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CBS 무료일간신문 창간 추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6.10.17)
CBS ‘무료일간신문’,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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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기자협회보 보도로 확인된 CBS의 무료 종합일간지 창간 움직임에 대한 언론계의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올 11월경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CBS의 무료 일간지(가칭 ‘데일리 노컷뉴스’)의 창간이 언론계 내외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단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CBS의 무료 종합일간지 창간은 신문법과 방송법에 규정되어 있는 신문·방송 교차소유 및 겸영금지 원칙을 훼손하는 정면 도전에 다름 아니다. 방송위원회도 ‘CBS의 무료일간지 창간은 방송법 위반’이라는 해석을 내렸다. 그런데도 CBS는 방송위원회의 해석에 대해 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종합일간지는 지상파 방송을 소유하거나 경영할 수 없지만, 지상파 방송은 종합일간지를 소유·경영할 수 있다’는 아전인수 격 주장을 폈다.
지난 1일 방송위원회는 CBS가 보낸 공문에 대해 “(방송법 8조 3항에 따르면) 지상파방송사인 CBS의 자회사 CBSi가 일간신문 발행법인의 주식을 일정 부분 이상 소유하면 동시에 그 일간신문을 경영하는 법인이 지상파방송에 진출한 셈이어서 일간신문의 지상파방송 겸영 및 지분 소유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회신했다.
CBS가 이를 두고 방송이 신문을 소유, 경영할 수 있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것은 그야말로 견강부회이다. 상식적으로 신문·방송 교차소유 및 겸영금지 원칙은 신문 뿐 아니라 방송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원칙이 아니겠는가.
무료 종합일간지 진출을 합리화하기 위한 CBS의 논리가 관철된다면 이는 결국 신문사의 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논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 동안 호시탐탐 방송 진출을 노려온 거대 족벌 신문들은 교차 소유를 허용하라며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신문과 방송의 겸영 금지 제한이 풀렸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신문시장의 70%를 독과점하고 있는 족벌 신문들이 방송 시장까지 진출하면 여론 독과점은 그야말로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며, 미디어의 공적 기능도 훼손되어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거대 족벌신문이 ‘복합 미디어그룹’으로 여론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는 CBS도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듯 자신의 무료 일간지 창간 움직임이 수구보수 족벌 신문들의 방송 시장 진출을 위한 빌미를 제공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스스로의 존립마저 위협할 수 있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란 사실을 CBS는 정녕 모른단 말인가.
우리는 CBS가 신문·방송 교차소유 및 겸영 금지 원칙을 훼손하고, 우리 사회의 여론 독과점을 불러오는 빌미가 될 수 있는 무료 일간지 창간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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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