계도시>가 KBS의 자체 제작이 아니라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홍형숙 감독의 다큐멘터리 <경계도시>를 방송용으로 편집, 방송한 것임을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경계도시>는 200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2003년 베를린 영화제 인터네셔널 포럼 부문의 특별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큰 호응 속에 상영된 작품이다. KBS가 <경계도시>를 방송하기로 한 데에는 작품에 대한 국내외의 높은 관심과 평가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선과 동아는 <송두율의 경계도시>가 KBS를 통해 방송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과 배경은 외면한 채 KBS가 송 교수 미화에 앞장섰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한 것이다.
또, 9월 방송된 <한국사회를 말한다>는 '송두율 다큐'가 아니었다. 송 교수는 해외의 여러 망명객들 중 한명으로 소개되는 데 그쳤다. 이를 두고 이 프로그램이 송 두율 교수 한 사람을 미화하고 영웅화 하는 '송두율 다큐' 또는 '송두율 미화 프로그램'등으로 표현하는 것은 명백히 악의적인 왜곡이다.
한편, KBS가 송 교수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전 이미 다른 방송사에서도 송 교수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방송한 바 있어, KBS만이 송 교수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해 그의 '미화'에 앞장선 양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KBS가 9월 27일 <한국사회를 말한다>를 방송하기 6일 전 MBC는 <시사매거진 2580>에서 '37년만의 귀향'이라는 제목으로 송 교수를 다뤘다. MBC는 37년 만에 귀향을 앞둔 송 교수와 그 가족들의 감회를 다뤘으며, 이 과정에서 홍형숙 감동의 <경계도시> 일부를 자료 화면으로 쓰기도 했다. 또, 김지하 시인이 송 교수에게 선물한 수묵화를 보여주는가 하면 '짐승마저도 때가 되면 난 곳을 찾는다' '그의 귀국으로 레드컴플렉스는 한꺼풀 꺾일 것이 분명해보인다'는 등 KBS와 크게 다르지 않는 시각으로 송 교수의 귀국을 다뤘다.
뿐만 아니다. 이보다 훨씬 앞서 MBC는 <2000년 MBC 밀레니엄 특집 생방송>에서 송 교수의 귀국 문제를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소개하기까지 했다.
즉, 송 교수의 귀국으로 그의 '노동당 입당'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송 교수의 문제는 독립영화계, 방송계에서 '분단으로 초래한 망명객' 차원의 문제로 여러 차례 다뤄지고 있었으며, KBS가 방송한 프로그램들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과 조선, 동아가 KBS의 프로그램들만을 문제 삼는 행위는 명백한 'KBS 흔들기'라 할 수 있다.


2. '정연주/이종수 배후론' '정연주 간첩 연루 의혹' 부풀리기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씨가 귀국하기 전 누구와 '사전조율'을 했는지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공영방송 KBS의 역할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 이씨의 베를린 방문에 뒤이어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 제작팀이 이번에 방영된 송두율씨 등 해외 민주화 운동 인사 관련 프로그램을 현지에서 취재, 이 이사장과 프로그램 제작진의 활동 사이에 혹시 어떤 관련이 있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선일보 10월 4일 <송두율 파문/KBS이사장 '宋 귀국' 발벗고 뛰었다> )

『(이종수 이사장은)1967년 당시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동베를린간첩단사건인 '동백림사건'의 관련 여부를 조사받기도 했다. 그리고 송두율씨가 73년 창립의장을 맡았던 독일 '민주화사회건설협의회'에 74년부터 회원으로 가입, 인연을 맺었고 85년부터 89년까지는 직접 의장을 맡았다』
(조선일보 10월 4일 <송두율 파문/이종수 KBS 이사장-송씨와 함께 베를린서 생활해 '막역'>)

『이종수 KBS이사장이 8월 말 ∼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송두율씨를 만나 귀국을 설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이사장은 또 지난달 27일 KBS 1TV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에 출연해 "해외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하는 등 송씨의 귀국에 적극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1965년 파독 광원을 자원해 독일로 간 뒤 베를린 자유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89년까지 독일에 머무르면서 송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이사장은 송씨가 1974년 재독 한인유학생들을 중심으로 결성했던 '민주사회건설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85∼89년 이 단체의 의장을 맡기도 했다.』
(동아일보 10월 4일 <KBS 이사장 송두율씨 입국 발벗고 나섰다> )

『송두율씨와 KBS 정연주 사장, 이종수 이사장과는 오랫동안 특별한 관계였음이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 정 사장은 한겨레 논설주간 시절 송두율씨를 해외 칼럼니스트로 선임해 그의 글을 신문에 여러 차례 게재하였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다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정 사장이 93년에 있었던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는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KBS사태는 추이를 예측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는 느낌이다. 정 사장의 간첩 사건 관련 여부는 현재로서는 진위가 쉽사리 가려질 것 같지는 않다』
(조선일보 10월 6일, [시론] 박성범 <정연주 사장, 스스로 사퇴를>)

 

[참고] 기타 조선, 동아가 한나라당 및 보수단체들의 입을 빌어
KBS가 송 교수에 대한 미화방송이라는 점을 부각한 기사들

■ <"宋씨 美化한 KBS 수사해야">
『송두율씨 혐의 사실을 보고받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1일, "한마디로 경악 그 자체"라며 "이런 송두율을 민주화 인사로 미화한 KBS를 수사해야 한다"고 격분했다.』 (조선일보 10월 2일)

■ <송두율 파문/"KBS가 송두율 영웅만들기 나서"…야당 국감서 질타>
< 송두율 파문/KBS다큐 '일요스페셜' '한국사회를 말한다' 내용-"송씨 민주·통일 위해 외국서 청춘">
『공영방송 KBS가 북한 노동당원으로 밝혀진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씨를 다룬 두 편의 다큐멘터리에 대해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을 별 검증없이 편향적이고 미화해서 제작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송두율 파문/"宋씨 美化방송에 납득할만한 조치 취하지 않으면 KBS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
『반핵반김국민운동청년본부 등 10여개 단체들은 2일 송두율씨 미화 프로그램을 제작·방영한 것과 관련, KBS 정연주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KBS가 사과와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이상 조선일보 10월 3일)

■ <"송두율씨 미화방송 납득할 조치없으면 KBS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
『보수단체들은 2일 KBS TV의 송두율씨 미화 프로그램 제작 방영과 관련해 KBS 정연주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면서 KBS측이 사과와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신영균 의원 "美化프로그램 각본따라 준비"주장>
『2일 국회 문화관광위의 KBS 국정감사에서는 KBS가 송두율씨의 귀국을 위해 그를 미화하는 프로그램을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병국(한나라당) 의원은 "정연주 KBS 사장이 한겨레 논설주간 시절에는 송씨에게 고정칼럼을 쓰게 해 간첩 혐의를 벗겨주더니, 이제 KBS에 와서는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그를 민주통일 인사로 포장해 영웅시했다"며 "정 사장은 더 이상 이념적 혼란을 가중시키지 말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KBS 정사장 간첩연루 논란>
『재독 학자 송두율씨에 대한 '미화' 프로그램 방송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KBS 정연주 사장을 90년대 초 당시 국가안전기획부가 간첩 혐의로 추적했었다는 주장이 2일 국정감사장에서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이상 동아일보 10월 3일)

■ [정치권 배후규명 논란] "송씨 '미화' KBS사장 역할 밝혀야"
『송두율씨 배후 세력 규명을 둘러싼 정치권 차원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저녁 비공개로 진행된 한나라당 국감대책회의에서는 송씨 미화 프로그램 방영과 관련해 정연주 KBS사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 진상을 철저히 밝히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광화문에서] 허엽/"KBS 한국방송 맞아?"
『"우리, 한국방송 맞아?" 한국방송이란 공식 명칭을 가진 KBS 내부의 목소리다. 재독 학자 송두율씨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란 혐의가 불거지면서 그를 해외 민주화 투사로 묘사한 KBS의 정체성을 스스로 묻고 있는 것이다. KBS는 최근 '일요스페셜-송두율의 경계도시'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을 방영한 뒤 'KBS가 정말 송씨의 실체를 몰랐을까'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종수 KBS이사장도 송씨의 귀국에 일정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상 동아일보 10월 6일)

한나라당과 조선, 동아가 정연주 사장과 이종수 이사장을 송두율 교수와 연결시키고 나아가 이들의 이념을 문제 삼기 위해 제기한 의혹 또는 주장들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종수 이사장은 송 교수를 찾아가 입국을 권유하고, 해외 민주인사 입국을 위해 'KBS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송 교수의 입국에 발벗고 나섰다.
둘째, 정연주 사장은 한겨레신문 논설주간 시절 송 교수를 칼럼니스트로 선임해 그의 글을 게재하는 등 밀접한 사이며, '송두율 다큐'의 방송에 개입했을 것이다.
셋째, 정연주 사장은 93년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에 연루되어 내사를 받은 적이 있고, 이종수 이사장은 67년 이른바 '동백림 사건'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일방적인 주장이거나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종수 이사장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송 교수의 입국을 권유한 사실이 없으며, 송 교수와 관련된 프로그램 제작에 어떠한 개입도 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그 근거를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그는 67년 동백림 사건으로 조사 받은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정연주 사장 역시 송 교수와 일면식도 없고, '논설주간은 칼럼니스트의 선정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들어 그가 송 교수의 글을 한겨레에 싣게 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또 국정감사 당시 이원창 의원은 정연주 사장의 '간첩사건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가 정 사장으로부터 오히려 근거를 밝히라는 '추궁'을 당하는가 하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를 대지 못하는 등 무책임한 폭로 정치임을 드러내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황인욱씨와 당시의 담당 검사는 KBS 측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원창 의원의 주장이 근거없음을 확인해 주었다.
한편, <한국사회를 말한다> 제작팀은 정 사장과 이 이사장의 프로그램 '개입설'이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조선과 동아는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부각하고, 이러한 주장을 기정사실화 하는 칼럼을 게재하는 등 억지 주장들을 부풀리는 데 앞장섰다.
대표적인 예로, 조선일보 10월 3일자 기사 <"정연주 사장 93년 안기부 내사 대상" - 野의원, KBS국감서 "비밀 지령문에 이름 올라">는 한나라당 이원창 의원의 일방적인 주장을 제목으로 뽑았다. 한술 더 떠 <정연주 KBS 사장 국감서 일문일답 "황인욱 국내서 한번 만났다">는 정 사장과 황인욱씨의 '접촉' 사실에 초점을 맞춰, 마치 정 사장이 황인욱씨와의 '석연찮은 관계'를 시인한 듯 제목을 뽑았다.
더욱 큰 문제는 정 사장과 이 이사장에 대한 주장들이 모두 거짓이거나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조선, 동아가 교묘한 방식으로 계속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6일, 조선과 동아는 이종수 이사장의 기자회견을 스트레이트 기사로 실어 '균형'을 맞춰주는 척 하면서 칼럼(동아일보 10월 6일 <"KBS 한국방송 맞아?">, 조선일보 10월 6일 시론 <정연주 사장 스스로 사퇴를>)들을 통해 '의혹 끌어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조선일보는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인 박성범씨의 입을 빌어 명백하게 거짓으로 드러난 '의혹'까지 동원해 정연주, 이종수 두 사람을 공격하고 나섰다.


3.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이 북한 美化라고 억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KBS의 주말 간판 오락프로그램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이 4일 북한 김일성 주석의 사인이 새겨진 손목시계를 클로즈업하며 "훈장과 같은 것"이라고 치켜세워 물의를 빚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또 마술실력에 대한 공인방식으로 김 주석을 여러 차례 강조해 "북한을 미화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동아일보 10월 7일 <KBS 청소년 오락프로 김일성시계 美化 물의>)

7일자 동아일보 기사 <KBS 청소년 오락프로 김일성시계 美化물의>는 수구언론의 이념공세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동아일보는 KBS 2TV의 연예오락프로그램 <자유선언 토요대작전> 10월 4일 방송분이 '친북적 행태'를 보여 물의를 빚는 것처럼 보도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동아일보의 '김일성시계' 기사를 재빠르게 인터넷판에 실어주었다.
동아일보는 KBS가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의 한 코너인 '매직스쿨'에서 재일동포 마술사 '야스다 유지'씨의 마술을 선보이면서 1) 야스다씨가 1985년 김일성 주석 앞에서 공연한 것을 경력으로 언급하고, 2) 그가 김 주석에게 직접 받은 손목시계를 부각시켰으며, 3) 시계를 훈장으로 표현했다는 근거를 들어 KBS의 '북한 미화'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동아일보의 이 같은 주장은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다.
동아일보는 '화려한 경력', '1985년 김일성 앞에서도 공연' 등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에 나온 야스타씨 소개 자막을 '친북적 행태'의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KBS가 소개한 야스다씨의 경력은 각종 국제마술대회 입상이었고 '김일성 앞에서 공연했다'는 내용은 그중 하나에 불과했다. '김일성시계'를 소개한 것 역시 신기한 물건을 상세히 소개하는 수준이어서 "손목시계를 부각시켰다", "돋보이게 처리했다" 등의 동아일보 식 해석은 다분히 과장된 것이다.
야스다씨가 "이 시계가 있으면 북한에서 평생 먹고 살 수 있다"고 하자 출연자들이 보인 반응도 오락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흔히 보이는 과장된 행동에 불과했으나 동아일보는 "소동을 벌였다"고 표현했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강수정 아나운서가 "어떻게 보면 이 시계가 훈장 같은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북한에서 그렇게 인식된다'는 차원이었을 뿐 KBS가 이 시계를 의도적으로 미화했다고 보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KBS가 손목시계에 새겨진 '김일성'이란 글자를 보여준 것 역시 그 시계가 '진짜'라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확인시키는 절차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동아일보는 KBS가 "김 주석을 여러 차례 강조해 '북한을 미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정작 어떤 사람들이 이 같은 주장을 했는지조차 애매하게 처리했다. 결국 마술사의 실력과 유명세를 과시하려던 오락프로그램의 '오버액션'이 동아일보의 눈에는 KBS의 '친북행태'로 비친 것이다.
동아일보가 "KBS 청소년 프로그램이 '김일성시계'를 미화해 물의를 빚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엄연한 '사실왜곡'이다. <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의 시청자게시판에는 KBS의 '북한미화'를 지적하는 글이 거의 없었다. 10월 4일 방송 이후 올라온 800여 건의 시청자 의견 중 '김일성 시계' 관련 글은 단 한 건이었으며, 이마저도 7일자 동아일보의 기사가 나온 후 이를 인용한 글이었다.


4. KBS PD협회 '조선-동아 취재 거부' 이유 왜곡

『…공영방송의 임직원들이 특정신문의 논조를 문제삼아 취재 거부와 기자 출입금지 추진을 결의한 것은 언론사상 처음이다』
(조선일보 10월 9일 <KBS PD협 조선·동아 취재 거부, 공영방송이 특정신문 논조 문제삼은 건 처음>)

『결의문의 '정치성' 논란=KBS PD들은 결의문에서 정 사장 취임 이후 KBS 개혁의 방향을 확고히 지지한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프로그램 속에서 정치개혁과 신문개혁 여론을 확산하는 데 배전의 노력을 기한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선언은 공영방송의 PD들이 정 사장의 개혁 입장을 적극 지지하며 프로그램을 통해 개혁의 전위를 자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석호(方碩晧 방송법) 홍익대 교수는 "공영방송 PD들이 현실 정치적 이슈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개혁을 독점하겠다는 뜻을 공개 선언한 것은 황당한 일"이라며 "정치적 독립이 생명인 공영방송이 스스로 정치집단화하겠다면 공영방송이 아니라 '관영방송'으로 불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10월 10일 <KBS 동아-조선 취재 거부, 공영방송 PD가 '정치色' 드러내)


『KBS PD협회는 특정 간부, 특정 이념, 특정 정파를 좇을 것이 아니라 오직 좋은 방송으로 국민 전체에 봉사하는 공영방송의 본분으로 돌아가야 한다.』
(동아일보 10월 10일 사설 <KBS PD들도 취재거부하나)

8일 KBS PD협회가 조선, 동아의 취재 거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PD협회는 결의문을 통해 자신들이 '취재 거부'까지 선언하고 나선 것은 두 신문의 "무책임한 폭로와 근거 없는 의혹 부풀리기"에 대한 대응 차원임을 밝혔다.
그러나 조선과 동아는 자신들의 악의적인 왜곡보도가 취재 거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을 철저히 외면했다. 조선은 PD협회의 취재 거부가 특정 신문의 '논조'에 반발한 것으로, 동아는 '공영방송 PD가 정치색을 드러낸 것'으로 몰아 '왜곡보도의 문제'를 '이념'의 문제로 호도하고 나섰다.

 


5. 8일 KBS 이사회 논의 내용 왜곡

『KBS 이사들은 … 송씨에 대한 법률적 처리가 끝날 때까지 이사장으로서의 권한 행사에 자숙해 줄 것을 결의했다. … 결국 참석한 이사들은 '이사장이 다시 한번 이사회에 사과하고, 송두율씨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자숙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이사는 '여기서 자숙이라는 말은 송두율씨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든가 사회를 보지 않는 등 이사장직 수행 중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10월 9일 <송두율씨 귀국설득 KBS 이사장, 이사들이 사과·자숙 조치>)

『KBS 이사회는 8일 임시회의를 열고 재독 학자 송두율씨를 독일로 찾아가 송씨의 귀국을 설득했던 이종수 KBS 이사장에 대해 해명과 공식 사과를 요청하는 한편 송씨의 법률적 처리가 끝날 때까지 이사장으로서의 권한 행사에 자숙해 줄 것을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이사는 "송씨에 대한 법률적 처리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므로 송씨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 이사장이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든가 적어도 사회를 보지 않는 등 자숙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10월 9일 <"이종수이사장 권한행사 자숙하라">)

9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KBS 이사회가 송두율 교수와 관련한 이종수 이사장의 '행적'을 문제 삼아 권한 행사에 제재를 가한 것으로 보도했다.
두 신문은 『"이사장직 수행 당분간 중단을 의미"』(조선), 『KBS이사회 "송두율씨 법적처리 때까지 출석 자제" 결의』(동아)라는 부제까지 달아 이종수 이사장이 이사회에 출석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의 강한 '징계'를 받은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곧 악의적인 왜곡으로 밝혀졌다.
KBS 이사회가 이종수 이사장의 직무 수행과 관련한 어떤 결정도 한 바 없다는 것이다. KBS 관계자들이 다른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요약하면, 첫째, 이사회가 이종수 이사장의 자숙을 요구하고, 이 이사장이 사과의 뜻을 나타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누를 끼친 데 대한 사과'이다. 둘째, 이사회가 이종수 이사장 직의 수행에 대한 '자제'를 결정한 바 없으며 만약 그와 같은 결정이 내려졌을 경우 대변인을 통해 발표하게 되어 있다. 셋째, KBS 측이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참석 이사들은 조선 동아의 기사가 "지나치게 확대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 동아가 익명의 '한 이사'를 출처로 삼아 KBS 이사회의 결정을 왜곡한 것은 단순한 오보로 보기 어렵다. 이사장 직 중단과 같은 중대한 문제를 그저 '한 이사'의 말만으로 기사화했다는 것은 취재와 기사 작성의 기본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선, 동아는 '이종수 이사장이 송 교수의 입국과 송 교수를 다룬 프로그램 제작에 개입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자 'KBS 이사회가 이 이사장의 행적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징계를 내렸다'고 왜곡함으로써 '이종수 배후설'을 기정사실로 만들고 나아가 송 교수 입국에 KBS가 적극적으로 개입했음을 부각시키려 한 것이라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

 



2003년 10월 14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