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한미FTA협상 관련 미 상무부 장관의 방송개방 압박 발언’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6.12.14)
등록 2013.08.2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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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개방=국민주권 포기’, 흥정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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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미국 상무부 장관이 주한미상공회의소와 대한상공회의소 공동주최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한미FTA 6차 협상에서 방송 개방을 압박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 따르면 이날 구티에레스 장관은 한국이 연내 실시할 예정인 ‘건강보험 약값 적정화 방안’에 미국 측 요구를 반영해 줄 것과 배기량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한국의 자동차 세제를 개편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미국에 비해 3배나 높은 한국의 관세율, 미국의 (시장) 참여가 제한받고 있는 법률서비스, 통신, 방송 등의 분야, 미국이 시장 진입에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쇠고기 문제 등도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한국 측 협상단이 제시한 무역구제 분과의 5가지 요구사항과 관련해서는 “미 행정부는 미국의 반덤핑 법률을 어떻게도 개정하지 않는 선에서 FTA 협상을 타결하라는 미 의회의 위임을 받았다”며 “(미국 측 협상단이 한국 측 요구를 받아들여 미 의회에) 법률 개정을 요청할 경우 모든 것이 중단될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못 박았다고 한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쇠고기 수입, 약가, 자동차 세제 등 그동안 협상에서 주력해왔던 분야 뿐 아니라 법률과 통신, 방송 분야에까지 개방의 압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 측이 그나마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는 무역구제 분과 요구 사항 등에 대해서는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5차 협상까지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미국 고압적이고 일방적인 협상 태도의 문제점과 이렇게 추진되는 한미FTA가 초래할 재앙적 결과를 거듭 지적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시민사회의 우려와 반발을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반FTA 시위를 원천봉쇄하고 ‘한미FTA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리고 이러한 참여정부의 무모하고 졸속적인 한미FTA 추진은 방송, 통신개방에 대한 미국의 노골적인 압박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방송 분야에 대해 ‘미래유보’를 기본 입장이라고 밝혀왔다. 다시 한번 밝히지만 방송은 ‘미래유보’에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국민 주권의 문제다. 우리는 참여정부가 방송을 미국에 내주는 상황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한미FTA 협상에서 방송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밝혀라. 아울러 협상의 주무 기관인 방송위원회는 미국의 방송 개방 압력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며 방송 개방 압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 만약 정부가 ‘방송 개방’을 미국과의 협상에서 ‘주고받기’ 수단으로 이용하는 얄팍한 술수를 부리고 방송위원회가 이를 어물쩍 수용한다면, 정부와 방송위원회는 시민사회단체와 언론단체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아울러 참여정부는 한미FTA가 우리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자기최면’에서 벗어나 하루라도 빨리 졸속적인 FTA 추진을 중단하는 것만이 파국을 면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끝>

 


2006년 12월 1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