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주동황 교수 방송위원 사퇴 관련 26일 동아일보 사설에 대한 민언련 논평 (2006.9.27)
동아일보는 '좌충우돌 정치공세'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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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어제(26일)도 우리 단체를 비난하는 사설을 실었다.
우리는 동아일보가 무리한 주장으로 수준미달의 사설을 쓰면서까지 우리단체를 비난하는 데 계속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안쓰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는 진심으로 동아일보가 언론의 정도(正道)를 찾아가 주기 바라며 동아일보의 사설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동아일보 사설 <청와대와 관변언론단체가 합작한 '방송위 난맥'>은 이상희 교수의 방송위원장 사퇴와 주동황 교수의 상임위원 사퇴를 '방송위 난맥'으로 규정하고, 이를 우리 단체와 연결시켜 비난한 것으로 우리 단체에 대한 또 한번의 표적 공격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지난 6월 방송위원회가 구성될 당시 우리는 일부 신문들이 이상희 교수, 주동황 교수를 모두 "민언련 출신"으로 규정해 민언련 출신 방송위원이 3명이나 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오랫동안 학계에서 명망을 쌓아왔고 다른 시민단체의 대표까지 지냈던 이상희 교수, 여러 언론관련 단체에서 활동해 왔으며 학자가 본업인 주동황 교수를 "민언련 출신"이라고 소개한 것이 오히려 두 사람에게 누를 끼치는 듯해 민망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이상희, 주동황 교수가 '민언련의 무엇'으로 방송위원에 거론되는 것이 아님에도 일부 신문들이 "민언련 출신"을 양산해 우리 단체를 공격하는 것은 "민언련의 위상을 실제 이상으로 키워주는 꼴"이라는 점도 알려주었다.
그런데도 동아일보가 거듭 두 사람을 "민언련 출신"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들의 사퇴를 "청와대와 관변언론단체가 합작한 '방송위 난맥'"이라고 주장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우리 단체를 끌어들여 흠집을 내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상희 교수를 주동황 교수의 사퇴와 묶어 '방송위의 난맥상'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모든 것을 떠나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동아일보는 아무리 정치공세가 급하다고 해도 최소한의 금도를 지켜주기 바란다.
한편, 주동황 교수가 방송위원을 사퇴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며,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청와대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주 교수는 일부 언론들이 자신의 땅 매입 과정과 위장전입 문제 등을 조직적으로 취재하고 있어 "직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방송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사퇴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우리는 일부 언론들의 '표적 취재'의 부당함과는 별개로, 그동안 언론개혁운동에 참여해왔던 주 교수가 공직자로서 위장전입 등의 의혹을 샀다는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그가 불미스러운 의혹에 대해 공직 사퇴로 책임을 진 것은 최소한의 도리를 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제 우리사회에서 공직자들이 갖추어야 할 도덕성과 자질의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 '표적 검증'의 논란 없이, 공직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검증하려면 제도적인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직자 자질 검증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즉, 어떤 지위의 사람에게 어느 정도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할 것인지 일관된 기준을 마련해 그에 따라 예외 없이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일부 수구신문들의 정략적 표적 공세를 차단하고 그에 따른 소모적 공방을 예방하는 길이며, 공직자의 도덕성 기준이 엄격해지는 현실에서도 어떤 사람은 성추행을 저지르고도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비정상적인 풍토를 바꾸는 길이다.
우리는 동아일보가 최근에 벌이고 있는 일련의 행태를 진지하게 되돌아보기를 바란다.
방송위원장과 상임위원의 사퇴는 각각의 상황에 맞게 대책을 마련하고 대안을 제시할 일이지 특정 단체를 겨냥한 정치공세를 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한 방송위원장은 합당한 인사를 찾아서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해법이고, 주 교수의 경우는 적합한 후임자를 찾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한 장단기적 대책을 합리적으로 마련해 갈 일이다. 이 과정에서 인사 검증의 책임이 있는 정부를 비판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두 방송위원의 사퇴를 두고 "방송위 난맥", "청와대와 관변언론단체" 운운하며 방송위원회를 흔들고 특정 단체를 공격하는 빌미로 삼는 태도는 '수구신문'으로서 나아갈 방향을 찾지 못한 동아일보의 총체적 난맥상을 보여줄 뿐이다.
최근 동아일보는 자신들이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공격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기사 가치가 전혀 없는 기사를 '만들어'내어 보는 사람을 민망하게 하고 있다. 참여연대에 대한 뉴스가치 없는 보도들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또 우리 단체와 관련한 기사들은 너무나 노골적인 표적 비난, 억지 공격을 일삼아 스스로 정략적 속내를 드러내기 일쑤다. 이런 동아일보의 행태는 다른 수구보수 신문들과 비교해 볼 때에도 그 정도가 지나쳐 '메이저 신문'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형식적 품위와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동아일보가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좌충우돌 정치공세'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흔들리는 것은 민언련이 아니라 동아일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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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2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