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 SBS의 11월 8일 연성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7.11.9)
등록 2013.09.05 14:24
조회 315

 

 

 

MBC, SBS 메인뉴스의 연성화 도를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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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8일) MBC와 SBS의 간판격인 저녁종합뉴스는 또 다시 연성화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패리스 힐튼의 방한소식을 전했고, SBS는 ‘8뉴스’에서 박철·옥소리 부부의 외도에 대한 경찰 대질조사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지상파 두 방송사의 ‘저녁종합뉴스’에서 연예정보프로그램에서나 볼 법한 뉴스거리가 버젓이 나온 것이다.


MBC는 <한국 찾는 스타들>이라는 보도에서 패리스 힐튼의 방한 소식을 전했다. 이 보도는 패리스 힐튼, 비욘세 등의 내한 사례를 들어 최근 해외 유명가수와 연예인들이 잇따라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며 국내 공연시장의 확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가수 활동이 미비하고 단지 국내 의류업체 광고 촬영을 위해 방문한 패리스 힐튼을 공연시장의 확대의 사례로 든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더구나 패리스 힐튼이 얼마 전 음주운전 등으로 물의를 빚은 할리우드 스타라는 점에서 그의 내한 소식은 공영방송 메인뉴스의 아이템으로는 부적절하다.
패리스 힐튼은 8일 MBC 오락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녹화에 참여했다고 한다. MBC가 ‘무한도전’의 홍보 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패리스 힐튼을 뉴스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만약 이런 효과를 기대했다면 이윤을 위해 방송보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한편, SBS는 <외도 진실공방>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내고, 옥소리 씨의 간통혐의에 대한 경찰 대질조사를 상세히 중계했다. 이 보도는 박철 씨, 옥소리 씨의 내연남이라고 밝힌 성악가 정 모씨, 옥소리 씨의 친구 김 모 씨 등이 옥소리 씨의 간통혐의를 뒷받침할만한 진술을 했다고 전하고, 옥소리 씨는 태도를 바꿔 간통 혐의를 부인했다며 양측의 외도 공방 내용을 전했다.
더구나 SBS는 박철·옥소리 부부의 공방소식을 그날의 주요뉴스를 전하는 헤드라인 꼭지에 넣었고, 12번째 꼭지로 뉴스 중간쯤에 비중있게 배치했다. 아침 뉴스나 아침 교양프로그램에서 연일 박철·옥소리 부부의 이혼문제를 중계하고 있는 것도 비판받아 마땅한데 지상파 메인뉴스까지 연예인 사생활 들춰내기에 동참해 시청률 올리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대선기간 동안 제대로 된 검증보도 하나 내보내지 않으면서 가십성 연예정보에 시간을 할애하는 방송사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소중한 공공의 전파를 오용하는 행태다. 방송사들은 시청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진정 가치 있는 보도가 무엇인지를 고려해 뉴스를 선정하고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선정적인 아이템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고자 하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있고, 심지어 뉴스마저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지난 7월 우리단체는 MBC ‘뉴스데스크’를 분석하면서 가십성 기사 같은 뉴스가치가 떨어지는 보도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과도한 연성화의 부작용을 비판한 바 있다. 그럼에도 MBC의 가십성 기사는 지속되고 있다. 다른 방송사들에게도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뉴스의 질을 올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이런 행태의 방송보도가 계속된다면, 결국 지상파 방송보도는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말초적 자극 위주의 선정적 뉴스가 아니라, 가치 있는 정보를 알기 쉽게 전하는 뉴스라는 점을 잊지 말길 바란다. 우리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또 다시 이런 가치 없는 보도를 내보내지 않기를 촉구한다. <끝>


 

2007년 11월 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