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PD수첩」‘이명박 의혹’ 보도 관련 한나라당의 반발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7.3.22)
등록 2013.09.0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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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PD수첩> 탓하기 전에 후보검증 철저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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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PD수첩>에 대한 부당한 압박을 중단하라.
지난 20일 MBC <PD수첩>이 “검증인가 음해인가 이명박 리포트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이명박씨의 ‘위증교사 의혹’을 다루자 한나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강재섭 대표 명의의 ‘유감 표명’ 서한을 MBC로 보내는가 하면, 최문순 사장을 항의방문 하겠다고 한다.
21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PD수첩>에 대한 ‘강경대응’ 주장이 쏟아졌다. 이명박씨의 선거캠프를 이끌고 있다는 이재오 최고의원은 “초기에 강력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김형오 원내대표는 “국회 문광위 차원의 대처뿐만 아니라 당 차원의 대처가 필요하다. (편파방송 저지)특위ㆍ홍보위ㆍ대변인실에서 적극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이런 행태는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원내 제1당의 부당한 압력행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명박씨는 4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는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다. 유력 대선후보의 도덕성에 대해 중대한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언론이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당연하다. 김유찬씨가 제기한 의혹은 ‘이명박씨가 신한국당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선거법 위반 사실을 감추기 위해 유력한 증인을 해외로 도피시키고, 위증을 교사했다는 것’으로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런 의혹을 ‘검증’하겠다던 한나라당 내의 ‘후보 검증위’는 이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당시 김유찬씨의 주장을 증명할 결정적인 증인인 이광철씨의 소재를 찾을 수 없다며 ‘증거불충분’으로 의혹을 덮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명박씨에 대한 풀리지 않은 의혹과 한나라당의 석연치 않은 행태를 대충 눈감고 있는 상황이다. <PD수첩>은 비록 이광철씨의 증언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한나라당이 ‘못찾겠다’던 이씨의 소재지를 찾아 인터뷰를 시도했다. 또 향후 5년을 책임질 대통령에 대한 검증에 언론이 지나치게 조심스럽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후보검증을 제대로 할 의지가 있다면 <PD수첩>을 성토하기는커녕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한나라당이 찾지 못했던 증인의 소재를 파악했으니 이제 이명박씨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을 할 수 있지 않는가?
한편으로 <PD수첩>의 내용 중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왜 문제인지를 따져서 반론을 펴면 될 일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런 성숙한 태도를 보이기는커녕 “초기에 강경대응 해야 한다”는 따위의 반응을 보이고 있으니 ‘수권정당’을 꿈꾸는 정당으로서 자질 부족을 드러낸 꼴이다.
도대체 ‘강경대응’의 내용이 무엇인가? 한나라당은 신문시장 정상화 조치에 대해서도 ‘비판신문 탄압’이라고 비난하며 수구보수신문들의 불공정거래행위를 합리화해주지 않았던가? 신문시장의 탈법도 ‘언론자유’로 인식하는 한나라당이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별다른 객관적 근거조차 없이 ‘강경대응’ 운운하고 있으니 참으로 이중적인 행태다.
한나라당과 그 인사들은 언론이 감시와 비판을 할 수 없는 ‘성역’이라도 되는가?


오히려 우리는 <PD수첩>이 이명박씨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제대로 파헤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후속 취재를 통해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을 풀어주기 바란다. <PD수첩>뿐 아니라 다른 시사프로그램들도 이명박씨에 대한 풀리지 않은 의혹을 적극적으로 다뤄주기 바란다.
물론 언론의 이와 같은 취재가 이명박씨 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그 도덕성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검증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언론은 ‘검증의 주체’로서가 아니라 국민들의 검증을 돕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취재에 나서야 할 책임이 있다.


한나라당은 더 이상 볼썽사나운 <PD수첩> 공격을 멈추고, 대선 주자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원내 제1당으로서, ‘수권’을 노리는 정당으로서 정도(正道)를 걷기 바란다.<끝>

 


2007년 3월 22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